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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대신 한국산"...노르웨이까지 뚫은 K-방산, 유럽 무기 공급 2위 올라
한화에어로, K9 자주포 세계 점유율 50% 넘어...트럼프 압박에 유럽 재무장, K-방산엔 '기회'
2026.01.30 | 박예현 기자
핵심 포인트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르웨이에 K9 자주포 24문 3차 수출...천무 2.8조원 규모 수주도 유력
• K9 자주포, 세계 자주포 시장 점유율 50% 이상 1위...8개국 1,700문 실전 배치
• 한국, 유럽 NATO 회원국 무기 공급 2위(6.5%)...미국(64%) 이어 프랑스와 공동
• 트럼프 'GDP 5% 방위비' 압박에 유럽 재무장 가속...2026년 세계 국방비 2.9조 달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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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당시 탱크 한 대 없던 나라가 75년 만에 유럽의 '무기 창고'로 떠올랐다. 한국 방위산업이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까지 수출 영토를 넓히며, 유럽 NATO 회원국에 대한 무기 공급에서 미국에 이어 사실상 2위에 올랐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성공의 배경에는 또다시 '미국'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방위비 증액 압박에 유럽이 재무장에 나서면서, 빠른 납기와 가성비를 앞세운 K-방산이 미국산 무기의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전후 미국의 원조로 경제 기적을 이뤘던 한국이, 이번엔 미국의 '압박'으로 방산 호황을 누리게 됐다.
노르웨이, 독일 제치고 K9 '세 번째' 선택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9월 노르웨이 국방물자청(NDMA)과 K9 자주포 24문 추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 24문, 2022년 4문에 이은 세 번째 수출로, 노르웨이에 납품된 K9은 총 52문으로 늘어났다.
주목할 점은 노르웨이가 이번 사업에서 독일산 자주포를 검토하다가 막판에 K9을 다시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노르웨이 국방연구소(FFI)는 K9에 대해 "예산과 납기, 성능 목표를 모두 충족했다"고 평가했다. 유럽에서 K9을 세 차례 추가 도입한 국가는 에스토니아와 노르웨이 두 곳뿐이다.
| 노르웨이 K9 자주포 도입 현황 |
| 시기 |
K9 자주포 |
K10 탄약운반차 |
| 2017년 (1차) |
24문 |
6대 |
| 2022년 (2차) |
4문 |
8대 |
| 2025년 (3차) |
24문 |
- |
| 합계 |
52문 |
14대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노르웨이에 다연장로켓 '천무' 수출도 추진 중이다. 노르웨이가 추진하는 19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 규모의 다연장로켓 조달 사업에서 한화에어로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노르웨이는 당초 미국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HIMARS) 도입을 희망했으나, 미국 측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자주포 시장 점유율 50%...유럽 무기 공급 2위
K9 자주포는 현재 세계 자주포 수출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5년 기준 폴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 루마니아, 튀르키예, 인도, 호주 등 8개국에서 1,700문 이상이 실전 배치됐다.
| K9 자주포 주요 수출국 현황 |
| 폴란드 |
K9 자주포 212문+152문(추가), K2 전차 1,000대, 천무 126대 |
| 루마니아 |
K9 자주포 54문, K10 탄약운반차 36대 (9억 2천만 달러) |
| 노르웨이 |
K9 자주포 52문, 천무 수출 추진 중 |
| 에스토니아 |
K9 자주포 3차 도입, 천무 4,400억 원 수출 계약(2025.12) |
| 핀란드 |
K9 자주포 도입, 후속 수주 추진 중 |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은 2020~2024년 기간 유럽 NATO 회원국에 대한 무기 공급에서 프랑스와 함께 6.5%의 점유율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1위인 미국(64%)과는 격차가 크지만, 아시아 국가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다. 한국은 2024년 7월 NATO와 군용 항공기 감항 인증 상호 인정에 합의한 첫 번째 아시아 국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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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가 한국에서 무기를 구매한다는 사실은 유럽과 미국이 국방 생산을 필요한 만큼 빠르게 늘리지 못한다는 증거다."
— 마르크 뤼터 NATO 사무총장, 2026년 1월 다보스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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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방위비 압박'...유럽 재무장이 K-방산 기회로
K-방산 호황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NATO 회원국 방위비 증액 압박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GDP 대비 5%까지 국방비를 올리라고 요구했고, 2025년 6월 NATO 정상들은 이를 수용해 '직접 군사비 3.5% + 간접 비용 1.5%'로 합의했다. 기존 목표치(2%)의 2배 이상이다.
이코노미스트는 2026년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이 사상 최고치인 2조 9,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는 GDP 대비 국방비를 4.8%까지 끌어올려 NATO 회원국 중 독보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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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유럽 재무장 타임라인
2022.02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 유럽 안보 위기감 고조
2025.01 트럼프 취임, NATO 회원국에 'GDP 5% 방위비' 압박
2025.06 NATO 정상회의, GDP 5% 국방비 증액 합의
2026 전 세계 국방비 2.9조 달러 전망 (사상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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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유럽 방산업체들의 생산 능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프랑스 다쏘는 라팔 전투기 220대 주문 잔고를 안고 있지만, 월 생산량은 2~3대에 불과하다. 한 대당 제작 기간이 3년에 달한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12월 폴란드와 첫 계약 후 2년 7개월 만에 천무 126대를 납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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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왜 한국산 무기를 샀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 파트너들이 굉장한 최신 무기를 수개월 안에 공급할 수 있었다. 다른 나라는 무기 주문 후 배송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한국은 1년 걸렸다."
—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2025년 3월 NATO 본부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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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덕'의 아이러니...이래도 저래도 미국 덕
돌이켜보면 한국의 방산 성공은 역설적으로 '미국 덕'의 연속이다. 1950년 6.25 전쟁 당시 한국군은 탱크 한 대 없이 북한의 T-34 전차에 맞섰다. 미국의 군사 원조와 경제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75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세계 10위 무기 수출국이 됐다. 이번엔 트럼프의 '유럽 압박'이 기회가 됐다. 미국이 NATO 동맹국들에게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고, 유럽이 자체 방위력 강화에 나서면서 빠른 납기와 가성비를 갖춘 한국 무기가 미국산의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폴란드가 미국산 F-35 추가 도입을 무기한 보류하고 한국산 KF-21을 검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F-35는 부품 교체 하나에도 미국 승인이 필요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워싱턴을 거쳐야 한다. 유럽 입장에서 한국은 미국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인 셈이다.
| K-방산이 유럽에서 선택받는 이유 |
| 빠른 납기 |
서방 4~7년 vs 한국 1~2년 (천무 126대 2년 7개월 납품) |
| 가격 경쟁력 |
KF-21 대당 8,300만 달러 vs F-35 1억 2,000만 달러 (31% 저렴) |
| 검증된 성능 |
FA-50 폴란드 임무 완료율 87% (NATO 평균 70% 상회) |
| 운용 자율성 |
미국산과 달리 부품·업데이트에 미국 승인 불필요 |
2026년 전망...캐나다 잠수함·천무 확대 '승부수'
방위사업청은 2025년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 등으로 약 240억 달러(약 33조 1,000억 원) 규모의 수출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SIPRI는 한국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무기 생산국"으로 평가했다.
2026년 핵심 과제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 수주다. 최대 60조 원 규모의 이 사업은 G7 국가에 전략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꼽힌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일본, 독일과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다만 유럽의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 기조 강화는 변수다. EU는 방위산업강화법(EDIRPA), 유럽방위기금(EDF), 방위대출프로그램(SAFE) 등을 통해 역내 기업 지원을 제도화하고 있다. 역외 기업은 이들 프로그램의 재정 지원에서 배제된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EU나 NATO 국가 수출에 힘을 쏟고, 현지화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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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6.25 때 탱크 하나 없던 나라가 미국 덕에 경제 기적을 이뤘고, 이제는 트럼프의 유럽 압박 덕에 무기 수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래도 저래도 '미국 덕'을 보는 대한민국이다. 다만 이 기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유럽의 방산 재건이 본격화되는 2030년대 중반 이후에도 K-방산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단순한 '빠른 납기'를 넘어 기술 초격차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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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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