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cho

Weekly Updates

뉴스레터 신청하기

매주 보내는 뉴스레터로 편하게 받아보세요.

영화보는 문화는 이젠 없나?한국영화, 왜 이러나...천만 영화 실종의 시대

01-14
한국영화, 왜 이러나...천만 영화 실종의 시대 - 깨알소식

<이미지 출저 : 재미나이 AI생성>

문화 / 영화

한국영화, 왜 이러나..."천만 영화 실종"의 시대
2025년 관객 55% 급감, 대작 의존 전략의 위험성

2019년 2.3억 명 → 2025년 1억 명...코로나 전 수준 회복 실패
OTT 성장·티켓값 인상·콘텐츠 다양성 부재가 복합 작용
2026년 1월 11일

핵심 요약

  • 2025년 천만 영화 '0편' - 코로나 제외 14년 만에 계보 단절
  • 연간 극장 관객 1억 명 턱걸이 (2019년 대비 55% 급감)
  • 2025년 박스오피스 1위: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568만 명)
  •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좀비딸'(563만 명), 500만 명 겨우 1편
  • 2026년 개봉 확정 한국영화 약 22편 (과거 40편 대비 절반 수준)
  • 대안 모색: 연상호 '얼굴' - 2억 원 제작비로 100억 원 수익

천만 영화의 실종

2025년은 한국 영화계의 위기가 숫자로 증명된 해였다. 2012년 이후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매년 이어지던 천만 영화의 계보가 끊어졌다. 연간 누적 관객 수는 1억 명을 간신히 넘겼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2억 명에 달하던 관객 수는 엔데믹 이후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2025년 박스오피스 현황

순위 영화 관객 수
1위 주토피아 2 (미국 애니) 747만 명
2위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일본 애니) 568만 명
3위 좀비딸 (한국) 563만 명
5위 체인소 맨: 레제편 (일본 애니) 342만 명
7위 야당 (한국) 337만 명
충격적인 것은 2025년 박스오피스 1, 2위를 외국 애니메이션이 차지했다는 점이다. 500만 명을 넘긴 한국영화는 '좀비딸' 단 1편뿐이었다. 기대를 모았던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과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각각 301만 명, 294만 명에 그쳤다.

관객은 왜 극장을 떠났나

한국영화 침체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코로나19 이후 관객들의 콘텐츠 소비 습관이 근본적으로 변화했고, OTT 플랫폼이 '극장의 대체재'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티켓값 인상, 홀드백 단축, 콘텐츠 다양성 부재가 겹쳤다.
2019년 연간 관객 2.3억 명, 매출 1.9조 원 (전성기)
2020년 코로나19 직격탄, 관객 70% 급감 (5,900만 명)
2022년 1억 명 회복, 천만 영화 등장 (범죄도시2 등)
2024년 1.23억 명, 천만 영화 2편 (파묘, 범죄도시4)
2025년 1억 명 턱걸이, 천만 영화 0편...역성장
"팬데믹 기간 관객들의 콘텐츠 소비 습관이 크게 변화했다. 극장 소비가 감소한 만큼 그 빈틈을 채워온 다양한 오락거리들과 다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인데, 위축된 투자가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 이현정 쇼박스 영화사업본부장

OTT의 역습...극장 vs 플랫폼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등 OTT 플랫폼의 성장은 극장가에 직격탄이 됐다. 영화 개봉 후 OTT 공개까지의 '홀드백' 기간이 급격히 단축되면서, 관객들은 "조금만 기다리면 침대에서 볼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2025년 상반기 극장 관객 수는 4,25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5% 감소했다. 한국영화 매출액은 43.1% 급감했다. 반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리즈처럼 OTT 전용 콘텐츠는 전 세계적 성공을 거뒀다.
업계에서는 6개월 홀드백 법제화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홀드백을 늘린다고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올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결국 이 문제는 극장이 OTT와 비교해 어떤 차별적 가치를 줄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으로 귀결된다.

대작 의존 전략의 위험성

한국영화계는 오랫동안 '천만 영화'를 성공의 척도로 삼아왔다.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한 블록버스터가 흥행하면 산업 전체가 활력을 얻고, 실패하면 연쇄적인 투자 위축이 이어지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대작 의존 전략의 문제점

투자 위축 흥행 실패 시 다음 프로젝트 자금 조달 불가, 연쇄 도미노
장르 편향 검증된 액션·코미디에만 집중, 도전과 실험 실종
양극화 흥행작과 망작의 격차 심화, 중간 규모 영화 실종
인력 이탈 제작 감소로 배우·스태프 OTT 시리즈로 이동
창고 영화 개봉 밀린 영화 누적, 트렌드 변화로 경쟁력 상실
"2026년이 더 무섭다. 개봉 편수나 제작 편수가 2025년보다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 극장이 무너질까 봐 가장 걱정이다. 영화를 볼 곳이 없어지니까." — 영화 제작자 인터뷰 (영화진흥위원회 웹매거진)

대안: 연상호 '얼굴'이 보여준 가능성

대작 의존의 악순환 속에서 돌파구를 보여준 사례가 있다. 연상호 감독의 '얼굴'은 제작비 단 2억 원으로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기적의 영화'로 불렸다. 핵심은 배우 박정민의 '노개런티' 출연이었다.

'얼굴'의 실험: 2억 원으로 100억 원 벌다

박정민은 연상호 감독의 "초저예산으로 만들겠다"는 제안에 출연료를 포기했다. "약소하지만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받기보다 더 보태서 우리 팀 회식비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노개런티로 출연하겠다고 했죠." 대신 흥행 실적에 따른 러닝개런티를 조건으로 했다.

'얼굴' 제작 방식

제작비 2억 원 (독립영화계에서도 '초저예산')
투자 연상호 감독 제작사 단독 (외부 투자 없음)
촬영 기간 3주, 13회차 (일반 상업영화 60~80회차)
스태프 20여 명 (일반 상업영화의 1/3 수준)
배우 출연료 박정민 노개런티, 기타 배우 일당 30만 원
수익 배분 흥행 성과에 따른 러닝개런티
결과는 놀라웠다. '얼굴'은 손익분기점 30만 명을 가볍게 넘어 최종 107만 관객을 동원했다. 제작비의 50배에 달하는 약 100억 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고, 전 세계 157개국에 선판매됐다. 무보수로 참여했던 박정민을 비롯해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수익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받았다.
"역설적이게도 적은 예산이 제약이 아니라 오히려 자유였다. 가장 여유롭게 풍요롭게 찍었다. 투자 받지 않고 온전히 내 돈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오롯이 촬영하고 싶었다." — 연상호 감독
박정민은 "배우로서도 요즘 극장 환경에 맞춰 영화 제작 방식을 조금씩 변화시키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이 영화 결과에 따라 이런 시도를 하는 누군가가 또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은 후속작 '실낙원' 역시 같은 방식으로 제작비 5억 원에 도전한다.

2026년, 한국영화의 분수령

2026년 한국영화계는 스타 감독들의 귀환으로 반등을 노린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 윤종빈 감독의 '국제시장2' 등이 대기 중이다. 그러나 개봉 확정작은 약 22편으로, 과거 연간 30~40편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2026년 주요 기대작

영화 감독 특징
호프 나홍진 한국영화 역대 최대 제작비
가능한 사랑 이창동 넷플릭스 투자, 전도연·설경구
휴민트 류승완 첩보 액션, 2월 11일 개봉
국제시장2 윤종빈 1,400만 흥행작 속편
실낙원 연상호 '얼굴' 방식 저예산 제작
업계에서는 "2026년 예정된 대형 텐트폴 영화들이 관객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산업 규모가 회복되지 않은 채 축소된 상태로 고착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대작과 저예산, 극장과 OTT라는 이중의 선택지 속에서 한국영화는 스스로의 존재 방식을 증명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전망: 새로운 성공 모델이 필요하다

'뉴노멀'에 맞는 영화 생태계 재설계

김형호 영화시장분석가는 "관객은 사운드 빵빵하고 큰 화면에서 볼 만한 블록버스터만 찾는 게 아니다. 나의 취향, 나의 경험과 공명하는 영화를 원하는데 그런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2026년 영화계의 과제는 뉴노멀에 맞는 성공 모델이 될 영화를 하루빨리 발굴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얼굴'이 보여준 것처럼, 대규모 자본 없이도 탄탄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열정만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렸다. 천만 영화의 신화에 집착하기보다, 300만~500만 관객을 타깃으로 한 중규모 영화, 저예산 고효율 제작 방식, 그리고 관객 개개인의 취향을 공략하는 다양한 시도가 한국영화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박예현 기자 ⓒ 2026 깨알소식. All rights reserved.


쿠팡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