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갈등 심층분석: '영포티' 조롱하는 2030, '나약하다' 비판하는 기성세대…끝나지 않는 세대전쟁
국민 84% "세대갈등 심각"…55%는 "앞으로 더 심해질 것" 전망양쪽 모두 상대방 일반화해 비난…"세대 아닌 개인 차이로 봐야" 전문가 조언 2025.12.03 | 박예현 기자
핵심 요약
- '영포티'(Young Forty), 2015년 긍정적 마케팅 용어에서 2020년대 들어 조롱의 멸칭으로 변질
- 2030세대 68.3%가 '영포티'에 부정적 이미지…"젊은 척하는 꼰대" 인식 확산
- 기성세대는 2030에 "노력 부족" "칼퇴만 하려 한다" 비판…직장 내 갈등 심화
- 2025년 세대인식조사: 국민 84%가 세대갈등 심각하다고 인식
- 세대갈등 원인 1위 '가치관 차이'(55%), 2위 '미디어·정치권 갈등 부추김'(44%)
- 전문가 "상호 이해와 소통이 해법…세대 아닌 '개인의 차이'로 인식해야"
'영포티', 어쩌다 조롱의 아이콘이 됐나
'영포티'라는 용어는 2015년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소장이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당시에는 유행에 민감하고 변화를 즐기는 40대를 의미하는 긍정적인 표현이었다. 자기 관리에 적극적이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중년층을 지칭하는 마케팅 용어로 활용됐다. 그러나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 단어의 의미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디시인사이드 등 남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조롱이 2030세대 전반으로 퍼졌고, 이제는 언론에서까지 언급되는 대표적인 '멸칭어'가 됐다. CBS 취재진이 2030세대 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8.3%가 '영포티'라는 단어에서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린다고 답했다. 긍정적으로 본 사람은 6.7%에 불과했다.| 구분 | 2015년 (등장 당시) | 2025년 (현재) |
|---|---|---|
| 의미 |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감각의 40대 | 젊은 척하는 꼰대, 나잇값 못하는 중년 |
| 성격 | 긍정적 마케팅 용어 | 비하·조롱의 멸칭 |
| 주요 사용층 | 마케팅·광고업계 | 2030세대 온라인 커뮤니티 |
| 연관 이미지 | 자기관리, 적극적 소비주체 | 아이폰, 스투시 티셔츠, 러닝크루 |
2030이 '영포티'를 조롱하는 이유
주간경향이 19~35세 남녀 19명을 인터뷰한 결과, 젊은 세대가 영포티에 반감을 갖는 이유는 복합적이었다. 표면적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젊은 척한다"는 패션 비판이 많았지만, 그 이면에는 더 깊은 불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과거 가부장제의 혜택을 본 기성세대 남성들이 정작 자신들의 특권은 내려놓지 않으면서 아랫세대 남성들에게 양보를 요구한다."
— 시사저널 '세대 프리즘' 인터뷰 중
경제적 박탈감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2030세대는 부동산, 일자리, 연금 등 사회경제적 자원이 기성세대에 편중됐다고 느끼고 있다. 브라보마이라이프의 세대 인식조사(2024)에서 2030세대가 세대갈등 원인으로 '부나 기득권의 편중'을 꼽은 비율은 13.2%로, 10년 전(6%)의 두 배를 넘었다.
정치적 성향 차이도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영포티'가 진보 성향의 중년 남성을 지칭하는 용어로도 쓰이고 있다. 2021년 재보궐선거 이후 본격화된 '이대남'(20대 남성) 현상과 맞물려, 세대갈등에 이념갈등까지 중첩되는 양상이다.
"노력 좀 해라" vs "또 꼰대짓"…기성세대의 반격
기성세대 역시 젊은 세대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는다. 파이낸셜뉴스가 인터뷰한 40대 회사원 박 모 씨는 "상황이 어려운 만큼, 노력하면 될 것 같다"며 "위기와 기회는 늘 함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대 갈등'은 아닌 것 같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청년들의 하소연 같다"고 덧붙였다. 직장에서의 충돌도 빈번하다. 한 기업 관리자급 직원(53)은 "직원에게 업무를 지시해서 일을 시키고 있을 때, 칼퇴를 한다"며 "퇴근은 당연하지만, 바쁜 업무 마감이나 내용 등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을 받는 게 그렇게 어렵나"라고 토로했다.세대별 상호 인식
2030이 보는 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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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이 보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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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세대갈등 현실
한국리서치가 2025년 3월 발표한 세대인식조사 결과는 세대갈등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전체 응답자의 84%가 우리 사회의 세대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했으며, 특히 4명 중 1명은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2025 세대인식조사 주요 결과 (한국리서치) | |
|---|---|
| 세대갈등 심각성 인식 | 84% (전 연령대 80% 이상) |
| '매우 심각' 응답 | 25% (4명 중 1명) |
|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 | 55% (1년 전 대비 7%p 증가) |
| 18~29세 '더 심각해질 것' 응답 | 전년 대비 16%p 증가 |
| 완화될 것으로 전망 | 8%에 불과 |
전문가들 "조롱 뒤에 숨은 사회적 불안…소통만이 해법"
전문가들은 세대갈등 현상을 단순한 취향 충돌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려대 사회학과 심재만 교수는 "영포티 밈은 강자가 약자를 조롱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조롱의 방향은 위계를 향하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불안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심 교수는 "경제적 불안과 정체성 경쟁이 심화되면서, 젊은 세대가 '젊음'을 지키기 위해 중년을 희화화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밈이 사회적 진단의 도구가 아니라 단순한 '눈요깃거리'로 소비되면 오히려 세대 간 이해를 가로막는다."
— 한국방송통신대 사회복지학과 박정민 교수
경향신문의 분석에 따르면, 영포티 담론은 2030 청년들이 느끼는 불만의 다양성과 정치적 가능성을 '세대갈등'이라는 단순한 프레임에 가두는 효과를 낳고 있다. 문화연구자 김내훈은 "청년들이 한국 정치와 사회에 가지는 불만과 분노는 매우 다양하고 다질적"이라며 "이것을 모두 특정 기표에 넣으면 출력되는 것은 '꼰대에 대한 분노'뿐"이라고 지적했다.
해법은 있는가…"세대 아닌 개인의 차이로 봐야"
전문가들은 세대갈등 해소를 위해 무엇보다 '소통'과 '상호 이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세명대 사회복지학과 유용식 교수는 "세대차이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나타나는 결과이므로 젊었을 때부터 노인을 이해하고, 노인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세대갈등 해결 방안
- 인식 전환: '세대 차이'가 아닌 '세대가 다른 개인의 차이'로 인식
- 소통 기회 확대: 타운홀 미팅, 멘토링, 리버스 멘토링 등 프로그램 도입
- 미디어 책임: 세대갈등을 부추기는 자극적 콘텐츠 자제
- 정책적 접근: 일자리·연금·주거 문제에 대한 세대 간 사회적 대타협 추진
- 세대 교류 장치: 젊은 세대와 시니어 세대가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
- 조직 문화 개선: 수직적 문화에서 수평적 소통 문화로 전환
조롱의 굴레를 넘어서
기원전 1700년 수메르 점토판에도 '요즘 젊은이들 너무 버릇이 없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고 전해진다. 세대 간 갈등은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현상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사회의 세대갈등은 단순한 가치관 차이를 넘어, SNS와 미디어를 통해 증폭되고 정치적으로 이용되면서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영포티'를 조롱하는 2030도, 젊은 세대를 '나약하다'고 비판하는 기성세대도, 결국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이다. 서로를 세대라는 틀에 가두고 일반화하는 순간, 개인의 다양성은 사라지고 혐오만 남게 된다. KDI 연구보고서가 지적했듯이 "세대 간 상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호 집단적 체험과 이로부터 연원하는 정체성에 대한 상호 이해가 절실하다". 조롱과 비난의 굴레를 넘어,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지는 결국 우리 모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의 갈등은 최근에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인류사에서 돌고 도는 하나의 역사이자 흐름이다.
서로 조금만 더 이해하고 각자의 힘듦에 공감하며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인류사에서 돌고 도는 하나의 역사이자 흐름이다.
서로 조금만 더 이해하고 각자의 힘듦에 공감하며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