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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조끼 벗으세요"! 롯데백화점, 손님 출입 제지 논란

12-12
"노조 조끼 벗으세요"...롯데백화점, 손님 출입 제지 논란 - 깨알소식

금속노조 조합원 11명, 식사하러 갔다가 '복장 규정' 이유로 제지당해...영상 SNS 확산에 롯데 측 사과

핵심 요약
  • 12월 10일 저녁, 금속노조 조합원 11명이 롯데백화점 잠실점 식당가 방문
  • 보안요원 "이런 복장으로는 출입 불가"...노조 조끼·'투쟁' 머리띠 탈의 요구
  • 조합원 측 "식사하러 왔는데 왜 막나...노동자에 대한 혐오"
  • 영상 SNS 확산, 수백만 회 조회...여론 논란 확대
  • 롯데백화점 "복장 규정 없다...과도한 조치, 당사자에 사과"

식사하러 갔다가 '복장' 이유로 제지

서울의 한 대형 백화점에서 '노동조합 조끼'를 착용한 손님의 이용을 제지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장면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0일 저녁 7시경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 8명을 포함한 11명이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방문했다. 이들은 인근 쿠팡 사옥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뒤 저녁 식사를 위해 백화점 지하 식당가를 찾은 것이었다. 그런데 조합원들이 백화점으로 들어서자 지하 1층 입구에서부터 백화점 보안요원이 "이런 복장으로는 출입할 수 없다"며 제지에 나섰다. 당시 이들은 '금속노조'라고 적힌 조끼와 '투쟁' 문구가 새겨진 빨간 머리띠를 단 모자를 착용하고 있었다.
구분 내용
발생 일시 2025년 12월 10일 저녁 7시경
장소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식당가
당사자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 8명 등 11명
방문 목적 쿠팡 사옥 앞 집회 참석 후 저녁 식사
착용 복장 금속노조 조끼, '투쟁' 빨간 머리띠 모자
제지 사유 "규정상 복장 제한", "공공장소 에티켓"

"에티켓 지켜달라" vs "노동자 혐오"

조합원들은 "밥 먹으러 왔는데 왜 못 들어가느냐"라고 항의했지만, 보안요원은 "공공장소에서는 에티켓을 지켜달라"며 조끼 탈의를 요구했다. 조합원들은 일단 모자를 벗고 지하 식당가에 입장해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주문을 하려는 순간, 또 다른 보안요원 두 명이 다시 찾아와 "백화점 규정상 이런 복장으로는 출입할 수 없다"며 재차 탈의를 요구했다. 이김춘택 조선하청지회 사무장이 "결국 백화점이 정한 기준이라는 건데, 그 기준이 노동자를 혐오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보안요원에게서 "저도 노동자"라는 답이 돌아왔다.
"VIP를 위한 공간도 아니고 식당에서, 어떤 일을 한 것도 아니고 조끼를 입었다고 이런 취급을 하는 것은 기업의 노동조합과 노동자에 대한 혐오입니다. 보안요원이 주변 다른 고객의 불편을 이유로 든 것은 기업이 노조에 갖고 있는 혐오적 인식을 보통의 대중과 소비자도 가지고 있는 양 책임을 전가한 것입니다." - 이김춘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사무장
이김 사무장은 "주문도 제대로 못 하고 실랑이하다 보니 동료들 중 일부는 밥도 먹지 못하고 떠났다"며 "즐겁게 밥 먹으러 갔는데 봉변을 당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결국 보안요원들이 떠난 후에야 나머지 인원이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 확산...여론 들끓어

이 같은 상황이 담긴 영상이 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영상은 업로드 직후 수백만 회 이상 조회되며 온라인 여론을 달궜다. 일부 누리꾼들은 "백화점이 노조를 천대했다", "복장 단속이 고객 선택권 침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일부에서는 "백화점 입장에서는 갈등 상황을 우려한 조치였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의견이 갈렸다.
SNS 주요 반응
  • "노동자가 노동자를 막다니, 이게 대한민국 현실"
  • "노조 조끼 입은 사람은 밥도 못 먹나"
  • "백화점의 노조 혐오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 "용역 직원에게 책임 떠넘기는 것 아니냐"
  • "복장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사회가 씁쓸하다"
인권단체들도 "헌법에 명시된 권리인 노조활동을 고객들이 불편해한다는 자의적 판단으로 제한한 것은 백화점의 뿌리 깊은 노조 혐오 문화의 영향"이라며, 12일 오후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찾아 규탄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복장 규정 없다...과도한 조치 사과"

논란이 확산되자 롯데백화점 측은 공식 입장을 내고 사과했다. 백화점 측은 "고객 복장과 관련해 별도 규정이나 지침을 두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현장에 있던 안전요원이 주변의 불편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이슈 발생을 막고자 탈의 요청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관련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조치가 이뤄진 상황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고객 분들에게 매우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당사자분께 직접 유선 통화로 사과를 드렸습니다." - 롯데백화점 홍보 담당자
백화점 측은 또 "해당 손님은 정상적으로 식사를 마치고 돌아갔다"며 "출입 규정 매뉴얼을 재정립해 전 점포 및 용역사에 안내하여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해명이 용역업체 소속인 보안요원에게 책임을 넘긴 것이나 다름없다며, 해당 직원의 불이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분 조합원 측 주장 백화점 측 해명
제지 시점 입구에서부터 즉시 제지 주변 불편 분위기 감지 후 요청
규정 유무 "규정상 출입 불가"라고 들음 복장 관련 규정 없음
식사 여부 일부는 식사 못하고 떠남 정상적으로 식사 마침
후속 조치 공식 사과·재발 방지 요구 당사자에 유선 사과, 매뉴얼 재정립

유사 사례 잇따라...인권위 "행동자유권 침해"

노조 조끼를 이유로 출입을 제한당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김 사무장은 "올해 초 상경했을 때 한 조합원이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전했다. 당시에도 경비 직원이 "조끼 뒤의 문구를 안 보이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에는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 차헌호 지회장이 판결문 발급을 위해 서울남부지방법원을 방문했다가 노조 조끼를 이유로 출입을 제지당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법원 보안관리대원은 "청사 내 집회 및 시위와 관련된 복장을 착용한 경우 출입을 차단한다"는 내규를 근거로 들었다.
국가인권위원회 결정 (2022년)
"법원 방문 목적이 분명하고 청사 내에서의 집회 및 시위 가능성이 없거나 낮아 청사에 출입하더라도 법원의 기능이나 안녕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집회 및 시위와 관련한 복장을 착용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청사 출입을 차단한 것은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해당 사건에 대해 서울남부지법에 "청사 내 집회 및 시위 가능성이 없는 민원인을 과잉 제지하지 않도록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노조할 권리는 헌법적 권리"...논쟁 지속

이번 사건을 두고 '노동 혐오' 문화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노조 측은 "노동조합 조끼는 노동조합법이 보장하는 적법한 노동운동의 한 수단이자, 노동자 사이의 적극적인 연대를 드러내는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쟁점 정리
  • 노조 측: 노조 활동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 복장 제한은 노동자 혐오
  • 백화점 측: 규정은 없으나 다른 고객 불편 예방 차원의 안내
  • 인권 관점: 방문 목적이 명확하면 복장 이유로 출입 제한 불가
  • 법적 쟁점: 사유지(백화점)에서의 복장 규제 권한 범위
한편 이번 사건은 '을들의 갈등'이라는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용역업체 소속 보안요원이 같은 노동자인 노조원을 제지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노동자가 노동자의 권리를 외치는 목소리를 타자화하는 것은 지배 권력의 가장 효율적인 통치 담론"이라고 지적했다. 롯데백화점이 매뉴얼 재정립을 약속한 가운데,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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