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2,570개가 사라진 '순살 삼성역' — 오세훈 향한 화살, 정의선의 침묵
현대건설 시공 GTX-A 영동대로 지하 5층 / 기둥 80개 중 50개 철근 반토막 / 서울시 6개월간 국토부 보고 지연 / 오세훈 "순수 현대건설 과실" 일축 / 정원오 "부실공사 은폐" 직격 / 정의선 회장은 로봇·AI 행사장에 / 검단 영업정지 8개월 전례 거론
핵심 포인트
1.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GTX-A 노선 삼성역 구간(영동대로 지하 복합환승센터 지하 5층)에서 기둥 80개 중 50개의 주철근이 설계 기준 2열의 절반인 1열만 시공된 사실 적발 — 누락된 철근만 2,570여 개. 5개 노선이 교차하는 수도권 핵심 거점 역사 지하 50m 구조물의 핵심 뼈대가 통째로 반토막 난 초유의 사태
2. 현대건설 해명 "작업자가 설계도면 '투번들(two bundle)' 영문 표기를 한 묶음으로 오인" — 1조 7천억 원 투입 국가 핵심 인프라 현장에서 일개 작업자의 도면 오독을 감리·내부통제 시스템이 한 번도 걸러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시공·감리·발주 전 과정의 시스템 붕괴 시사
3. 서울시 늑장 보고 논란: 현대건설은 2025년 11월 10일 서울시에 자진 보고. 그러나 서울시는 약 6개월이 지난 2026년 4월 29일에야 국토부에 보고. 6월 GTX-A 삼성역 무정차 통과 해제 및 정식 개통을 앞두고 비난을 피하려 '쉬쉬' 한 것 아니냐는 의혹. 국토부는 5월 15일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에 대한 긴급 감사 착수
4. 6·3 지방선거 핵심 쟁점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순수한 현대건설 측 과실" — 책임 일축. 정원오 민주당 후보 현장 방문 "그야말로 부실공사 / 지하 5층 보강 안 됐는데 3층 공사 진행" 직격. 이인영 민주당 의원 "오 후보가 시장 재임 시절 알았는지, 쉬쉬 뭉갠 건 아닌지 답하라 — 필요하면 법적 책임 묻겠다"
5.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현대건설 모기업) 침묵 — 사태 직전인 5월 14일 양재사옥 '로비 스토리 타운홀'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대해 "시행착오 겪으며 나아가는 중", 자율주행에 대해 "조금 늦더라도 안전에 더 초점"이라 발언. GTX 철근 누락 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은 미발표. 현대건설 주가 5월 18일 장중 한때 9.48% 급락. 과거 검단신도시 붕괴 사고 시공사가 영업정지 8개월·2개월 처분 받은 전례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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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하 50m, 철근 2,570개가 사라졌다 — 사태의 전모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지하. 잠실야구장 30개를 합친 크기의 거대 지하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총사업비 1조 7천억 원, 연면적 약 17만 제곱미터. 지상에는 녹지를 깔고, 지하에는 버스환승센터·지하철·상업문화시설·GTX 승강장이 지하 5층 깊이로 층층이 쌓인다. 5개 이상의 노선이 교차하는 수도권 핵심 거점 역사다. 그런데 이 거대 구조물의 뼈대가 통째로 반토막 났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3공구 200미터 구간의 지하 5층 GTX 승강장 부위 기둥 80개 중 50개에서 주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다. 설계도면에는 지름 29~32mm 굵기의 주철근을 두 개씩 한 묶음으로 2열 배치(투번들·two bundle)하도록 명시되어 있었지만, 실제 현장에는 1열씩만 시공됐다. 기둥 한 개당 빠진 철근이 적게는 24개, 많게는 36개. 누락된 철근 총량은 약 2,570개에 이른다. 준공 구조물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한 기둥 비율이 전체의 62.5%다.
현대건설 해명은 한 줄로 요약된다. "작업자가 설계도면의 '투번들' 영문 표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작업자의 도면 오독으로 한 묶음씩만 시공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1조 7천억 원이 투입되는 국가 핵심 인프라 현장에서 일개 작업자의 단순 실수를 시공사 감리와 내부 품질 점검 시스템이 단 한 번도 걸러내지 못했다는 사실은 더 큰 문제다. 시공·감리·발주 전 과정의 통제 시스템이 사실상 무력화되어 있었음을 자인한 셈이다. 한 철도·건설업계 관계자는 "GTX는 대심도 지하 구조물 특성상 구조 안전성 확보가 절대적인데, 설계도면 해석 오류 하나가 대규모 부실시공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모든 절차의 정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 — 핵심 수치
| 구분 |
내용 |
| 사업명 |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 GTX-A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
| 총사업비 |
약 1조 7,000억 원 / 연면적 약 17만㎡(잠실야구장 30개 크기) |
| 발주·시공·감리 |
국가철도공단 위탁 → 서울시 시행 / 시공 현대건설(3공구) / 감리단 |
| 설계 vs 실제 시공 |
주철근 2열 배치(투번들) → 1열만 시공 |
| 부실 규모 |
기둥 80개 중 50개 기준 미달(62.5%) / 누락 철근 약 2,570개 |
| 보강 공법 |
기둥 외부에 강도 200% 이상 철판을 덧대는 '땜질식' 보강 / 약 30억 원 추가 비용은 현대건설 전액 부담 |
| 개통 영향 |
6월 예정 삼성역 무정차 통과 해제·전 구간(운정~동탄) 개통 연기 불가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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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6개월간 누가 무엇을 덮었나 — 서울시 늑장 보고의 행정 책임
사태의 두 번째 축은 보고 시점이다. 현대건설은 자체 품질 점검 과정에서 시공 오류를 인지한 직후, 2025년 11월 10일 서울시(도시기반시설본부)에 자진 보고했다. 같은 해 12월 19일 감리단이 기둥 보강 방안을 검토해 시에 전달했고, 2026년 3월까지 외부 전문가 자문을 종합한 보강 시행계획이 수립됐다. 현대건설은 3월 17일 기둥 보강 시공 계획서를 서울시에 정식 보고했다. 그런데 정작 주무 부처이자 상급 기관인 국토교통부에는 단 한 번도 통보되지 않았다.
서울시가 국토부에 시공 오류 사실과 보강 방안을 공식 통보한 시점은 2026년 4월 29일. 현대건설의 최초 보고로부터 약 6개월이 지나서였다. 다가오는 6월 GTX-A 서울~수서 구간 종합시험운행 및 정식 개통을 코앞에 두고, 비난의 화살과 책임 추궁을 피하기 위해 밀실에서 사태를 덮으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협약서에 즉시 통보 조항이 없었고, 원인 파악과 보강 대책 수립이 우선이라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위탁 기관에 사업 진행 상황을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서울시가 인지한 지 한참 뒤에야 알렸다 — 왜 보고를 지연시켰는지 업무·사업 관리 측면을 따져봐야 한다"며 5월 15일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에 대한 감사를 전격 착수했다.
더 심각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17일 현장을 긴급 방문한 뒤 "문제가 발생한 곳은 지하 5층인데, 안전 보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하 3층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관계기관의 안전대책회의를 거쳐 보강 작업 후 추가 공사가 이뤄졌어야 했다"고 직격했다. 보강도 끝나지 않은 부실 기둥 위에 새로운 공사가 계속 쌓여 올라가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MBC가 확보한 국가철도공단 내부 문건에 따르면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지하 5층 기둥은 모두 228개로, 이 중 현대건설이 맡은 3공구 80개 전부에서 문제가 확인됐다. 시공 오류가 발견된 경위 자체도 우연이었다 — 지하 4층 공사를 위해 하청업체가 주문한 철근 양이 필요 수량보다 적었고, 그제야 설계도면과 지하 5층 시공 상태를 비교해 누락 사실이 발각됐다.
서울시 보고 지연 — 6개월간의 침묵 일지
| 시점 |
조치 내용 |
| 2025년 11월 10일 |
현대건설·감리단, 서울시에 시공 오류 자진 보고 |
| 2025년 12월 19일 |
감리단, 기둥 보강 방안 검토 결과 서울시에 전달 |
| 2026년 1월~3월 |
외부 전문가 자문 종합 / 보강 방안 적정성 검토 / 국토부에는 아직 미보고 |
| 2026년 3월 17일 |
현대건설, 기둥 보강 시공 계획서를 서울시에 정식 보고 |
| 2026년 4월 29일 |
서울시, 사태 인지 약 6개월 만에야 국토부에 첫 공식 보고 |
| 2026년 5월 15일 |
국토부, 서울시·국가철도공단 대상 긴급 감사 착수 |
| 2026년 5월 15~17일 |
MBC 단독 보도 → 전 언론 후속 / 6·3 서울시장 선거 핵심 쟁점 비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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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세훈을 향한 화살 — 6·3 지방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부상
사태는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판세를 단번에 흔들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17일 오전 종로구 선거캠프에서 부동산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경위를 알아보니 순수하게 현대건설 쪽 실수"라고 잘랐다. 오 후보는 "해당 구간은 현대그룹이 본인들의 비용과 책임으로 건설하는 것"이라며 "현대건설이 도면을 해석하면서 오류가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으로서의 관리 책임을 떨쳐내고 시공사 단독 과실로 사태를 정리하려는 시도다. 오 후보는 "정원오 캠프가 이제 좀 따르는(쫓기는) 모양"이라며 은폐 의혹도 일축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반격은 즉각적이고 입체적이었다. 같은 날 오전 정 후보는 강남구 GTX-A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공사 현장을 긴급 방문해 "그야말로 부실공사"라고 직격했다. 그는 "완공되면 수십만 명이 이용할 시설인데 서울시장 책임이 없다고 하는 것이야말로 무책임하다"고 못 박았다. 정 후보 캠프는 "시공사가 지난해 10월 말 철근 누락 사실을 확인한 뒤 서울시에 보고했지만, 서울시는 국토부에 약 5개월 반이 지난 지난달 29일에야 통보했다"며 의도적인 보고 지연 의혹을 전면화했다. 오 후보를 향해 "부실시공 사태를 언제 처음 보고받았고 어떤 조치를 했는지, 국토부 보고가 왜 5개월 반이나 지연됐는지 밝히라"는 공개 질의도 냈다.
정 후보 캠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17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한층 강도 높은 압박을 가했다. "오세훈 후보가 시장 재임 시절에 알았는지 몰랐는지, 쉬쉬하고 뭉갠 건 아닌지, 알았다면 뭘 했는지 등을 대답하라"며 "필요하면 법적 책임도 묻겠다"고 일갈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건설업체의 부실시공을 넘어 ① 공사 부실의 책임 소재와 ② 서울시의 보고 지연이 의도적이었는지의 여부라는 이중 구조로 쟁점이 형성됐다. 6·3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오 후보 측이 "시공사 자진 보고 + 서울시 즉각 보강 + 안전성 강화 확인"이라는 행정 정상성 프레임으로 방어선을 치자, 정 후보 측은 TV 토론 거부와 보고 지연을 결합해 '은폐 의혹' 프레임으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별 GTX 철근 누락 사태 대응
| 후보 / 진영 |
핵심 입장 |
전략적 의도 |
| 오세훈 (국민의힘) |
"순수한 현대건설 측 과실 / 현대그룹 책임으로 건설" |
시공사 단독 책임 프레임화 / 시장 관리 책임 분리 |
|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
"그야말로 부실공사 / 보강 안 됐는데 위층 공사 계속" / 현장 긴급 방문 |
행정 부실+은폐 의혹 프레임 / 시장 관리 책임 직격 |
| 이인영 (정 캠프 선대위원장) |
"시장 재임 시 알았나 / 쉬쉬 뭉갰나 / 필요시 법적 책임" |
사법 리스크 결합 압박 / TV토론 견인 |
| 국토교통부 |
"인지 후 한참 뒤 보고 — 사업 관리에 문제" / 감사 착수 |
중앙정부 차원 공식 책임 추궁 / 정치적 중립 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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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정의선 회장의 침묵 — 양재사옥의 그날, 그는 로봇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사태의 또 다른 주연이자 가장 조용한 인물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다. 현대건설은 2011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래 그룹 핵심 계열사로 자리해왔고, 정의선 회장은 그룹 전체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다. 그러나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가 본격적으로 언론에 터진 5월 15일을 전후로, 정 회장이 이 사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 흔적은 어느 매체에서도 확인되지 않는다. 그룹 차원의 사과나 책임 인정 메시지도 발표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사태가 터진 바로 다음 날인 5월 14일, 정 회장은 서울 서초구 양재사옥에서 임직원 대상 '로비 스토리 타운홀 미팅'을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그가 꺼낸 주제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이었다. 정 회장은 자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에 대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아가고 있다 — 에러를 빨리 극복해 더 좋은 것을 신속하게 내놓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에 대해서는 "조금 늦더라도 안전에 더 초점을 둔다"고 밝혔다. '안전'이라는 단어는 분명히 발화됐지만, 정작 같은 시각 지하 50m 깊이에서 2,570개의 철근이 빠진 채 6개월간 방치되어 있던 자사 시공 현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정 회장의 2026년 행보는 그동안 '광폭'이라는 수식어로 묘사돼왔다. 새해 벽두 10일간 중국·미국·인도 3개국을 순방하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모빌리티·수소·배터리를 논의하고, 라스베이거스 CES 2026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 회동하며, 인도 첸나이·아난타푸르·푸네 공장을 차례로 점검했다. 신년사에서는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을 체질개선"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룹 계열사의 국가 핵심 인프라 공사에서 사상 초유의 부실이 드러난 시점에 미래 신사업 발언만 이어지는 현재의 구도는, 시장과 정치권 모두에서 '책임의 사각지대' 논란을 키우는 양상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작업자 실수를 강조하며 책임의 수위를 낮추는 동안, 그룹 최고경영자의 사과 또는 재발방지 메시지가 부재한 상황은 검단신도시 사태 때 그룹 차원의 대국민 사과가 즉각 이뤄졌던 다른 대형 건설사의 대응 패턴과는 분명히 결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정의선 회장의 2026년 행보 — 사태와 행보의 간극
| 시점 |
정 회장 일정·발언 |
| 2026년 1월 5일 |
신년사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을 체질개선" — 고객 관점 성찰 강조 |
| 2026년 1월 4~13일 |
중·미·인 3개국 광폭 행보 / CATL·시노펙·젠슨 황 회동 / 인도 공장 점검 |
| 2026년 5월 14일 |
양재사옥 로비 스토리 타운홀 — 아틀라스 "시행착오", 자율주행 "안전 우선" |
| 2026년 5월 15일 |
GTX-A 철근 누락 사태 언론 보도 → 그룹 차원 공식 입장 없음 |
| 2026년 5월 17일 |
서울시장 선거 핵심 쟁점화 / 정 회장 발언 부재 지속 |
| 2026년 5월 18일 |
현대건설 주가 장중 최대 9.48% 급락 / 종가 14만 300원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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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검단의 그림자 — 영업정지 8개월 전례, 현대건설의 운명은
시장은 이번 사태를 '제2의 순살 아파트'로 부르기 시작했다. 2023년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발생한 철근 누락에 따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대한민국 건설업계에 안긴 충격을 빗댄 표현이다. 당시 검단신도시 사건의 시공사는 국토부로부터 영업정지 8개월, 서울시로부터 추가로 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검단 때는 실제 붕괴 사고가 발생했고 인명 피해 우려가 있었던 반면, 이번 GTX-A 삼성역 건은 시공사가 자진 보고하고 사전에 보강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양상이 다르다. 그러나 국가 핵심 교통 인프라이자 일평균 수십만 명이 이용할 거점 역사라는 점, 그리고 부실 규모(기둥 절반 이상·철근 2,570개)가 단일 사례로는 사상 최대 수준이라는 점에서 처분 수위에 대한 업계 시각은 결코 가볍지 않다.
국토부는 보강 방안 검증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삼성역 무정차 통과 해제 시기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동시에 외부 공인기관을 통한 별도 안전성 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며, 위탁 발주 기관인 국가철도공단에 대해서도 사전 인지 실패의 책임 소재를 따질 방침이다. 현대건설 측은 "국토부 긴급 안전점검에서 제시된 의견을 추가 반영해 안전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도록 검증된 방법으로 철저하게 보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본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사태가 본격화된 5월 18일 장 초반 현대건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48% 급락한 14만 300원에 거래되며 투자심리 악화를 그대로 드러냈다.
정리하면 이번 사태는 세 갈래의 책임을 한꺼번에 묻고 있다. 첫째, 시공사 현대건설의 현장 감리·내부통제 시스템 붕괴. 둘째, 위탁 시행 주체인 서울시의 6개월간 보고 지연이 행정 부주의인지 정치적 은폐인지. 셋째, 위탁 발주 기관인 국가철도공단의 사전 인지 실패. 여기에 모기업 회장의 침묵이 더해지면서, 6·3 지방선거를 향한 정치 쟁점, 자본시장의 신뢰 변동, 그리고 검단 영업정지 전례를 끌어들인 행정 처분 압박이 동시에 굴러가는 복합 위기 국면으로 진입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하 5층 50개 기둥에 빠진 2,570개의 철근이 단순한 시공 사고가 아니라 한국 사회 인프라 관리·기업 책임·정치 셈법의 모든 결을 한꺼번에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세훈 후보가 시장 재임 시절에 알았는지 몰랐는지, 쉬쉬하고 뭉갠 건 아닌지, 알았다면 무엇을 했는지 답하라. 필요하면 법적 책임도 묻겠다."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원오 캠프 상임선거대책위원장 (5월 17일 국회 기자간담회)
"경위를 알아보니 순수하게 현대건설 쪽 실수다. 해당 구간은 현대그룹이 본인들의 비용과 책임으로 건설하는 것."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5월 17일 종로구 선거캠프)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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