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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매장 벌크업에 집착하더니 현재는 줄폐업…사상 첫 역성장 현상!

11-21

매장수 벌크업에 집착하더니 현재는 줄폐업…사상 첫 역성장, 휘청이는 편의점 산업 - 깨알소식

핵심 요약

  • 편의점 산업 37년 만에 사상 첫 역성장, 2025년 2월 매출 -4.6%
  • 1년 새 점포 1000개 감소, 매월 100개씩 폐업 중
  • 국내 5만5000개로 포화, 인구 대비 일본의 2배 이상
  • 가맹점주 월 수익 250-400만원, 최저시급도 안되는 현실
  • CU·GS25 영업이익 10% 이상 급감, 세븐일레븐·이마트24 적자
한때 창업 1순위로 꼽히며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편의점 산업이 사상 첫 역성장에 빠졌다. 2021년까지 매년 1000개 이상 늘어나며 무분별한 매장 확대에 나섰던 편의점들이 이제는 매월 100개씩 폐업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2025년 7월 기준 편의점 3사의 점포 수는 4만8003개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000개가 줄었다. 점포 수는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매출 역성장이다. 2025년 2월 편의점 매출은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2월과 3월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1988년 국내 편의점이 문을 연 이후 37년 만에 처음 경험하는 역성장이다.

5월에도 편의점 3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하며 2개월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준대규모점포도 3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편의점만이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시기 매출 증감률 점포 수 변화 특징
2021년 +6.8% +2,602개 코로나 특수 최고점
2022년 +10.8% +1,525개 역대 최고 성장률
2023년 +5.1% +100여개 성장세 둔화 시작
2024년 +5.1% +168개 점포 증가율 급감
2025년 2월 -4.6% - 37년 만에 첫 역성장
2025년 7월 - -1,000개 1년 새 대량 폐업
과거의 무분별한 벌크업, 부메랑이 되다
편의점 산업의 위기는 과거 무분별한 매장 확대 전략에서 비롯됐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편의점 4사는 매년 1000개 이상의 점포를 늘렸다.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라는 경고가 있었음에도 출점 경쟁은 멈추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CU의 매장 수는 2018년 1만3169곳에서 2022년 1만6787곳으로 4년 새 27.5% 증가했다. GS25도 같은 기간 1만3107곳에서 1만6448곳으로 25.5%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36.8%, 이마트24는 무려 64.0% 증가했다.

문제는 신규 출점이 기존 점포의 매출을 잠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같은 브랜드끼리도 100미터 이내에 2-3개씩 밀집하면서 자사 점포끼리 경쟁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지적돼오던 과잉 출점 전략이 경기 불황과 맞닿아 부작용을 낳으면서 효율화 작업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5만5000여개다. 인구 대비로 따지면 국민 910명당 편의점 1개꼴이다. 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이 2200여명당 1개인 것과 비교하면 인구 대비 2배 이상이다. 일본 인구는 한국의 2배 이상인 약 1억2000만명이지만 편의점은 5만7000여개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과 비교로 본 한국 편의점 과잉 공급

한국 인구 5200만명, 편의점 5만5000개 - 인구 910명당 1개. 일본 인구 1억2000만명, 편의점 5만7000개 - 인구 2100명당 1개. 한국의 인구 대비 편의점 밀도는 일본의 2.3배에 달한다. 시장 포화를 넘어 과잉 공급 상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가맹점주들 "하루 18시간 일해도 최저시급도 안돼"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현실은 더욱 암울하다. 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식당을 운영하다 2년 전 편의점으로 업종을 변경했다. 생각만큼 돈이 벌리지 않아 점포를 접고 싶은데, 계약 기간인 5년을 채우지 못하면 위약금까지 물어야 하니 죽겠다"고 토로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편의점은 매출액 중 평균 25-30%가 이익으로 남는다. 이 남은 이익 중 계약 형태에 따라 편의점 본사는 현재 기준으로 최대 55%, 최소 19%를 가져가며 나머지가 점주 몫이다.

점포당 하루 평균 매출은 154만원 수준이다. 여기서 본사 몫을 제외하고 임대료, 전기료, 인건비, 폐기 비용 등을 빼면 가맹점주가 실제로 가져가는 월 순이익은 250만-400만원에 불과하다. 입지가 좋은 곳도 800만원을 넘기 어렵다.

문제는 이 돈을 벌기 위해 가맹점주가 투입해야 하는 시간이다. 대부분의 편의점은 18시간 이상 운영해야 하고, 24시간 매장도 많다. 아르바이트를 쓰면 수익이 더 줄어들기 때문에 점주가 직접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편의점 본사 임원 출신은 "과거에는 사장이 직접 운영하지 않고 아르바이트생만으로도 편의점을 운영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장이 직접 일을 해야 어느 정도 수입이 보장된다"며 "주6일 10시간 이상 일해서 월 300만원 정도를 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월세가 1000만원대인 편의점에서 근무했던 한 가맹점주는 "사장님 순수익은 월평균 350만원이었다. 본사임차매장 조건이라 투자액이 제일 적었지만, 주6일 7시간 근무한 월수익 치고는 너무 적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도난, 분실, 진상 고객 대처, 아르바이트 결근 땜빵 등으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점이다. 법적으로는 사업자지만 실제로는 가맹본부에 종속되어 마음대로 쉬지도 못한다.
구분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점포 수 (2023) 17,762개 17,390개 13,130개 6,229개
수익 배분율 (점주) 60-80% 46-81% 45-80% -
2024 영업이익 2,516억원 (-0.6%) 1,946억원 (-10%) -528억원 (적자) -298억원 (적자)
계약 종료율 (2023) 1.7% 1.9% 5.2% 4.7%
연 폐업률 약 18% 약 18% 약 18% 약 18%
편의점 가맹점주 A씨
아파서 쓰러져도 대신 일할 사람을 구해놓고 쓰러져야 한다. 19시간 영업을 혼자서 다 감당할 수 없어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면 수익이 더 줄어든다. 가맹본부는 24시간 운영을 요구하지만 수익은 보장해주지 않는다. 5년 계약을 채우지 못하면 위약금까지 물어야 하니 진퇴양난이다.
본사들도 흔들린다, 영업이익 10% 이상 급감
가맹점주만 힘든 것이 아니다. 업계 1, 2위인 CU와 GS25도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2024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0.6% 감소한 251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8조원을 돌파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 부문인 GS25는 영업이익이 1946억원으로 10% 줄었다.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CU의 영업이익은 602억원으로 13.3% 감소했고, GS25는 590억원으로 9.1% 줄었다.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로 감소한 것이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2024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528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미니스톱 인수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4년 10월에는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마트24는 2023년부터 2년 연속 적자다. 2024년 영업손실은 298억원을 기록했다. 세븐일레븐은 저효율, 저마진 점포의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하면서 2022년 말 1만4265개였던 점포 수가 2023년 말 1만3130개로 오히려 감소했다.

편의점 사업에 대한 투자비도 급감했다. 코리아세븐의 2024년 편의점 사업 투자 금액은 655억원으로 2022년의 2109억원, 2023년의 1204억원과 비교하면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GS리테일은 2024년 3911억원, BGF리테일은 3369억원을 투자했다. 1, 2위 업체는 여전히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3, 4위 업체는 생존을 위해 투자를 대폭 줄이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트렌드 주기 단축도 수익성 악화 원인

편의점은 신상품 테스트베드로 불릴 만큼 최신 식품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해왔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 주기가 급속도로 짧아지면서 어렵게 히트상품을 개발해도 수명이 오래가지 않는다. 두바이 초콜릿은 히트한 지 몇 달 만에 판매량이 급감했다. 상품 개발 비용은 증가하는데 수익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역성장 원인 분석: 다섯 가지 악재가 겹쳤다
전문가들은 편의점 산업의 역성장 원인을 다섯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 시장 포화다. 인구 대비 일본의 2배 이상인 점포 밀도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 신규 출점이 기존 점포 매출을 잠식하면서 전체 수익성이 악화됐다. 같은 브랜드끼리도 과도한 경쟁을 벌이면서 공멸 위기에 처했다.

둘째, 고물가와 초저가 소비 트렌드다.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편의점 대신 다이소, 쿠팡 등 저가 채널로 이동했다. 편의점의 장점이었던 접근성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셋째, 이커머스와의 경쟁이다. 쿠팡, 마켓컬리 등 새벽배송이 일반화되면서 편의점의 편의성이라는 장점이 희석됐다. NB 식품은 이커머스에, 신선식품은 대형마트에 밀리면서 경쟁력을 잃었다. 물리적 접근성은 더 이상 경쟁우위가 아니다.

넷째, 인건비 상승이다. 2025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0원으로 처음으로 1만원을 돌파했다. 2021년 대비 약 30% 상승한 수준이다.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은 인건비 부담이 더욱 크다.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면 수익이 남지 않고, 점주가 직접 일하면 최저시급도 안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다섯째, 경쟁 채널의 다양화다. 다이소와 같은 균일가 업태, 올리브영 같은 헬스앤뷰티 전문점, 슈퍼마켓까지 경쟁 구도가 확대됐다. 비식품 분야에서 다이소와 중국 이커머스에 고객을 빼앗겼고, 화장품은 올리브영에 밀렸다.
시기 최저임금 인상률 영향
2021년 8,720원 1.5% -
2022년 9,160원 5.0% 인건비 부담 증가
2023년 9,620원 5.0% 24시간 운영 부담
2024년 9,860원 2.5% 가맹점주 수익 감소
2025년 10,030원 1.7% 1만원 돌파, 야간할증 요구
업계 대응: 양적 성장에서 질적 내실로 전환
편의점 업계는 생존을 위해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양적 성장 대신 질적 내실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2025년 연간 점포 순증 목표치를 700개에서 300개로 하향 조정했다. 당초 신규 개점 1500개, 폐점 800개를 전제로 했으나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고 우량점만 출점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GS25도 기존 목표를 절반으로 낮췄다. 기대 이하의 상반기 실적을 받아든 후 무리한 출점 대신 기존 점포의 매출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000여곳을 폐점하며 저효율 점포 정리 작업을 진행했다. 이마트24도 점포 수를 줄이는 구조조정에 나섰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점포당 평균 매출은 5547만5000원으로 작년 말 대비 9.5% 증가했다. 점포 수는 줄였지만 매출 효율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상품 차별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의 요리사들과 협업하고, 화장품과 패션 카테고리를 확대하며, 특화 매장을 늘리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CU는 베트남과 몽골 등 해외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편의점을 외식 채널로 전환하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식당 대신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즉석식품과 도시락 카테고리가 크게 성장했다. 지난 2년간 편의점 식품 매출은 11.9% 성장한 반면 비식품은 2.4% 증가에 그쳤다.

일부 업체는 AI 기술과 무인 시스템 도입으로 인건비를 줄이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GS25는 AI 뷰티 디바이스를 설치하고, CU는 무인 결제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BGF리테일 신종하 실장
소비자 전체를 아우르는 트렌드는 더 이상 찾기 어렵다. 트렌드 주기가 급속도로 짧아지면서 어렵게 히트상품을 개발해도 수명이 오래가지 않는다. 이제는 상품 차별화와 특화 매장 전략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 소비쿠폰, 일시적 효과에 그칠 듯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편의점 업계에 단비가 되고 있지만, 일시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소비쿠폰이 풀린 2025년 7월 22일부터 8월 말까지 편의점 업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10% 증가했다. 9월 22일부터 전국민 90%에 2차 소비쿠폰을 지급하면서 추가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매출 반등일 뿐 업황 전반의 둔화 흐름을 완전히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선이 많다. 대규모 조정기를 거치고 전반적인 소비심리 회복이 뒷받침돼야 다시 성장세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쿠폰 효과로 3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4분기부터는 다시 어려워질 수 있다"며 "근본적인 구조 개선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렵다"고 말했다.

편의점 근접 출점 자율규약 3년 연장

한국편의점협회는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규약을 2024년 12월 만료 예정이었으나 3년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편의점 업계는 신규 출점에 속도를 내기 어려워졌다. 대신 브랜드끼리 점포를 뺏고 뺏기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 제언 "편의점, 근본적 변화 필요하다"
유통 전문가들은 편의점 산업이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첫째, 가맹점주와의 상생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는 본사가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고 가맹점주는 최저시급도 안 되는 구조다. 수익 배분율을 조정하고, 폐기 지원율을 높이며, 의무 영업시간을 유연화하는 등 가맹점주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둘째, 점포 수가 아닌 점포당 수익에 집중해야 한다. 무분별한 출점 경쟁을 중단하고, 수익성이 낮은 점포는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질적 성장 전략으로 전환해야 생존할 수 있다.

셋째, 편의점의 정체성을 재정의해야 한다. 단순히 담배와 간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일상 해결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외식, 화장품, 패션, 의료,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 밀착형 채널로 변신해야 한다.

넷째,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AI, 무인 시스템, 모바일 주문 등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해 인건비를 줄이고 효율을 높여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한 옴니채널 전략도 필요하다.

다섯째, 해외 진출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인 만큼 베트남, 몽골,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 개척이 절실하다. 한국형 편의점 모델을 수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가맹점주를 위한 생존 전략

전문가들은 가맹점주들에게 다음을 권고한다. 첫째, 입지 선정이 가장 중요하다. 일 매출 140만원 이상 나오지 않으면 직원을 고용하지 말고 점주가 직접 운영해야 한다. 둘째, 여러 개 점포를 운영하는 다점포 전략을 고려하라. 한 개 점포로는 수익이 부족하다. 셋째, 본부임차 조건으로 재계약하는 것도 방법이다. 매출이 늘어도 수익이 크게 늘지 않지만 망할 위험은 줄어든다. 넷째, 신중하게 결정하라. 급하게 창업하지 말고 충분히 알아본 후 좋은 자리가 아니면 시작하지 않는 게 낫다.
유통업계 관계자
출점 경쟁, PB 출혈, 식품 매출 역성장, 브랜드 이미지 피로도, 제도적 한계. 이 다섯 가지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편의점은 더 이상 생활 속 유통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 이제는 외형이 아닌 구조, 점포 수가 아닌 경험의 밀도, 납품상품이 아닌 자체적 콘텐츠로서의 편의점이 필요하다.
2025년 전망: 구조조정 가속화될 듯
2025년 편의점 시장은 구조조정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점포 수는 계속 감소하고, 저수익 점포 폐업은 늘어날 것이다. 업계 1, 2위인 CU와 GS25는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생존을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가맹점주와 본사 간 갈등도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익 배분, 영업시간, 폐기 지원 등을 둘러싼 마찰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로운 기회도 있다. 외식 채널로서의 편의점, 화장품과 패션 특화 매장, 해외 진출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는 업계의 혁신 역량에 달려 있다.

한 유통 전문가는 "편의점은 위기 때마다 업태 영역을 넘어서는 방식으로 진화해왔다"며 "이번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는 "과거와 달리 이번 위기는 구조적이고 근본적"이라며 "단순한 상품 개발이나 마케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가맹 구조 개편, 수익 배분 조정, 점포 수 대폭 축소 등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편의점 업계의 교훈

일본 편의점 업계도 2000년대 초반 비슷한 위기를 겪었다. 무분별한 출점 경쟁으로 점포 수가 급증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이후 일본 업계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저수익 점포를 과감하게 정리하고, 가맹점주 지원을 강화하며, 특화 서비스를 확대했다. 그 결과 점포당 수익이 크게 개선됐다. 한국 편의점 업계도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선제적인 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의점 산업은 한국 경제의 축소판이다. 무분별한 성장 추구, 가맹점주 희생, 단기 실적 중심 경영 등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편의점 산업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37년 만에 처음 맞이한 역성장은 단순한 일시적 침체가 아니다. 구조적 한계에 다다른 편의점 산업이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경고다.

이제 편의점 업계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고집하며 공멸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고통스러운 구조조정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 것인가. 2025년은 한국 편의점 산업의 운명이 결정되는 해가 될 것이다.
깨알소식 박예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