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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100만 시대, IT 취업난·소비 위축…"IMF 때보다 힘들다"

11-30

폐업 100만·IT 취업난·소비 위축…"IMF 때보다 힘들다" - 깨알소식


<이미지 : 기사 이해를 돕고자 AI 생성>


자영업자 수 IMF 외환위기 당시보다 적어…전문가 "구조적 위기, 단기 처방으론 한계"

■ 핵심 포인트

  • 2024년 폐업 자영업자 100만명 돌파…2006년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다
  • 자영업자 수 550만명대로 하락,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590만명)보다 적어
  • IT 개발자 채용 규모 전년 대비 46.5% 급감…"취업 빙하기" 도래
  • 소비자심리지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폭 하락
  • IMF, 2025년 한국 성장률 전망 0.8~1.0%…주요국 중 하락폭 가장 커
  • 전문가 "IMF급 위기는 아니나, 구조적 저성장 장기화 우려"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 전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한탄이다. 고물가·고금리·내수 침체의 3중고에 정치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가 '다중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폐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한때 '취업 깡패'로 불렸던 IT 개발자들도 일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과연 제2의 IMF가 오는 것일까.

폐업 100만 시대…"30초에 1곳씩 문 닫는다"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4년 폐업한 사업자 수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규모다. 2023년 폐업 신고한 개인·법인 사업자가 98만6,487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1년 만에 '100만 폐업 시대'가 열린 셈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자영업자 총수다. 2025년 1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550만명으로,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590만명), 1998년(561만명),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600만명)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루 평균 30초에 한 곳씩 문을 닫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종 폐업자 수 비중 폐업률
소매업 29만9,642명 29.7% 16.78%
음식점업 - 15.2% 15.82%
부동산업 - 11.1% -
건설업 4만9,584명 4.9% -
업종별로는 소매업과 음식점업이 전체 폐업의 약 45%를 차지했다. 소매업 폐업률은 16.78%로 2013년(17.72%)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설경기 불황에 건설업 폐업자도 4만9,584명에 달했다. 심지어 팬데믹 기간에도 증가세를 보였던 커피 전문점과 편의점마저 순감세로 전환됐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 "내수침체로 장사가 힘들어지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든 상황입니다. 가게 문을 닫는 폐업 사업자가 100만명이 넘는 시대가 되면서 더 이상 버티기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IT 개발자도 "언제 잘릴지 몰라 무섭다"

자영업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때 '취업 깡패'로 불리며 개발 붐을 일으켰던 IT 업계도 한파가 불어닥쳤다. 취업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IT업계 개발자 채용 공고는 총 14만84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5% 감소했다. 2021년 29만1,264건에서 3년 만에 채용 규모가 반토막 난 것이다.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신규 채용 인원도 급감했다. 두 회사의 총 신규 채용 인원은 2022년 599명에서 2024년 231명으로 1년 새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토스) 중 네이버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올해 신입 IT 개발자 공개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IT 개발자 취업 현황

▪ 채용 공고: 2021년 29만건 → 2024년 상반기 14만건 (46.5% 감소)
▪ 네이버·카카오 신규 채용: 2022년 599명 → 2024년 231명 (61% 감소)
▪ 중소 IT 기업 1명 채용에 300명 이상 지원
▪ 신입 개발자 평균 연봉: 3,000만~3,500만원 (일반 사무직 수준)
▪ 경력직도 연봉 동결·삭감 이직 사례 증가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절박하다. 6년 차 개발자 김모 씨(31)는 "주변에 프리랜서건 정규직이건 권고사직 당한 개발자가 너무 많다. 저도 언제 잘릴지 무섭다"며 "이직 시장도 얼어붙었고, 연봉을 낮춰 옮기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노상범 개발자 커뮤니티 OKKY 대표는 "IT분야 신입 취업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어떤 이는 '붕괴'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며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한 학생이든, 부트캠프에서 역량을 키워온 취준생이든, 수십, 수백 군데 이력서를 넣고도 연락 한 통 받기 어렵다고 절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심리 '코로나 이후 최대 하락'…내수 부진 장기화

폐업 급증의 배경에는 심각한 내수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2022년 2분기부터 2025년 1분기까지 12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숙박 및 음식점업 서비스 생산도 2024년 2월부터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들의 심리도 얼어붙었다. 2024년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12.3포인트 급락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에 비상계엄 사태까지 겹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결과다.
지표 현황 비고
소매판매 12분기 연속 마이너스 2022년 2분기~2025년 1분기
숙박·음식점업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2024년 2월~
가계대출 잔액 1,141조원 역대 최대(2024년 11월)
자영업자 대출 1,112조원 2019년 대비 50% 증가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 12.24% 2013년 이후 12년 만에 최고
가계부채 부담도 내수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2024년 11월 기준 1,141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영업자 대출도 1,112조원에 달해 2019년 말(738조원) 대비 50% 넘게 증가했다. 빚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335만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3명 중 2명꼴이다.
이동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우리나라는 부채가 소득을 가로막고 소비를 위축시키는 단계에 있습니다. 부채 부담이 이렇게 큰 상황에서는 금리를 낮춘다고 해서 소비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한은이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별로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IMF 성장률 전망 '주요국 중 최대 하향'…제2의 IMF 오나

국제통화기금(IMF)은 2025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0.9~1.0%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1월 전망(2.0%) 대비 1.0%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것으로, 주요국 중에서도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더 비관적으로 0.8%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기관 2025년 성장률 2026년 성장률 비고
IMF 0.9~1.0% 1.8% 1월 대비 1.0%p 하향
KDI 0.8% 1.6% 국내 기관 중 가장 비관적
산업연구원 1.0% 1.9% 하방 리스크 높음
그렇다면 제2의 IMF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은 있을까. 전문가들은 "1997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한다. 당시 IMF 위기는 외채 급증과 외환보유고 고갈이 직접적 원인이었지만,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000억 달러를 넘어 세계 9위 수준이다. 국가 신용등급도 양호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구조적 저성장'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IMF는 한국 경제에 대해 "무역 및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가능성, AI 수요 둔화에 따른 반도체 부진 등 하방 위험이 상존한다"고 내다봤다. KDI는 "인구구조 변화로 잠재성장률이 하락세를 지속해 2040년대에는 0% 내외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997년 IMF vs 2025년 현재

1997년: 외채 급증·외환보유고 고갈 → 단기 유동성 위기 → 구조조정으로 회복
2025년: 외환보유액 4,000억 달러 양호 → 구조적 저성장·내수 침체 → 장기 저성장 우려

전문가들은 "IMF식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은 낮지만, '일본식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령화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 자영업 과잉 경쟁, 가계부채 부담 등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31조8천억 추경 투입…"단기 처방일 뿐"

정부는 민생 회복을 위해 31조8,000억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소상공인 재기지원 예산 1조4,000억원, 7년 이상 장기연체채권 소각 프로그램 4,000억원, 채무조정 프로그램 7,000억원 등이 포함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채무를 정리해 취약차주 113만명의 장기연체채권을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재정 추가는 단기 처방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은 23.5%로 미국(6.6%)·독일(8.7%)보다 2~3배 높다. 창업이 많고 폐업도 많은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진단했다.

■ 전문가 제언: 구조적 개혁 없이는 '백약이 무효'

▶ 자영업 구조 개선: '다창업·다폐업' 악순환 끊기 위한 진입장벽 재정비, 폐업 후 재기 시스템 강화 필요

▶ 일자리 대책: 은퇴 연령층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역 기반 창업 생태계 재정비

▶ 부채 관리: 채무조정과 재취업 지원 등 소득 회복 정책, 회생 가능성 낮은 자영업자 폐업 지원

▶ 구조개혁: 생산성 제고, 인구구조 변화 대응, 수출 기반 다변화로 잠재성장률 확충
IMF는 "한국 경제가 2025년 둔화 이후 불확실성 감소와 완화적 정책으로 2026년에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내수 활성화, 대외 복원력 강화,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구조개혁 가속화가 주요 과제"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추경이 경기 부양의 마중물이 될 수는 있지만, 뿌리 깊은 자영업 과잉 경쟁과 내수 침체 구조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백약이 무효'"라고 말했다.
깨알소식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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