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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용시장 '전례없는 붕괴'...실업급여 '11.4조' 폭발

12-12
한국 고용시장 '전례없는 붕괴'...실업급여 '11.4조' 폭발 - 깨알소식


<이미지 : AI 생성>

한국 고용시장이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2025년 1~11월 실업급여 지급액이 11조 471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1년(11조 2461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더 심각한 것은 제조업과 건설업의 동반 추락이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6개월 연속 감소했고, 건설업은 28개월 연속 뒷걸음질 치며 1998년 통계 작성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청년층 고용 붕괴는 더욱 충격적이다. 20대 이하 일자리는 10분기 연속 감소하며 13만 5천개가 사라졌다. 30대 '쉬었음' 인구는 31만 4천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11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양질의 정규직 취업 가능성에 회의적인 청년들이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있다. 정부는 2025년부터 실업급여 반복 수급자에 대한 지급액을 최대 50%까지 감액하고, 단기 근속자가 많은 사업장에는 고용보험료를 최대 40% 추가 부과하는 강경책을 시행한다. 고용시장이 구조적 위기에 빠진 가운데, 정부의 대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1. 실업급여 11조 4715억원, 코로나19 넘어 역대 최대

고용노동부가 12월 8일 발표한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2025년 1~11월 구직급여 누적 지급액은 11조 471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0조 8596억원) 대비 6119억원 증가한 금액으로, 코로나19 충격이 극심했던 2021년(11조 2461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12월 실적이 추가되면 연간 지급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11월 월간 지급액이 7920억원으로 10개월 만에 1조원 아래로 내려왔다는 것이다. 올해 2월부터 10월까지 9개월 연속 월 1조원을 넘겼던 흐름이 끊긴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506억원(-6.0%) 줄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통상 12월 지급액은 11월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게 나온다"며 "다음 달에는 8000억~9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도/기간 실업급여 지급액 전년 대비 증감 비고
2021년 1~11월 11조 2461억원 - 코로나19 충격
2024년 1~11월 10조 8596억원 - -
2025년 1~11월 11조 4715억원 +6119억원 역대 최대
2025년 11월 7920억원 -506억원 (-6.0%) 10개월 만에 1조원 이하
2025년 2~10월 월 평균 1조원 이상 - 9개월 연속
실업급여 지급액 증가는 역설적 현상을 보인다. 신규 신청자 수는 감소했지만 지급액은 늘어났다는 점이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실업급여 지급액은 실업 전 마지막 평균임금의 60%가 나간다"며 "지급액 자체가 늘었다는 건 좋은 직장에 있었던 분이 임금이 높은 상태에서 실업급여로 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2025년부터 실업급여 하한액도 인상됐다.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30원으로 오르면서, 실업급여 하한액은 하루 6만 4192원(월 약 192만 5760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6만 3104원)보다 약 1.7% 인상된 금액이다. 하지만 상한액은 여전히 하루 6만 6000원으로 동결됐다. 하한액만 올리고 상한액은 묶어둔 것은 재정 부담을 줄이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2. 제조업 6개월 연속 뒷걸음...내국인 3만 1천명 증발

한국 고용시장의 핵심 축인 제조업이 무너지고 있다. 11월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384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 6000명 감소했다. 제조업 고용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감소 폭은 2020년 12월(-2만 1000명) 이후 4년 11개월 만에 가장 크다. 제조업은 취업자 규모가 400만명을 넘는 한국 고용시장의 핵심 산업이다. 최근의 하락세는 경제 전반에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내국인 감소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를 제외하면 제조업 내국인 가입자 감소 폭은 3만 1000명에 이른다. 그동안 제조업은 외국인 근로자 증가로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2021년 1월부터 2025년 5월까지 증가세가 이어진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6월부터 내국인 가입자가 더 큰 폭으로 줄면서 전체 가입자 수도 감소로 돌아섰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고용 위축이 훨씬 심각하다는 의미다.
산업/업종 증감 인원 감소 기간 특징
제조업 전체 -1만 6000명 6개월 연속 4년 11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
제조업 내국인 -3만 1000명 - 외국인 제외 시
섬유제품 제조업 -4000명 지속 감소 구조적 위기
금속가공 -8000명 지속 감소 내수 부진
기계장비 -3000명 지속 감소 수출 한파
고무·플라스틱 감소 지속 감소 -
업종별로 보면 섬유제품(-4000명), 금속가공(-8000명), 기계장비(-3000명), 고무·플라스틱 등 전통 제조업이 집중 타격을 받았다. 자동차와 식료품, 화학제품 등 일부 업종은 증가했지만, 전체적인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수 부진과 경기 침체로 사업주들이 느끼는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내국인 채용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조업 위기 주요 원인
  • 내수 부진과 경기 침체로 사업주 인건비 부담 급증
  • 수출 한파: 중국 내수 부진, 미국 관세 압박으로 수출 기업 타격
  • 트럼프 행정부 2기 관세 정책 본격화 시 추가 악화 우려
  •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3500억달러 대미 투자, 국내 설비투자 위축
  • 대기업 중심 해외 이전 가속화, 지역경제·고용 악영향
  • 전통 제조업(섬유, 금속가공, 기계장비) 구조적 위기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제조업 기반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 설비투자가 얼어붙는 가운데 대기업 중심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되면 지역경제와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관세 정책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제조업 고용 한파는 더 거세질 수 있다.

3. 건설업 28개월 연속 추락, 1998년 이후 최장기 위기

건설업 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11월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74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 6000명 감소했다. 2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1998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장기간 감소다. 2분기 기준으로는 건설업 일자리가 14만 1000개나 줄어 7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건설업은 제조업과 함께 한국 고용시장의 양대 축이다. 두 산업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구직자들이 느끼는 일자리 부족 문제는 더욱 심해졌다. 건설업 붕괴의 배경에는 미분양 주택 급증과 업계 전반의 일감 축소가 있다. 경기 불황으로 미분양 주택이 속출하면서 건설사 전반의 고용이 위축됐다. 2025년 법정관리를 신청한 건설사만 7곳이며, 4월 기준 폐업한 종합건설사도 171곳으로 전년 동기보다 24개사 늘었다. 대형 건설사들도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협력업체와 하도급 업체들이 연쇄 타격을 받고 있다.
지표 수치 기간 의미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1만 6000명 28개월 연속 1998년 이후 최장
건설업 일자리 감소 -14만 1000개 7개 분기 연속 2분기 기준
법정관리 신청 건설사 7곳 2025년 -
폐업 종합건설사 171곳 2025년 4월 기준 전년 대비 +24곳
성별로 보면 남성 일자리 감소의 대부분이 건설업에서 발생했다. 2분기 남성 일자리는 6만 6000개 줄었는데, 이 중 건설업에서만 12만 1000개가 감소했다. 40대 남성이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 인구 감소 영향도 있지만, 실제 건설업 현장에서 밀려난 40대 남성들이 다른 산업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건설업은 숙련도와 경력이 중요한 산업이지만, 일감이 끊기면서 경력 단절이 발생하고 있다.

4. 청년층 일자리 10분기 연속 증발, 13만 5천개 소멸

청년층 고용 위기는 구조적 붕괴 수준이다. 2분기 국내 임금근로 일자리는 2095만개로 전년 대비 11만 1000개(0.5%) 증가에 그쳤다. 통계 작성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증가폭이다. 문제는 20대 이하 청년층 일자리가 13만 5000개나 줄어들며 10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청년 고용 기반이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다. 11월 전국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층 취업자는 19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특히 29세 이하는 인구 감소(20만 8000명) 영향도 있지만, 정보통신업(-2만 1000명), 도소매,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9만 3000명이 감소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IT 업계마저 고용을 줄이고 있다는 의미다. 40대도 인구 감소(15만 2000명)와 함께 건설업, 도소매, 제조업 등에서 4만명이 감소했다.
연령대 일자리 증감 감소 기간 주요 산업
20대 이하 -13만 5000개 10분기 연속 정보통신, 제조, 도소매
29세 이하 -9만 3000명 19개월 연속 정보통신 -2만 1000명
30대 +7만 6000개 - -
40대 -8만개 - 건설, 도소매, 제조
50대 +1만 5000개 - -
60대 이상 +23만 5000개 - 보건·사회복지, 공공행정
반면 60대 이상은 23만 5000개 늘었다.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과 공공행정 등 정부 일자리 사업의 영향이 크다. 2025년 3월 기준 보건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21만 2000명 증가해 가장 컸고, 공공 일자리가 있는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에서 8만 7000명이 늘었다. 청년층은 일자리를 잃고, 고령층은 정부 일자리로 채워지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청년층 고용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청년들이 일할 만한 제조·건설업 취업자 감소 추세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 공미숙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
직업별로 보면 서비스·판매종사자(7만 6000명), 사무종사자(7만 1000명), 관리자·전문가(5만 5000명)는 늘었지만, 기능·기계조작·조립·단순종사자는 15만 2000명(-6.0%) 급감했다. 전통적 제조업 일자리가 집중 타격을 받았다는 증거다. 임금근로 일자리는 2022년 1분기 75만개 증가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증가폭이 둔화됐다. 2024년 4분기 15만 3000개에서 2025년 1분기 1만 5000개까지 급락했다.

5. 30대 '쉬었음' 인구 31만 4천명, 통계 작성 이래 최대

더 충격적인 것은 '쉬었음' 인구의 폭증이다. 11월 비경제활동인구 1614만 2000명 가운데 30대 '쉬었음' 인구는 31만 4000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11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쉬었음'은 구체적 사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를 의미한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구직을 아예 포기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낮은 실업률의 이면에 숨겨진 고용 위기를 보여준다. KDI 경제전망은 "최근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낮은 실업률이 지속되는 현상에는 매칭효율성 개선이라는 긍정적 측면과 근로연령층의 구직 의향 감소라는 부정적 측면이 모두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낮은 실업률이 반드시 고용 여건의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실업률 하락의 상당 부분이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에 기인한다는 점이 문제다.
30대 '쉬었음' 인구 급증의 의미
  •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11월 기준 역대 최대인 31만 4천명 기록
  • 양질의 정규직 취업 가능성에 회의적인 청년층이 구직 포기
  • 기업의 일자리 창출 여력 감소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 낮은 실업률의 이면에 숨겨진 고용 위기 (통계 왜곡)
  • 구직 의지가 사라진 청년들이 실업 통계에서 제외
  • 인적자원 활용도 감소와 사회통합 걸림돌 우려
KDI는 "기업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감소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되면서 양질의 정규직 취업 가능성에 회의적인 청년층이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청년층의 구직 의욕을 약화시키는 경제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이미 축소되고 있는 인적자원의 활용도마저 감소할 수 있으며 사회통합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있는데, 일하려는 청년마저 줄어들면 국가 전체 노동력이 감소하고 부양해야 할 인구는 늘어난다"며 우려를 표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과 '취업준비'가 모두 증가했다는 점도 심각하다.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고, 취업 준비를 해도 취업이 안 되니 아예 포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6. 2025년 제도 변화, 반복 수급자 최대 50% 감액

정부는 2025년부터 실업급여 제도에 새로운 지급조건을 도입했다. 반복적으로 실업급여를 수급하는 근로자에 대해 지급액을 단계적으로 감액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최근 5년 이내에 3회 이상 실업급여를 수급한 구직자를 대상으로 지급액이 단계적으로 감액되며, 구직급여 수급 대기기간을 최장 4주까지 연장할 수 있다. 실업급여 제도의 남용을 방지하고 실질적인 구직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구직급여 감액 비율은 3회째 수급부터 지급액의 10% 감액, 이후 4회째는 25%, 5회째는 40%, 6회 이상부터는 최대 50%까지 감액된다. 예를 들어 본래 하루 6만원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6회째 수급 시에는 3만원만 받게 된다. 이는 단기 근속 후 퇴사를 반복하며 실업급여에 의존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근로자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수급 횟수 감액 비율 예시 (본래 6만원)
1~2회 감액 없음 6만원
3회 10% 감액 5만 4000원
4회 25% 감액 4만 5000원
5회 40% 감액 3만 6000원
6회 이상 50% 감액 3만원
사업주에 대한 규제도 강화됐다. 2025년부터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 개정되어, 단기 근속자가 많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주가 부담하는 실업급여 보험료를 최대 40%까지 추가 부과할 수 있다. 추가 부과 대상은 최근 2년간 이직한 실업급여 수급자 중 단기 근로 근로자 비율이 높고, 해당 사업장에서 납부한 보험료에 비해 지급된 구직급여액 비율이 높은 사업장이다. 기업은 고용안정을 위한 노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2025년 실업급여 제도 변화 핵심
  • 하한액 인상: 하루 6만 4192원 (월 약 192만 5760원), 전년 대비 1.7% 인상
  • 상한액 동결: 하루 6만 6000원 유지
  • 반복 수급자 감액: 5년간 3회 이상 수급 시 3회째부터 10~50% 단계적 감액
  • 수급 대기기간 연장: 최장 4주까지 가능
  • 사업주 보험료 추가 부과: 단기 근속자 많은 사업장 최대 40% 추가
  • 재정 건전성 강화: 실업급여 남용 방지 및 구직 활동 촉진

7. 구인배율 0.43 추락, 일자리 구하기 더 어려워져

고용시장 경색은 구인배율 급락으로도 확인된다. 고용24 기준 4월 신규 구인 인원은 16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 4000명 감소했고, 신규 구직 인원은 38만 6000명으로 1만 6000명 증가했다. 구직자 1명당 구인 인원을 의미하는 구인배율은 0.43으로, 전년 동월의 0.59 대비 크게 낮아졌다. 일자리를 구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고용24 구인·구직 통계가 전체 노동력 수급 상황을 완전히 설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업종별 구인 감소 추세는 뚜렷하다. 제조업에서 2만 7000명, 보건복지 5000명, 도소매업과 건설업에서 각각 약 4000명 정도 구인이 감소했다. 기업들이 추가 충원을 줄이거나 충원 계획 자체를 철회하고 있다는 증거다. 구인이 충족되었거나 애초에 채용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다.
지표 2024년 4월 2025년 4월 증감
신규 구인 인원 21만 9000명 16만 5000명 -5만 4000명
신규 구직 인원 37만명 38만 6000명 +1만 6000명
구인배율 0.59 0.43 -0.16
2025년 상반기 인력부족률도 하락했다. 4월 1일 기준 부족인원은 46만 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만 2000명(-10.0%) 감소했고, 인력부족률은 2.5%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9만 7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6만명), 도매 및 소매업(5만 7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4만 7000명) 순으로 인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부족 인원 자체가 줄었다는 것은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고 있다는 의미다. 인력부족률이 높은 직종은 운수 및 창고업(4.5%), 숙박 및 음식점업(3.6%),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3.3%), 정보통신업(3.2%) 순이었다. 직종별로는 경영·행정·사무직(6만 5000명), 영업·판매직(5만 1000명), 음식 서비스직(4만 6000명), 운전·운송직(3만 8000명) 순으로 부족했다. 특정 직종에 집중된 인력난과 전반적인 고용 위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8. 전문가 진단,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시급"

전문가들은 한국 고용시장의 위기가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한다. KDI는 "매칭효율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여 노동시장 참여 유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여력을 확보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는 한편 산업수요에 부합하는 인적자원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교육 체계를 점진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업급여 지급액이 늘었다는 건 좋은 직장에 있었던 분이 실업급여로 가기 때문"이라며 "새로 생기는 일자리들은 그것만큼 괜찮지 않은 일자리들이 새로 생기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저임금 일자리만 늘어나는 일자리의 질적 하락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청년들이 이런 일자리를 기피하면서 '쉬었음'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실업급여 지급액 증가는 좋은 직장에 있었던 분이 실업급여로 가기 때문이다. 새로 생기는 일자리들은 그것만큼 괜찮지 않은 일자리들이다. 숫자와 금액 둘 사이의 괴리에서 생기는 문제다." -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수 부진과 경기 침체로 사업주들이 느끼는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내국인 채용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미숙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도 "청년층 고용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청년들이 일할 만한 제조·건설업 취업자 감소 추세도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와 실제로 생기는 일자리 사이의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KDI는 장기 비구직자의 노동시장 복귀를 위한 지원 체계의 보다 면밀한 설계를 위해 '쉬었음' 인구의 증가에 대한 추가적인 심층 분석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실업률 수치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 이탈자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층마저 노동시장을 이탈하면 국가 경쟁력에 치명적이다.

9. 2026년 전망, 고용 위기 장기화 우려

한국 고용시장의 위기는 2026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KDI는 "취업자 수는 내수 회복세에 따라 고용 여건도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인구구조 변화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는 금년(17만명)보다 축소된 15만명 정도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청년층 고용 기반이 무너진 상황에서 고용시장 회복은 더딜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본격화와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따른 대미 투자 확대는 국내 제조업 기반을 더욱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대기업 중심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되면 지역경제와 중소기업 고용에 연쇄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내수 부진도 계속되면서 대중 수출에 의존하는 제조업체들의 고용 위축도 불가피하다. 건설업은 미분양 주택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회복이 어렵다는 전망이다.
2026년 고용시장 전망
  • 취업자 증가 폭 축소: 2025년 17만명 → 2026년 15만명 예상 (KDI)
  • 제조업·건설업 부진 지속: 구조적 위기 장기화
  • 청년층 고용 기반 붕괴: '쉬었음' 인구 추가 증가 우려
  • 트럼프 관세 정책 본격화: 제조업 해외 이전 가속화
  • 대미 투자 확대 역효과: 국내 설비투자 위축, 지역경제 타격
  •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양질의 일자리 vs 저임금 일자리 양극화
  • 실업급여 재정 부담 가중: 반복 수급 감액 정책 실효성 의문
정부의 실업급여 반복 수급 감액 정책이 실효성을 거둘지도 의문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단기 근속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근로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업주 고용보험료 추가 부과도 영세 중소기업에는 추가 부담으로 작용해 오히려 고용을 더 줄이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근본적으로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 구조조정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 고용시장은 제조업·건설업 동반 추락, 청년층 이탈 가속화,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실업급여 11조원 시대는 단순히 재정 부담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기를 상징하는 지표다. 2026년 고용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지, 아니면 위기가 더 깊어질지는 정부의 정책 대응과 기업의 투자 의지, 그리고 글로벌 경제 상황에 달려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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