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 자각도 급락, 자산시장 불확실성에 '심리적 안전지대' 사라져
2026년 1월 4일
핵심 요약
- 12월 소비자심리지수 109.9…전월 대비 2.5p 하락, 계엄 이후 최대 낙폭
- 원/달러 환율 1,400원대 '뉴노멀'…구조적 달러 수요 증가로 고환율 고착화
- 한국 부자 '자각도' 34.3%로 급락…100억원 이상 보유자도 4분의 1은 "난 부자 아냐"
-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 1.6~1.8%…저성장 뉴노멀 시대 진입
- 전문가 "심리 위축이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 경계해야"
소비심리, 계엄 이후 최대 낙폭…'경기 한파' 체감
연말 고환율 리스크와 글로벌 금융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심리적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계층마저 흔들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전월(112.4) 대비 2.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비상계엄이 있던 2024년 12월(-12.3포인트) 이후 1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특히 경기 관련 지표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현재경기판단CSI는 89로 전월보다 7포인트 떨어졌고, 향후경기전망CSI도 96으로 6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은행 이혜영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농축수산물·석유류 등 생활 밀접 품목의 가격 상승 폭 확대로 체감 경기가 저하됐다"며 "환율 변동성 확대와 AI 산업 재평가 가능성 등 대외 환경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고 분석했다.12월 소비자동향지수 주요 변화
| 지표 | 12월 | 전월 대비 |
|---|---|---|
| 소비자심리지수(CCSI) | 109.9 | ▼2.5p |
| 현재경기판단 | 89 | ▼7p |
| 향후경기전망 | 96 | ▼6p |
| 물가수준전망 | 148 | ▲2p |
| 주택가격전망 | 121 | ▲2p |
'1400원 뉴노멀'…고환율 고착화의 구조적 원인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2025년 11월 월평균 환율은 1,460.44원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글로벌 IB들은 2026년에도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복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뉴노멀'은 1,400원이라는 것이 시장의 공감대다. 고환율의 구조적 원인은 복합적이다. 먼저 '킹달러'가 상수로 자리 잡았다. 미국 경제가 3%대 성장을 구가하는 한 미 연준(Fed)의 금리 인하는 매우 더디게 진행될 것이다. 반면 한국은 저성장으로 금리를 낮춰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는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를 지지하는 강력한 펀더멘털이다.
"이제 고환율 문제는 금융시장의 스쳐 가는 일시적인 변수가 아니다. 대내외 경제 구조의 변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상수'로 받아들여야 한다. 환율이 내려가길 기대하기보다, 이 상수 위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체질로 전환할 시점이다."
—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무역수지의 질적 악화도 문제다. 과거에는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호조를 보여 달러가 유입되고, 다시 환율이 내리는 자정 작용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출 대금은 해외에 머물고, '서학개미'들의 해외 주식 투자로 달러 유출은 가속화된다. 수출 기업들조차 1,400원대 환율에서 달러를 팔지 않는다.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고환율 고착화의 구조적 요인
- 킹달러 지속 - 미국 경제 3%대 성장, 연준 금리 인하 속도 조절
- 한미 금리 역전 - 미국 3.75~4.00% vs 한국 2.5%, 최대 1.5%p 격차
- 구조적 달러 유출 - 서학개미 해외투자 확대, 수출대금 해외 체류
- 대미 투자 증가 - 한미 관세협상 조건 연 200억 달러 대미 투자
- 유동성 환경 변화 - 국내 자금의 해외 자산 이동 경로 확대
'심리적 안전지대' 사라졌다…부유층도 불안
주목할 점은 자산을 많이 보유한 상위 계층마저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KB금융그룹의 '2025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자신을 부자라고 인식하는 비율, 즉 '부자 자각도'가 2025년 34.3%로 전년 대비 크게 낮아졌다. 총자산 100억 원 이상 보유자 중에서도 약 4분의 1은 스스로를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과 자산 가격 변동성이 커진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 2025년 한국 부자 수 증가율은 3.2%로, 과거 10년 평균 증가율인 7.3%를 크게 밑돌았다. 부자 수는 여전히 늘고 있지만, 증가 속도는 완만해지는 추세다. 부동산 자산 비중도 2011년 58.1%에서 2025년 54.8%로 감소했다.한국 부자의 자산 구조 변화 (2011년 → 2025년)
| 항목 | 2011년 | 2025년 | 변화 |
|---|---|---|---|
| 부동산 자산 비중 | 58.1% | 54.8% | ▼3.3%p |
| 금융자산 비중 | 36.9% | 37.1% | ▲0.2%p |
| 부의 원천 1위 | 부동산투자(45.8%) | 사업소득(34.5%) | 변화 |
| 실물투자(금·예술품) 관심 | 2.0% | 15.5% | ▲13.5%p |
2026년 글로벌 경제 3대 리스크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026년 세계경제 전망의 키워드를 '완충된 둔화, 비대칭의 시대(Buffered Slowdown amid an Asymmetric World)'로 제시했다. 세계경제는 2025년과 동일한 3.0%(PPP 환율 기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세 가지 핵심 리스크 요인이 존재한다.2026년 세계경제 3대 리스크
1. 정책 불확실성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위법 여부 논란, 물가 상승에 따른 지지율 하락 등이 정책 추진을 제약. 미국 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이미 4분기 성장률 0.2%p 이상 하락
2. AI 투자 쏠림과 버블 우려
AI 버블 가능성에 대한 경고와 함께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 강화. 기술산업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파급효과 우려
3. 지정학적 불안
중동 분쟁 확산 시 국제유가 배럴당 130달러 급등 가능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중 패권 경쟁 지속
심리 위축, 실물경제로 전이되나
경제학에서 '심리'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실물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변수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가계 지출이 줄고, 이는 기업 매출 감소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소매유통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6년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은 0.6%에 그칠 전망이다.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2026년 유통시장 위축 요인 (업계 설문)
| 소비심리 위축 | 67.9% |
| 고물가 | 46.5% |
| 시장경쟁 심화 | 34.0% |
| 가계부채 부담 | 25.8% |
전문가 진단: "체질 개선만이 근본 해법"
전문가들은 환율 수준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구조적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1,400원이라는 숫자를 지키기 위해 무리수를 두기보다, 고환율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기업들의 환헤지 지원과 에너지 수입 다변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율은 한 나라 경제의 성적표다. 성적표를 고친다고 실력이 늘지 않는다. 지금은 국민연금 곳간을 헐어 환율을 막을 때가 아니라, 한국 경제가 왜 달러 대비 약한지 뼈아픈 자성을 하고 구조개혁에 나설 때다. 제2의 IMF 위기는 외환보유액 부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정책 신뢰 상실'과 '경제 펀더멘털 붕괴'에서 온다."
—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우리은행은 최근 '2026년 환율 전망 세미나'에서 "해외 투자 확대로 인한 구조적인 달러 수요 증가가 환율 하락을 제약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환율이 하락할 때마다 투자 수요가 유입되어 달러 매수세를 형성하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2026년 전망: 상반기 버티기, 하반기 분기점
삼일PwC는 2026년을 '상반기 성장세 강화 → 하반기 둔화'의 흐름으로 예상했다. 소비 중심의 내수 회복세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정부의 재정 확대가 경기 하방을 완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출 회복이 일부 업종에 편중되고, 가계 지출 여력 개선이 더딘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성장률 증가는 무리라는 분석이다.2026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 기관 | 전망치 |
|---|---|
| 씨티은행 | 2.2% |
| 골드만삭스 | 2.2% |
| OECD | 2.2% |
| 노무라증권 | 1.9% |
| IMF | 1.8% |
| KDI | 1.8% |
| 바클리스 | 1.7% |
2025~2026년 경제 심리 변화 타임라인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소비자심리지수 12.3p 급락
2025년 11월
원/달러 월평균 환율 1,460원…1998년 3월 이후 최고
2025년 11월
관세협상 타결로 소비심리 2.6p 반등
2025년 12월
고환율·고물가로 소비심리 2.5p 재하락 (계엄 이후 최대)
2026년 전망
경제성장률 1.6~2.2% 전망…저성장 뉴노멀 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