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 기사의 이해 돕고자 AI생성>
한끼 40만원 파인다이닝, 50만원 케이크…월급 300만원 시대의 '두 얼굴'
순자산 지니계수 0.625 '역대 최고'...상위 10%가 자산 46% 독점, 소득 5분위 배율 5.78배로 악화20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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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포인트
- 50만원 초과 파인다이닝 비중 2021년 27%에서 2025년 54%로 급등, 초고가 소비 폭발 - 직장인 평균 연봉 4,500만원이지만, 45%가 연봉 3,000만원 이하(월 실수령 225만원 이하) - 직장인 71%가 연봉 5,000만원 미달...억대 연봉은 6.7%뿐, 5억 초과는 0.1% - 순자산 지니계수 0.625 역대 최고...상위 10%가 전체 순자산의 46.1% 독점 - 소득 5분위 자산 13.4억 vs 1분위 1.6억, 격차 8.4배...전년(7.3배)보다 확대 |
서울 강남의 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코스 요리 가격은 1인당 40만원. 와인 페어링을 추가하면 70만원을 훌쩍 넘긴다. 예약은 두 달 전에 마감됐다. 크리스마스 시즌, 신라호텔은 50만원짜리 트러플 케이크를 내놓았다. 하루 3개 한정. 역시 조기 완판이다.
같은 시각, 서울 외곽의 한 원룸에서 20대 직장인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저녁을 때운다. 월급은 세전 250만원. 월세와 공과금, 교통비를 빼면 식비로 쓸 수 있는 돈은 하루 만원 남짓. 40만원짜리 식사는 그에게 월급의 6분의 1이고, 50만원짜리 케이크는 월 생활비 전부다. 같은 나라, 같은 도시, 같은 시대를 살고 있지만, 이 두 사람이 경험하는 대한민국은 전혀 다른 나라다.
50만원 케이크는 완판, 50만원이 월 생활비인 사람도 있다
초고가 소비 시장은 해마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신라호텔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최고가는 2023년 30만원, 2024년 40만원, 2025년 50만원으로 매년 10만원씩 올랐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35만원), 워커힐(38만원), 포시즌스(30만원)까지 특급호텔들의 '케이크 전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 초고가 제품들이 매번 조기 품절된다는 사실이다. 수요가 있다는 뜻이다.
파인다이닝 시장도 마찬가지다. 헤럴드경제가 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 미쉐린 레스토랑 중 1인당 50만원을 초과하는 곳의 비중이 2021년 27%에서 2025년 54%로 급등했다. 반면 30만원 이하 레스토랑 비중은 46%에서 19%로 급감했다. 파인다이닝에 매달 40만~300만원을 지출한다는 30대 직장인이 등장하고, 11만원 망고빙수를 먹기 위해 호텔 로비에 줄을 서는 풍경이 일상이 된 시대. 온라인에서는 이런 반응이 나왔다. "케이크 하나가 월세 수준이다."
| 초고가 소비 시장의 팽창 | ||
| 항목 | 가격 | 비고 |
| 신라호텔 트러플 케이크 | 50만원 | 하루 3개 한정, 매년 조기 완판 |
| 워커힐 케이크 | 38만원 | 사전 예약 경쟁 |
| 파인다이닝 코스 (1인) | 30~50만원+ | 50만원 초과 비중 54% (2025) |
| 호텔 망고빙수 | 11만원 | 여름마다 긴 대기줄 |
평균 월급 375만원의 함정...절반은 300만원도 못 번다
그렇다면 이런 소비를 누가 하는 것일까. 그리고 나머지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2024년 국세청 근로소득 신고 자료에 따르면, 직장인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은 약 4,500만원, 월 375만원이다. 겉으로 보면 '월 400만원 시대'에 근접한 듯하다.
하지만 이 숫자는 소수의 초고소득자가 평균을 끌어올린 결과다. 중위 연봉은 약 3,400만원, 월 283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 '중위'라는 것도 결국 가운데 값일 뿐, 실제 구간별 분포를 들여다보면 현실은 더 가혹하다.
| 국세청 근로소득 연말정산 - 총급여 구간별 인구 분포 (2023년 귀속) | |||
| 총급여 구간 | 인원 | 비율 | 월 실수령액 환산 |
| 3,000만원 이하 | 945.2만명 | 45.3% | 약 225만원 이하 |
| 3,000~5,000만원 | 540.3만명 | 25.9% | 약 225~350만원 |
| 5,000만원~1억원 | 460.4만명 | 22.1% | 약 350~600만원 |
| 1억~5억원 | 137.2만명 | 6.6% | 약 600만원 이상 |
| 5억원 초과 | 2.1만명 | 0.1% | 초고소득층 |
| 총 신고 인원 2,085만명 / 평균 총급여 4,332만원 / 억대 연봉자 139.3만명(6.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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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10명 중 실제 소득 분포
10명 중 4.5명 : 연봉 3,000만원 이하 (월 실수령 225만원 이하) 10명 중 2.6명 : 연봉 3,000~5,000만원 (월 실수령 225~350만원) 10명 중 2.2명 : 연봉 5,000만원~1억원 (월 실수령 350~600만원) 10명 중 0.7명 : 연봉 1억원 초과 (상위 6.7%) 즉, 직장인 71%가 연봉 5,000만원(월 350만원) 이하이며 거의 절반(45%)이 연봉 3,000만원(월 225만원) 이하다. |
국세청 데이터가 보여주는 현실은 더욱 냉혹하다. 2023년 귀속 근로소득 연말정산 기준, 총 2,085만 근로소득자 중 연봉 3,000만원 이하가 945만명으로 전체의 45.3%를 차지했다. 이들의 월 실수령액은 세금과 4대 보험을 제하면 약 225만원 이하다. 연봉 3,000~5,000만원 구간까지 합치면 71.2%, 즉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연봉 5,000만원을 넘지 못한다. 월 실수령액으로 환산하면 약 350만원 이하다. '평균 월급 375만원'이라는 숫자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이 전체의 7할이 넘는 셈이다.
반면 연봉 1억원을 초과하는 '억대 연봉자'는 139만명으로 전체의 6.7%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5억원을 넘기는 초고소득자는 단 2만 1,000명, 0.1%다. 통합소득 기준으로는 상위 10%의 연평균 소득이 1억 5,180만원인 반면, 하위 10%는 650만원에 그친다. 약 23배 차이다. '평균 월급 300만원'이라는 표현조차 전체의 절반에게는 닿을 수 없는 숫자인 것이다.
| '평균'과 '현실'의 괴리 | |
| 지표 | 금액 |
| 평균 연봉 (2024 국세청) | 약 4,500만원 (월 375만원) |
| 중위 연봉 | 약 3,400만원 (월 283만원) |
|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 (2026) | 256만원 |
| 생계급여 선정기준 (1인, 2026) | 82만원 |
| 파인다이닝 1회 비용 | 30~50만원 (월급의 1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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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금액, 다른 세계
50만원 = 신라호텔 트러플 케이크 1개 50만원 = 생계급여 수급자 6개월치 식비 40만원 = 파인다이닝 코스 1인 1회 40만원 = 중위소득 직장인 한 달 식비 전체 |
숫자가 말하는 양극화..."역대 최악" 자산 불평등
체감만의 문제가 아니다. 숫자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2025년 12월 발표된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한국 가구의 순자산 지니계수는 0.625로 2012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을 의미한다. 0.625는 자산 불평등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상위 10%가 전체 순자산의 46.1%를 차지했다. 순자산 상위 20%(5분위)의 평균 자산은 17억 4,590만원으로, 하위 20%(1분위)의 3,890만원과 비교하면 44.9배 차이가 난다. 전년(42.1배)보다 더 벌어졌다. 소득 기준으로도 5분위 가구 평균 소득(1억 7,338만원)은 1분위(1,552만원)의 11.2배에 달한다. 소득 지니계수 역시 0.325로 상승하고, 5분위 배율은 5.78배로 악화했다. 3년 만에 분배 지표가 되레 나빠진 것이다.
|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 양극화 핵심 지표 | ||
| 지표 | 수치 | 의미 |
| 순자산 지니계수 | 0.625 | 2012년 이래 역대 최고 |
| 상위 10% 순자산 점유율 | 46.1% | 10명 중 1명이 절반 가까이 소유 |
| 순자산 5분위/1분위 배율 | 44.9배 | 전년 42.1배에서 확대 |
| 소득 지니계수 | 0.325 | 3년 만에 악화 전환 |
| 소득 5분위 배율 | 5.78배 | 상위 20%가 하위 20%보다 5.78배 |
| 상대적 빈곤율 | 15.3% | OECD 평균(11.7%)보다 높음 |
부동산이 만든 '넘을 수 없는 벽'
양극화의 핵심 동력은 부동산이다. 서울 가구당 평균 자산은 8억 3,649만원으로, 전국 평균(5억 6,678만원)보다 48% 많다. 10억원 이상 자산가 비중은 11.8%까지 늘었고, 가구 절반 이상은 순자산 3억원 미만에 머물고 있다. 부동산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의 격차가 소득으로는 좁힐 수 없는 수준으로 벌어진 것이다.
경향신문이 한국 사회의 불평등 관련 33개 지표를 분석한 결과, 19개 지표가 부정적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특히 자산 불평등 관련 지표는 전부 악화 방향이었고, 코로나19 이후에는 대부분의 지표가 부정적으로 전환됐다.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득이 아닌 자산 격차가 늘 크게 잡히고, 여기에 수도권 집중이라는 지역 문제가 결합해 있다"고 진단했다.
| 소득 분위별 자산-소득 격차 (2025 가계금융복지조사) | ||
| 구분 | 상위 20% (5분위) | 하위 20% (1분위) |
| 평균 자산 | 13억 3,651만원 | 1억 5,913만원 |
| 평균 소득 | 1억 7,338만원 | 1,552만원 |
| 격차 | 자산 8.4배 / 소득 11.2배 | |
| 순자산 격차 (5분위 기준) | 17억 4,590만원 | 3,890만원 (44.9배 차이) |
'스몰 럭셔리'라는 이름의 자기 위안
흥미로운 것은, 양극화 속에서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 소비가 폭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집이나 차를 살 수 없는 2030 세대가 대신 선택하는 것이 호텔 디저트, 파인다이닝, 명품 향수 같은 '손에 잡히는 사치'다. 한끼에 30만원을 쓰는 것이 비합리적으로 보이지만, 30억원짜리 아파트를 영원히 살 수 없다는 절망 앞에서 "오늘 하루만이라도 특별하게"라는 심리가 작동한다.
이것은 소비의 양극화인 동시에, 희망의 양극화이기도 하다. 상위층에게 50만원 케이크는 '취향의 표현'이지만, 그것을 무리해서 사는 청년에게는 '유일하게 접근 가능한 상류 경험'이다. 국민 81.5%가 "경제-소득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응답하고, 56.6%가 "대한민국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현실. '계층 이동 사다리'가 점점 좁아지고 가팔라지면서, 사람들은 사다리 오르기를 포기하고 그 자리에서 잠깐의 위안을 찾고 있다.
| "한국에서 불평등을 인식할 때는 소득보다 자산 효과가 더 크다. 돈을 모아서 집을 살 수 없는 시대에 체감하는 불평등 완화 정도에 한계가 있다." - 정인관 교수 (주간경향 인터뷰) |
우리는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가
한쪽에서는 50만원짜리 케이크가 '달콤한 트로피'로 소비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노후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90%를 넘는다. 은퇴 가구 중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응답은 55.6%다. 하위 20% 가구의 근로소득은 오히려 줄었다. 2019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사회를 지탱하는 중산층의 경계는 점점 모호해지고, 부는 부동산을 매개로 대물림되며, 출발선의 격차가 결승선의 격차로 이어지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처음으로 시도한 '다차원적 불평등 지수' 연구는 소득과 자산을 동시에 들여다봤을 때 '양극화 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결론지었다. 소득도 적고 자산도 적은 사람과, 소득도 높고 자산도 많은 사람의 비중이 양 극단에 몰려 있다. 교육 기회도 경제적 배경에 따라 갈리고 있다. 소득 상위 20% 가구의 자녀가 상위 50개 대학에 진학할 확률이 높아지는 추세가 확인됐다. 저소득일수록, 읍면지역일수록, 1인 가구일수록 건강 상태도 나쁘다. 돈이 교육을 결정하고, 교육이 소득을 결정하고, 소득이 건강을 결정하는 불평등의 순환 고리가 점점 더 단단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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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불평등 경고 신호
- 33개 불평등 지표 중 19개가 부정적 추세 (경향신문 분석) - 국민 81.5%가 "경제-소득 양극화 심각" 인식 (2022 연세대 조사) - 노후 준비 "잘 되어 있다" 응답 9.6%에 불과 -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건강수명 차이: 8.4세 - 상대적 빈곤율 15.3%, OECD 평균(11.7%) 크게 상회 |
40만원짜리 한끼와 4,000원짜리 편의점 도시락 사이, 50만원짜리 케이크와 50만원이 한 달 생활비 전부인 삶 사이. 이 간극은 단순히 '취향의 차이'가 아니라 구조적 불평등의 단면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두 개의 나라'로 갈라지고 있다.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이 간극은 좁혀지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2026년 대한민국의 가장 솔직한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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