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
세금 앞에 꺾였다... 강남3구·용산 아파트값, 100주 만에 일제히 '마이너스' 전환
한국부동산원 2월 4주차 조사 | 강남 -0.06%, 송파 -0.03%, 서초 -0.02%, 용산 -0.01%... 이재명 대통령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압박에 급매물 쏟아져
핵심포인트
- 강남구 -0.06%, 송파구 -0.03%, 서초구 -0.02%, 용산구 -0.01% 일제히 하락
- 강남·서초는 100주, 용산 101주, 송파 47주 만의 첫 마이너스 전환
-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앞두고 다주택자 급매물 쏟아져
- 서울 아파트 매물 7만건 돌파, 1월 대비 20.6% 증가
- 서울 전체는 0.11% 상승 유지, 4주 연속 상승폭 둔화
|
1. 100주 만의 마이너스... 강남3구·용산 일제히 꺾이다
서울 부동산 시장을 이끌어온 '빅4'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아파트값이 약 2년 만에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넷째 주(2월 2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구는 -0.06%, 송파구 -0.03%, 서초구 -0.02%, 용산구 -0.01%를 기록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였다.
주간 아파트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강남·서초구의 경우 100주(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용산구는 101주(2024년 3월 첫째 주 이후), 송파구는 47주(2025년 3월 넷째 주 이후) 만에 처음이다. 약 2년간 쉼 없이 달려온 강남권 상승세가 마침내 꺾인 것이다.
|
강남3구·용산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 (2월 4주차)
|
| 지역 |
이번 주 |
직전 주 |
마지막 하락 시점 |
| 강남구 |
-0.06% |
+0.01% |
2024년 3월 (100주 만) |
| 서초구 |
-0.02% |
+0.05% |
2024년 3월 (100주 만) |
| 송파구 |
-0.03% |
+0.02% |
2025년 3월 (47주 만) |
| 용산구 |
-0.01% |
+0.08% |
2024년 3월 (101주 만) |
| 서울 전체 |
+0.11% |
+0.15% |
4주 연속 상승폭 둔화 |
한국부동산원은 "일부 단지에서 하락 매물 거래가 체결되는 등 지역별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선호도 높은 대단지 및 역세권 단지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강남구는 대치·청담동 주요 단지 위주로, 송파구는 방이·신천동 위주로, 용산구는 한남·이촌동 구축 아파트 위주로 하락했다.
2. '양도세 최고 82.5%' 공포... 다주택자 급매물 쏟아져
강남권 하락의 직접적 원인은 이재명 대통령의 다주택자 세제 정상화 정책이다. 정부는 오는 5월 9일자로 4년간 유예해 온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종료하기로 확정했다. 중과가 재개되면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가,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가산된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최고 세율이 82.5%에 달한다.
이 대통령은 1월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유예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언한 이후 연일 SNS를 통해 강경한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 "재연장 법 개정을 기대했다면 오산", "4년 전부터 매년 종료 예정됐던 것인데 대비 안 한 다주택자 책임 아니냐",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 같은 대통령의 연일 압박이 고가 주택 밀집 지역부터 심리적 위축을 불러온 것으로 분석된다.
|
이재명 정부 부동산 압박 타임라인
|
| 1월 23일 |
신년 기자회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 전혀 고려 안 해" |
| 1월 25일 |
SNS "재연장 기대했다면 오산... 5월 9일 종료는 이미 정해진 것" |
| 1월 27일 |
국무회의 "부동산 거품은 성장 잠재력 훼손, 반드시 바로잡겠다" |
| 2월 3일 |
국무회의,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 (중과 유예 5월 9일 종료 확정) |
| 2월 4일 |
SNS "4년 전부터 매년 종료 예정... 대비 안 한 다주택자 책임" |
| 2월 26일 |
한국부동산원, 강남3구·용산 2년 만에 하락 전환 발표 |
실제로 시장에서는 급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 784건으로, 이 대통령이 유예 종료를 밝힌 1월 23일(5만 6,219건) 대비 20.6%나 늘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는 2월 4일 36억 7,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된 이후, 불과 3주 만에 34억원 급매로 나왔다. 압구정동 신현대 전용 183㎡는 지난해 12월 128억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동일 면적이 98억원에 매물로 등장해 30억원이 빠졌다.
3. 강남만 빠지고 나머지는 올랐다... 양극화 속 온도차
강남권이 하락한 반면, 서울의 나머지 21개 자치구는 모두 상승했다. 강서구(0.23%), 종로구(0.21%), 동대문구(0.21%), 영등포구(0.21%), 성동구(0.20%), 광진구(0.20%)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마포구(0.19%)와 성동구(0.20%)도 상승을 유지했으나, 4주 연속 오름폭이 줄어드는 추세다.
|
서울 주요 자치구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
|
| 하락 전환 지역 |
상승 상위 지역 |
강남구 -0.06%
송파구 -0.03%
서초구 -0.02%
용산구 -0.01%
|
강서구 +0.23%
종로구 +0.21%
동대문구 +0.21%
영등포구 +0.21%
성동구 +0.20%
광진구 +0.20%
|
경기도에서는 용인시 수지구(0.61%), 구리시(0.39%), 성남시 분당구(0.32%), 하남시(0.31%) 등이 강세를 보였다. 다만 지난주 1년 9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과천시는 이번 주에도 -0.10%를 기록하며 2주 연속 하락했다. 강남권의 하락세가 과천에 이어 서울 전역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4. '5월 9일 데드라인'... 다주택자에 남은 시간은 72일
다주택자에게 남은 시간은 약 72일이다.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금을 입금해야 중과 유예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이후 지역별로 3~6개월의 잔금 납부 기간이 부여된다. 중과가 재개되면 규제지역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은 2~3배로 뛰어오른다. 이 때문에 마음 급해진 다주택자들이 호가를 낮춘 급매물을 내놓으면서 강남권 가격 하락이 현실화된 것이다.
|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세율 비교
|
| 구분 |
유예 기간 (현재) |
5월 9일 이후 |
| 2주택자 |
기본세율 6~45% |
기본세율 + 20%p |
| 3주택 이상 |
기본세율 6~45% |
기본세율 + 30%p |
| 3주택 최고세율 (지방세 포함) |
최대 49.5% |
최대 82.5% |
고가 1주택 보유자들도 움직이고 있다. 6월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개편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뿐 아니라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와 보유세 부담 증가를 우려한 1주택자들도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락 반전이 예상보다 일찍 왔는데, 강남은 시장을 선도하는 지역이어서 다른 지역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5. '변곡점'인가, '일시 조정'인가... 전망은 엇갈려
엇갈리는 전문가 전망
하락 확산론 - "강남은 시장을 선도하는 지역. 하락 반전이 예상보다 일찍 왔으며 다른 지역에도 영향이 있을 것"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
조세 전가 우려론 - "2018년 9.13 대책 이후에도 세금 중과에 따른 가격 조절보다 '조세 전가'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났다. 증세의 결과는 전월세, 매매가를 오히려 밀어 올리는 경향이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
제한적 확산론 - "다주택자 급매가 일부 지역에서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지만, 서울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아직 제한적이다. 공급 부족 기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
|
이번 강남권 하락이 서울 부동산 시장의 본격적인 '변곡점'이 될지, 일시적 조정에 그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서울 전체로 보면 여전히 0.11% 상승을 유지하고 있고, 강남3구와 용산을 제외한 21개 자치구는 모두 올랐다. 다만 이 대통령이 1월 하순 양도세 유예 종료를 선언한 직후인 1월 마지막 주(0.31%)부터 4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방향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확실한 것은 정부의 세금 정책이 시장 심리를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통령의 말처럼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 5월 9일 데드라인이 다가올수록 다주택자들의 선택은 더 빨라질 수밖에 없고, 그 선택이 모여 만드는 흐름이 서울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
"큰 병이 들었을 때 아프고 돈 들지만 수술할 건 수술해야 한다. 잠시 아픔을 견디면 더 건강하고 돈도 더 잘 벌 것이다."
- 이재명 대통령, 1월 25일 SNS
|
박예현 기자
ⓒ 2026 깨알소식.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