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 기사의 이해를 돕고자 AI생성>
5·18 기념일에 '탱크데이'가 웬말 — 스타벅스 폭발한 민심, 정용진의 사과는 왜 무성의로 읽혔나
제46주년 5·18 당일 '탱크데이'+'책상에 탁!' / 텀블러 503ml가 박근혜 수인번호? / 4월 16일 세월호일 '미니 탱크데이' / 손정현 대표 즉시 해임 / 정용진 서면 사과·해외 체류 / 광주 오월단체 면담 거부 / 머그컵 깨고 앱 삭제하는 시민들 / 미 본사도 사과 / 광주 2조9천억 사업 직격탄
핵심 포인트
1. 2026년 5월 18일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스타벅스코리아가 '단테·탱크·나수데이' 프로모션 진행 — '탱크데이' 명칭과 "책상에 탁!" 문구 사용. '탱크'는 1980년 계엄군의 광주 투입을 연상시키고, "책상에 탁!"은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치안본부의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은폐 발표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폭발
2. 우연으로 보기엔 너무 많은 '맞물림': ① 컬러풀 탱크 텀블러 세트 용량 503㎖ → 박근혜 전 대통령 수인번호 503 ② 2026년 4월 16일 '미니 탱크데이' 행사 → 세월호 참사일 ③ '탱크데이'를 5월 18일로 지정 → 일베식 5·18 비하 표현. 김희송 전남대 5·18연구소 교수 "치밀하게 기획된 의도 있다"고 진단
3. 단계별 수정→삭제→사과 도미노: 스타벅스 1차 대응으로 '책상에 탁!' → '작업 중 딱', '탱크데이' → '탱크텀블러데이'로 문구만 교체. 여론 안 가라앉자 전부 삭제 후 사과문 게재. 5월 18일 오후 8시 46분 신세계그룹,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즉시 해임 + 담당 임원 해임. 5월 19일 오전 9시 정용진 회장 명의 서면 대국민 사과문 발표. 미국 스타벅스 본사도 19일(현지시간) 이메일 성명으로 광주 시민들에게 공식 사과
4. '사과 무성의' 논란 점화: 정 회장은 사과 당일 해외 체류 중이었고, 광주 방문은 김수완 이마트그룹 총괄부사장이 대신 — 그러나 5·18기념재단·공법 3단체가 면담을 거부하며 사절단 발길 돌림. 기자회견·공개 일정 없이 서면 배포로 갈음. 신세계 측이 "정 회장이 격노했다"고 해명한 것이 오히려 "본인이 사과할 일을 제3자처럼 격노한 게 물타기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 정진욱 민주당 의원(광주 동남갑) "오너인 정용진이 직접 5·18 유족 앞에 엎드려 사죄하라" 성명
5. 사태 후폭풍 — 이재명 대통령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행태에 분노 / 도덕적·행정적·법적·정치적 책임 마땅" SNS 직격. 5·18재단 강력 유감. 광주광역시교육청 항의 서한. 민형배 민주당 광주특별시장 후보 "美 본사 라이선스 회수해야". SNS에서 머그컵·텀블러 부수는 영상 확산, 앱 삭제·자동 충전 해지·기프티콘 환불 인증 줄이어. 503㎖ 탱크 텀블러 판매 전면 중단. 서울 재즈페스티벌 스타벅스 부스 미운영. 신세계 광주 사업(더 그레이트 광주 2.9조원·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1.3조원)에 직격탄 우려
|
1. 그날, 텀블러 한 장에 두 개의 국가 비극이 겹쳐졌다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 밝은 2026년 5월 18일 오전 10시. 광주 망월동 묘역에서는 국가가 주관하는 기념식이 엄숙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같은 시각, 전국 1,800여 곳의 스타벅스 매장과 공식 앱에는 한 장의 홍보물이 일제히 올라왔다. '단테·탱크·나수데이' 프로모션. 5월 18일을 '탱크데이'로 명명하고, 그 옆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박혀 있었다.
민주주의를 사수하기 위해 시민들이 계엄군에 맞섰던 5·18을 추모하는 바로 그날, 계엄군 탱크를 떠올리게 하는 단어가 행사 이름으로 박힌 것이다.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는 더욱 직접적이었다. 1987년 박종철 열사가 치안본부 남영동 분실에서 물고문을 받다 숨졌을 때, 당시 정권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발표한 그 악명 높은 한 문장 —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 을 정확히 연상시키는 표현이었다. 광주의 비극과 박종철의 죽음, 한국 현대사의 두 개의 국가 비극이 한 장의 텀블러 홍보물에 동시에 호출됐다.
SNS는 곧장 폭발했다. "광주 사람으로서 굉장히 어이없고 황당하다 — 그런 이벤트를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는 것 자체가…"라는 광주 시민의 증언이 방송 인터뷰로 흘러나왔고, 페이스북과 스레드에는 스타벅스 머그컵을 지퍼백에 넣은 뒤 망치로 깨며 "스타벅스 잘 가라"라고 외치는 영상이 줄줄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1차 대응은 문구만 슬그머니 교체하는 것이었다. '책상에 탁!'을 '작업 중 딱!'으로, '탱크데이'를 '탱크텀블러데이'로 바꿨다. 그러나 여론은 한층 더 격앙됐다. 결국 같은 날 스타벅스는 문구를 전부 삭제하고 행사 자체를 중단했으며,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사태 시점별 타임라인
| 시점 |
조치 내용 |
| 5월 15일 |
'버디 위크' 이벤트 시작 / 홍보물에 '5월 18일=탱크데이' 표기 노출 |
| 5월 18일 오전 10시 |
'단테·탱크·나수데이' 프로모션 본격 진행 / "책상에 탁!" 문구 전면 게재 |
| 5월 18일 오후 |
1차 대응 — '책상에 탁!' → '작업 중 딱!' / '탱크데이' → '탱크텀블러데이' 문구만 교체 |
| 5월 18일 저녁 |
홍보물 전면 삭제 / 행사 중단 / 스타벅스 공식 + 손정현 대표 명의 사과문 |
| 5월 18일 20시 46분 |
신세계그룹,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즉시 해임 + 담당 임원 해임 |
| 5월 19일 오전 9시 |
정용진 회장 명의 서면 대국민 사과문 발표 / "모든 책임은 저에게" |
| 5월 19일 오전 10시 |
김수완 이마트 총괄부사장 광주 오월기억저장소 방문 → 면담 20분 전 5·18단체 거부 통보 → 발길 돌림 |
| 5월 19일 (미국 현지) |
미국 스타벅스 본사, 이메일 성명으로 광주 시민에게 공식 사과 |
| 5월 20일 |
503㎖ 탱크 텀블러 판매 전면 중단 / 홈피서도 삭제 / 광주 포함 전국 매장 현장 의견 청취 |
|
2. 우연인가, 치밀한 기획인가 — 텀블러 503㎖에 박힌 의혹
사태가 단순한 '실수'로 정리되지 않은 결정적 이유는 따로 있었다. 누리꾼들이 홍보물 곳곳에 박힌 숫자들을 추적하면서 우연이라기엔 너무 많은 일치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첫째 단서는 텀블러 용량이었다. '컬러풀 탱크 텀블러 세트'의 용량이 503㎖로 표기됐는데, 이는 2017년 3월 3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시 수인번호 '503'과 정확히 일치하는 숫자다. 스타벅스 제품군에서 503㎖는 비교적 드문 용량 구성이라는 지적까지 더해지면서 의혹은 증폭됐다.
두 번째 단서는 한 달 전 행사였다. 스타벅스가 2026년 4월 16일에 진행했던 '미니 탱크데이' 행사가 공교롭게 세월호 참사 12주기와 정확히 같은 날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탱크데이'를 5월 18일로 지정한 것 자체가 일베식 5·18 비하 표현이라는 분석도 잇따랐다. 김희송 전남대 5·18연구소 교수는 20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이벤트의 숫자들은 5·18 폄훼를 위해 치밀하게 기획된 의도가 있다"고 단호하게 진단했다. 신세계그룹은 "고의성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 모든 날짜와 문구, 용량의 일치가 단순한 우연이나 실수일 수가 없다"는 분통이 일제히 터져 나왔다.
이 의혹의 무게는 한 가지 사실 때문에 더 커졌다 — 정용진 회장 본인의 과거 행보였다. 정 회장은 2021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제작한 뮤지컬 '박정희'를 직접 관람했고, 2022년에는 SNS에 '멸공' 해시태그를 반복적으로 게시하며 이른바 '멸공 논란'을 일으켜 이마트·스타벅스 동시 불매운동을 자초한 전력이 있다. 2023년에는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기독교 행사 '빌드업 코리아'에 축하 영상을 보냈고, 2025년에는 같은 행사에 스타벅스 커피를 후원했다. 이런 누적된 행보가 있는 상황에서 그룹 계열사가 5·18 당일에 '탱크데이'를 띄운 것이 단순 실무자 실수로 정리되기 어려운 정치적·역사적 맥락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우연치고는 치밀한' 일치 정황 — 누리꾼·전문가 지적
| 홍보물 요소 |
연상되는 역사적 사건 |
| '탱크데이' 명칭 |
1980년 5·18 광주 계엄군 장갑차 투입 / 일베식 5·18 비하 표현 |
| "책상에 탁!" 문구 |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은폐 발표 |
| 행사 날짜 5월 18일 |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
| 텀블러 용량 503㎖ |
박근혜 전 대통령 수인번호 503 (2017년 3월 서울구치소 수감 당시) |
| '미니 탱크데이' (4월 16일) |
세월호 참사 12주기 / 4·16 추모일 |
| 전문가 진단 |
김희송 전남대 5·18연구소 교수 "5·18 폄훼 위해 치밀하게 기획된 의도 있다" |
|
3. "모든 책임은 저에게" — 그러나 정 회장은 광주에 오지 않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사건 다음 날인 5월 19일 오전 9시, 명의의 서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이었다 — 그룹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이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음을 통감한다"는 표현을 담았다. 후속 대책으로는 ① 사태 발생 경위 및 승인 절차 조사 ② 전 계열사 마케팅 검수 과정 재점검 ③ 전 임직원 대상 역사·윤리 교육을 약속했다. 표면적으로는 '오너 직접 사과 + 대표 해임 + 재발 방지책'이라는 가장 강도 높은 카드가 모두 빠르게 나온 셈이다.
그런데 정작 광주에서는 사과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과문 발표 약 1시간 뒤인 같은 날 오전 10시, 정 회장 본인이 아닌 김수완 이마트그룹 총괄부사장이 광주 서구 쌍촌동의 오월기억저장소를 찾았다. 5·18기념재단 및 공법 3단체와 면담을 시도한 자리였다. 그러나 만남 20분 전, 오월단체 측은 "5·18 폄훼 이벤트 추진 경위 등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사과를 받을 수 없다"고 통보했고, 김 부사장을 포함한 사절단은 그대로 발길을 돌렸다. 정 회장이 직접 광주로 오지 않은 이유는 한 줄로 정리됐다 — "해외 체류 중"이었기 때문이다. 사태가 정점에 달한 그날, 한국에서 가장 사과해야 할 사람이 한국에 없었다.
이때부터 '사과 무성의' 프레임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첫째, 사과는 서면으로만 배포됐고 정 회장의 기자회견이나 공개 일정은 단 하나도 없었다. 둘째, 신세계그룹이 손 대표를 해임하면서 내놓은 해명 — "정 회장이 격노했다" — 가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부었다. 본인이 사과해야 할 사안을 마치 제3자인 양 격노하는 모양새가 책임 회피로 비쳤다는 비판이다. 한 매체는 "정 회장 본인이 사과할 일을 마치 제3자처럼 '격노'하고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해임한 것은 물타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정진욱(동남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성명을 통해 "대표 경질만으로는 부족하다 — 오너인 정용진 회장이 직접 5·18 유족과 5월 단체,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라"고 직격했다.
정 회장의 빠른 사과 자체에도 의심의 시선이 따라붙었다. 업계에서는 이 초고속 대응의 배경으로 ①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의 라이선스 계약 구조에 따른 부담 — 브랜드 가치 훼손 시 계약 해지 가능성 ② 신세계가 광주에서 추진 중인 초대형 사업 두 건 — '더 그레이트 광주'(2조 9,000억 원),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약 1조 3,000억 원) — 의 행정 절차가 하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는 점 ③ 과거 '멸공 논란'에 따른 주가 급락의 학습효과 등을 거론했다. 진심에서 우러난 사과가 아니라, 비즈니스 손실을 막기 위한 임시변통 조치 아니냐는 의심이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다.
정용진 회장 사과 — 왜 '무성의'로 읽혔나
| 비판 지점 |
구체적 정황 |
| 본인 부재 |
사과 당일 해외 체류 / 광주에는 김수완 이마트 총괄부사장 대신 파견 |
| 서면으로 갈음 |
기자회견 없음 / 공개 일정 없음 / 보도자료·이미지로만 배포 |
| '격노' 프레임 |
대표 해임 시 "정 회장 격노" 해명 → 제3자처럼 분노한 듯한 인상 / "물타기" 비판 |
| 오월단체 면담 거부 |
5·18기념재단·공법 3단체, 면담 20분 전 거부 통보 / "추진 경위 파악 안 된 상태에서 사과 불가" |
| 과거 행보의 무게 |
멸공 해시태그 / 가세연 뮤지컬 '박정희' 관람 / 빌드업 코리아 후원 / 사과 진정성 의심 가중 |
| 속도 자체에 대한 의심 |
12시간 만에 대표 해임·다음 날 사과 → 美 본사 라이선스, 광주 2.9조 사업 보호용 아니냐는 분석 |
| 정치권 직격 |
정진욱 민주당 의원 "오너 정용진이 직접 엎드려 사죄하라" / 민형배 후보 "美 본사 라이선스 회수해야" |
|
4. 머그컵을 깨고 앱을 지운다 — 전국 단위 불매 운동의 풍경
SNS의 풍경이 가장 격렬했다. 스타벅스 머그컵을 지퍼백에 넣고 망치로 깨뜨리는 영상, 텀블러를 쓰레기통에 던지는 사진, 매장 앞에서 굿즈를 부수는 인증샷이 페이스북·스레드·X 타임라인을 점령했다. "스타벅스 잘 가라"는 짧은 외침이 일종의 해시태그처럼 번졌다. 디지털 영역의 행동은 더 빠르고 광범위했다 — "스타벅스 앱을 삭제했다", "자동 충전 기능을 해지했다", "기프티콘으로 선물받은 스타벅스 선물도 모두 환불하겠다", "앱을 지우는 것이 가장 빠른 불매 시작" 같은 인증 게시물이 줄을 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스타벅스를 대체할 수 있는 카페 리스트"가 빠르게 공유됐고, "앞으로 소상공인 카페만 이용하겠다"는 다짐도 잇따랐다.
기업 차원의 후폭풍도 명확했다. 5월 20일자로 문제가 된 503㎖ 컬러풀 탱크 텀블러 판매가 전면 중단됐고, 홈페이지·앱에서도 모든 관련 콘텐츠가 삭제됐다. 해당 제품은 2023년부터 중국에서 제작한 제품을 수입해 판매해온 라인업으로 확인됐다. 5월 24~25일 예정됐던 서울 재즈페스티벌의 스타벅스 부스 운영도 취소됐다. 스타벅스 측은 "광주를 포함한 전국 매장을 방문해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부서별 매출 타격 보고가 본사에 누적되고 있다는 업계 전언이 잇따라 나왔다.
이번 불매 움직임의 결이 과거와 다른 지점도 분명하다. 2022년 '멸공' 사태 때의 불매는 정치적 입장 차에 따라 진영이 갈렸지만, 이번 5·18 탱크데이 건은 5·18을 직접 모독하는 표현이 동원됐다는 점에서 진영을 넘어선 광범위한 분노가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최승복 교육감 권한대행 명의로 스타벅스코리아에 정식 항의 서한을 발송했고, 장관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교육감 후보는 "광주의 아픔과 민주주의 역사를 정면으로 모욕한 중대 사안"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단순한 일회성 분노가 아니라 제도권 교육·정치·시민사회 영역 전반에서 동시에 가동되는 다층적 압박이다.
5. 광주 2조 9천억 짜리 사업, 정치 쟁점화, 그리고 美 본사 — 정용진의 진짜 시험대
이번 사태가 가벼이 끝날 수 없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신세계가 광주에서 진행 중인 사업 규모에 있다. 신세계는 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부지에 2조 9,000억 원을 투입하는 '더 그레이트 광주'와, 신세계프라퍼티가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에 약 1조 3,000억 원을 들여 조성하는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는 연면적 41만 7,531㎡로 스타필드 고양(약 36만㎡)을 능가하는 규모다. 두 사업 모두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이며, 2030년 준공을 향하고 있다. 광주민주항쟁을 조롱하는 이벤트가 광주에서의 대형 사업과 동시에 진행됐다는 점에서, 업계는 이를 '자살행위 수준의 마케팅 사고'로 평가하고 있다.

<이미지 : 신세계 홈페이지 중에서>
정치권의 칼날도 점점 가파르게 향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SNS에 "대한민국 공동체와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이런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 —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 행정적, 법적, 정치적 책임이 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같은 날 "5·18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사과는 했나"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는 한 발 더 나아갔다. 그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라이선스를 회수해야 한다"며 한국 사업권 자체를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18재단은 "대기업 마케팅 과정에서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역사 왜곡과 희화화 표현이 발생했다 —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본사의 움직임은 신세계에 가장 현실적인 부담이다. 미국 스타벅스 본사는 19일(현지시간) 이메일 성명을 통해 "광주 시민들과 이번 비극으로 영향을 받은 분들, 그리고 고객과 지역사회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별도 입장을 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신세계와 미국 본사가 일정 지분을 공동 보유하고, 신세계가 라이선스를 받아 운영하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브랜드 가치 훼손'이 계약 해지 가능 귀책사유에 해당할 수 있느냐는 분석까지 제기됐다. 신세계 측은 "브랜드 가치 훼손은 귀책사유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미 본사의 사과 성명 자체가 '신세계와 거리두기'로 읽히는 분위기다.
정리하자면 이번 사태는 한 장의 텀블러 홍보물에서 시작해 ① 5·18 영령과 박종철 열사 유족, 세월호 유족까지 한꺼번에 모욕한 역사 인식의 붕괴 ② 정용진 회장 개인의 누적된 정치적 행보가 만들어낸 신뢰의 누수 ③ 광주에서 추진 중인 4조 원대 사업의 직접 타격 ④ 미국 본사 라이선스 구조의 균열 ⑤ 정치권에서의 본격적인 입법·행정적 책임 추궁이라는 다섯 갈래의 위기가 동시에 작동하는 복합 사건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 회장이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음을 통감한다"고 적은 한 줄짜리 사과문이 진심으로 읽히려면, 서면 그 너머에서 무엇이 더 나오느냐가 관건이다.
"대한민국 공동체와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이런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 행정적, 법적, 정치적 책임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 이재명 대통령 (5월 18일 SNS)
"대표 경질만으로는 부족하다. 오너인 정용진 회장이 직접 5·18 유족과 5월 단체,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라." —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광주 동남갑, 5월 19일 성명)
"스타벅스 탱크데이 이벤트의 숫자들은 5·18 폄훼를 위해 치밀하게 기획된 의도가 있다." — 김희송 전남대 5·18연구소 교수 (5월 20일)
박예현 기자
ⓒ 2026 깨알소식.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