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 기사의 이해를 돕고자 AI생성>
■ 핵심 포인트
- 2024년 고독사 사망자 3924명, 전년 대비 7.2% 증가...사상 최대치 경신
- 남성이 81.7%(3205명)로 여성의 5배 이상, 60대 남성(27.8%)이 가장 많아
- 50~60대 중장년 남성이 전체의 54% 차지...실직, 이혼, 건강 악화가 주요 원인
- 1인 가구 36.1%로 증가, 국민 33%가 사회적 고립 상태
- 정부, 2026년부터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 가동...생애주기별 맞춤 지원 예고
가족과 단절된 채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가 해마다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7일 발표한 '2024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전년(3661명) 대비 263명(7.2%)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성별 격차다. 전체 고독사 사망자 중 남성이 3205명(81.7%)으로 여성(605명, 15.4%)의 5배 이상을 차지했다. 10명 중 8명 이상이 남성인 셈이다.
5060 중장년 남성, 고독사 최대 위험군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1271명(32.4%)으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1197명(30.5%)으로 뒤를 이었다. 40대 509명(13.0%), 70대 497명(12.7%) 순이었다. 성별과 연령을 종합하면 60대 남성(1089명, 27.8%)이 가장 많았고, 50대 남성(1028명, 26.2%)이 두 번째였다.
결국 50~60대 중장년 남성이 전체 고독사의 54%를 차지하며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나타났다.
| 연도 |
고독사 사망자 수 |
전년 대비 증가율 |
| 2021년 |
3,378명 |
- |
| 2022년 |
3,559명 |
+5.4% |
| 2023년 |
3,661명 |
+2.9% |
| 2024년 |
3,924명 |
+7.2% |
왜 중장년 남성인가...실직, 이혼, 건강 악화의 삼중고
전문가들은 중장년 남성의 고독사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보건복지부 노정훈 지역복지과장
"젊은 층은 주로 취업 실패나 실직, 중장년 남성은 이혼이나 사별, 건강상 문제 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장년 남성이 고독사에 취약한 이유는 명확하다. 직장에서 퇴직 압박에 시달리다 실직하면 사회적 관계망이 급격히 단절된다. 여기에 이혼이나 가족 해체가 더해지면 고립은 가속화된다. 문제는 이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타인에게 솔직하게 표현하기 어려워한다는 점이다.
중장년 남성 고독사의 주요 원인
경제적 문제 (39%) - 실직, 사업 실패, 조기 퇴직으로 인한 소득 상실
일자리 문제 (15%) - 재취업 실패, 구직 단념, 불안정한 고용
사회적 관계 단절 (6%) - 이혼, 사별, 가족과의 갈등으로 인한 고립
건강 악화 - 만성질환 방치, 건강관리 미숙, 알코올 의존
실제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대부분 만성질환의 유병률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높게 나타난다. 50대 남성은 건강관리와 가사노동에 익숙하지 못하며, 스트레스를 술이나 담배로 풀면서 건강이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1인 가구 36%, 국민 3명 중 1명은 사회적 고립 상태
고독사 증가의 배경에는 1인 가구의 급증이 있다. 전국 1인 가구 비율은 2023년 35.5%에서 2024년 36.1%로 확대됐다. 국가데이터처의 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국민의 33%가 사회적 고립 상태에 있다고 답했다.
| 구분 |
비율/인원 |
비고 |
| 남성 고독사 |
81.7% (3,205명) |
여성의 5배 이상 |
| 50~60대 남성 |
54.0% (2,117명) |
최대 위험군 |
| 기초생활수급자 |
39.1% (1,462명) |
경제적 취약층 |
| 자살로 인한 고독사 |
14.1% |
20대는 59.5%가 자살 |
복지부는 고독사 증가 원인으로 1인 가구 증가 외에도 디지털 기술 발달로 인한 대면 관계의 질 악화, 단절된 주거 환경, 지역 공동체 의식 약화, 코로나19 이후 배달 노동과 플랫폼 노동 위주의 일자리 구조 변화 등을 꼽았다.
고독사 현장, 임대인과 경비원이 가장 먼저 발견
고독사 현장을 최초로 발견(신고)한 사람은 임대인, 경비원, 건물관리자, 택배기사 등인 경우가 1692명(43.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족(1044명, 26.6%), 이웃 주민(470명, 12.0%), 보건복지 서비스 종사자(301명, 7.7%), 지인(280명, 7.1%) 순이었다.
주목할 점은 최근 5년간 보건복지 서비스 종사자에게 발견된 비중이 1.7%에서 7.7%로 크게 늘어난 반면, 가족이나 지인에게 발견된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가족 관계가 점점 소원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고독사가 많이 발생한 장소는 주택(48.1%), 아파트(21.8%), 원룸과 오피스텔(20.7%) 순으로 대부분 자신이 살던 곳에서 숨을 거뒀다. 지역별로는 경기(894명, 22.8%), 서울(784명, 20.0%), 부산(367명, 9.4%) 순으로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고독사도 많이 발생했다.
정부 대책..."고립 초기 단계부터 선제 개입"
정부는 고독사를 사회적 고립의 마지막 단계로 인식하고, 고립이 시작되는 초기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이다.
■ 정부 주요 대책
1. 사회적 고립 실태조사 (2026년)
- 사회적 고립 위험군의 규모와 주요 특성 파악
- 고독사 예방 및 관리 사업 대상 확대
2.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 가동 (2026년)
- 고독사와 사회적 고립 위험군 조기 발굴
- 상담, 위험군 판정, 사례관리 등 업무 지원
3.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
- 청년: 정서적 지원, 자살 예방 연계
- 5060 중장년: 취업 지원, 사회관계망 형성 프로그램
- 노인: 안부확인, 돌봄 서비스 강화
4. 전국 시범사업 확대
- 2022년 39개 시군구 → 2024년 229개 시군구 전국 확대
보건복지부 박재만 복지행정지원관
"내년부터 사회적 고립 위험군을 조기에 찾고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힘들다고 말할 수 없는" 중장년 남성의 비극
전문가들은 중장년 남성 고독사 문제의 핵심이 '도움 요청의 어려움'에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시복지재단 조사에 따르면 중장년 남성 사회적 고립 가구는 자존심 등의 이유로 서비스 지원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중년 남성은 남성의 성 역할에 대한 기대 때문에 상담을 받거나 정신과 문을 두드리기는커녕 자신의 속내를 주변 사람에게 털어놓기도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고독사 위험 신호
- 최근 실직이나 은퇴 후 사회활동이 급격히 줄어든 경우
- 이혼이나 사별 후 가족, 친구와 연락이 끊긴 경우
- 만성질환이 있으나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경우
- 술이나 담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경우
-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경우
고독사는 개인의 불행에서 끝나지 않는다. 2024년 재단법인 돌봄과미래가 중장년(45~69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본인이 고독사할 가능성이 70%가 넘는다'고 답한 비율이 23.1%에 달했다. 응답자 중 84%가 국가나 사회의 돌봄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경제적 불안정, 사회적 관계망의 약화...고독사는 이 모든 사회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혼자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매년 늘어나는 현실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많은 이들을 고립 속에 방치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냉정한 지표다.
깨알소식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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