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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토종 OTT '왓챠', 서비스 10년 만에 폐업 기로..."매각만이 유일한 생존 카드"
넷플릭스 MAU 1516만 명 '역대 최대' 기록하는 동안, 왓챠는 자본잠식 -875억 원 '존폐 위기'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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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0
국내 1세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꼽히는 '왓챠'가 서비스 10년 만에 폐업 위기를 맞았다. 같은 시기 한국에 상륙한 넷플릭스가 월 15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콘텐츠 공룡으로 성장하는 동안,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왓챠는 '매각' 외에는 사실상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다.
핵심 포인트
- 왓챠, 2025년 8월 기업회생 절차 개시 → 2026년 1월 매각 추진 결정
- 자본총계 -875억 원,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존속 능력 의문'
- 넷플릭스 MAU 1516만 명 vs 왓챠 MAU 약 50만 명...30배 격차
- 매각 성사 여부가 왓챠 생존의 마지막 분수령
회생법원에 매각 추진 신청..."마지막 승부수"
왓챠는 지난 1월 13일 서울회생법원에 '인수합병(M&A) 추진 및 매각 주간사 선정 기준에 대한 허가 신청'을 제출했다. 당초 1월 7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했으나, 투자자와 사측의 논의 끝에 '매각'으로 가닥을 잡고 기한 연장도 함께 요청했다. 매각 성사 여부가 왓챠의 생존을 가를 마지막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왓챠 기업회생 경과
2025년 8월 4일
서울회생법원, 채권자(인라이트벤처스) 신청으로 회생절차 개시 결정
2025년 9월~10월
권리조사기간 진행, 박태훈 대표 관리인 선임
2026년 1월 7일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 (연장 요청)
2026년 1월 13일
M&A 추진 및 매각 주간사 선정 허가 신청 제출
넷플릭스 1516만 vs 왓챠 50만...30배 격차의 비극
2016년 같은 해 한국 시장에 등장한 넷플릭스와 왓챠의 운명은 완전히 갈렸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2025년 12월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516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왓챠의 MAU는 50만 명 안팎으로 추정되며, 넷플릭스와 약 30배 격차가 벌어졌다.
| OTT 서비스 |
MAU (2025.12) |
시장점유율 |
| 넷플릭스 |
1,516만 명 |
33.9% |
| 쿠팡플레이 |
853만 명 |
20.1% |
| 티빙 |
525만 명 |
21.1% |
| 디즈니+ |
239만 명 |
7.7% |
| 웨이브 |
235만 명 |
12.4% |
| 왓챠 |
~50만 명 (추정) |
1.6% |
※ 출처: 와이즈앱·리테일, 모바일인덱스
운명 가른 '성장 전략'...글로벌 vs 국내 집중
두 서비스의 운명을 가른 것은 성장 전략의 차이였다. 넷플릭스는 한국 진출과 동시에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며 글로벌 스케일을 확보했다. '오징어 게임' 등 K-콘텐츠를 앞세워 전 세계 수억 명의 구독자 기반을 구축하고, 막대한 제작비를 분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반면 왓챠는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집중했다. OTT 성장성을 일찍 예측하고 선점에 나섰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한 글로벌 OTT 환경에서 넷플릭스에 국내 안방까지 내주고 급격한 경영 악화를 겪었다.
넷플릭스
글로벌 동시 출시 전략 → 전 세계 스케일 확보 → 제작비 분담 선순환 → 1516만 MAU
왓챠
국내 시장 집중 전략 → 제한된 수익 기반 → 콘텐츠 투자 한계 → 50만 MAU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도...자본잠식 탈출 실패
왓챠는 경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섰다. 직원 수를 2022년 8월 260여 명에서 80~100여 명으로 대폭 줄였고, '이태원 클라쓰' OST를 제작한 자회사 블렌딩 지분을 82억 원에 매각했다. 서울 마포구 왓챠홀(공연장)도 무신사에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확보한 시나리오 등 지식재산권(IP)도 대부분 정리했다.
왓챠 구조조정 현황
직원 수
260명 → 80명
약 70% 감축
블렌딩 매각
82억 원
지분 51%
사무실 규모
5개 층 → 1개 층
80% 축소
이런 노력으로 영업손실을 2023년 221억 원에서 2024년 20억 원으로 90% 가까이 줄였다. 하지만 누적 적자의 상처는 너무 깊었다. 2024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875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고, 결손금은 2587억 원까지 불어났다.
| 구분 |
2022년 |
2023년 |
2024년 |
| 매출 |
734억 원 |
438억 원 |
341억 원 |
| 영업손실 |
-555억 원 |
-221억 원 |
-20억 원 |
| 자본총계 |
- |
-796억 원 |
-875억 원 |
490억 CB 만기 연장 실패...회생절차 불가피
왓챠는 2021년 주요 벤처캐피털과 개인투자자로부터 49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넷플릭스 등 해외 OTT의 공세 속에 콘텐츠 투자를 늘리면서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됐다. 기한 내 CB 투자자와 만기 연장 합의에 실패하면서 채권자인 인라이트벤처스가 회생을 신청,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총부채가 총자산을 795억 원 초과했다. 이런 상황은 기업의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만큼 불확실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왓챠 외부감사인, 2023년 감사보고서
'왓챠피디아' 7억 건 평점 데이터...유일한 희망
왓챠에 남은 유일한 경쟁 자산은 '왓챠피디아'에 축적된 7억 건 이상의 평점 데이터다. 이용자들이 직접 남긴 방대한 콘텐츠 평가 데이터는 콘텐츠 기획과 맞춤형 추천에 매우 유용하며, 넷플릭스 등 다른 OTT가 보유하지 못한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또한 왓챠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보유하고 있다. 영화만 보면 넷플릭스보다 15배 이상 많은 콘텐츠를 서비스한다. 일본·중국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매니아층을 겨냥한 독점 콘텐츠도 강점이다. 다만 이런 자산이 매각 협상에서 얼마나 가치를 인정받을지는 미지수다.
왓챠가 보유한 경쟁 자산
왓챠피디아 평점 데이터
7억 건 이상의 이용자 콘텐츠 평가 데이터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
영화 보유량 넷플릭스의 15배 이상
매니아 콘텐츠
일본·중국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독점 콘텐츠
번번이 무산된 매각...이번엔 다를까
왓챠의 매각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SK텔레콤, 쿠팡, 카카오, 교보문고 등 여러 기업이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특히 LG유플러스와는 2022년 여름부터 약 1년간 인수합병 논의를 진행했으나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왓챠 과거 매각 시도
2022년 8월 SK텔레콤, 쿠팡 인수설 → 무산
2022년 9월 교보문고 인수 추진설 → 부인
2022~2023년 LG유플러스 1년간 협상 → 무산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 추진이 왓챠의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검토한 후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왓챠는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좋좋소' 등 화제작을 배출하며 K-OTT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왓챠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새 주인을 만나 재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기업회생절차와 관계없이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법원의 관리 하에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더욱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조속히 정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왓챠 공식 입장
토종 OTT 위기의 교훈
- 글로벌 OTT와의 '규모의 경쟁'에서 밀린 결과
- 제한된 국내 시장만으로는 수익성 확보 한계
- 티빙·웨이브 합병 논의 등 국내 OTT 구조 재편 가속화 전망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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