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비혼 대란'...한중일대 4개국 혼인율 동반 급락

<이미지 : 기사의 이해 돕고자 AI생성>
국제 / 사회
동아시아 '비혼 대란'...한중일대 4개국 혼인율 동반 급락
중국 610만쌍 역대 최저 · 일본 출생아 70만명 붕괴 · 대만 초고령사회 · 한국 미혼율 96%
핵심 포인트
1) 중국: 2024년 혼인 610만쌍 역대 최저...전문가 "출산율 0.7, 한국보다 낮을 수도"
2) 일본: 연간 인구 90만명 감소, 100만명 돌파 초읽기...20대 남성 40% 데이트 경험 無
3) 대만: 내무부 자료로 '세계 인구증가율 꼴찌' 확정...초고령사회 공식 진입
4) 한국: "중소기업도 취업 안 돼"...20대 미혼율 96%, 경제난이 비혼 직접 원인
동아시아 4개 경제권(한국, 중국, 일본, 대만)에서 결혼 기피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경제적 불안정, 양육비 부담, 가치관 변화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며 이른바 '비혼 대란'이 지역 전체를 휩쓸고 있는 양상이다. 각국 정부가 현금 지원, 결혼 장려 정책 등을 쏟아내고 있지만, 청년층의 인식 변화라는 구조적 문제 앞에서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동아시아 4개국 혼인·출산 현황 비교
| 국가 |
조혼인율(‰) |
2024년 혼인 |
출산율 |
특이사항 |
| 중국 |
4.3‰ |
610만쌍 |
0.7* |
역대 최저, 전년비 20.5%↓ |
| 일본 |
4.0‰ |
약 50만쌍 |
1.15 |
출생아 68.6만명, 역대 최저 |
| 대만 |
4.5‰ |
10.4만쌍 |
0.87 |
초고령사회 공식 진입 |
| 한국 |
4.4‰ |
22.2만쌍 |
0.72 |
2024년 14.8%↑ 반짝 반등 |
* 중국 0.7은 량중탕 추정치. 출처: 각국 통계청, 2024-2025년 기준
중국: 혼인건수 610만쌍, 출산율 한국보다 낮을 수도
중국 민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혼인 등록 건수는 610만 6천쌍으로 전년 대비 20.5% 급감했다. 이는 1986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조혼인율 역시 4.3‰로 1978년 이후 4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혼인 감소의 배경에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다. 결혼적령기(22~40세) 남성이 여성보다 약 3,400만 명 많은 성비 불균형, 평균 월급 1만 위안(약 192만원)에 못 미치는 청년 소득 대비 270만 위안(약 5,200만원)에 달하는 결혼 비용, 그리고 20%를 넘나드는 청년 실업률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중국의 인구학자 량중탕(梁中堂)은
"2024년 중국의 실제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한국(0.72명)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청년층 사이에서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아야 평안을 지킨다(不婚不育保平安)"는 말이 유행하고 있으며, 심지어 "연애를 쫓는 사람은 IQ가 낮다"는 인식까지 퍼지고 있어 비혼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 분석
"중국의 혼인율 급락은 '인구통계학적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다. 청년 실업, 주택가격, 육아비용 등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정부의 결혼 장려 정책은 한계가 있다."
— 중국사회과학원
일본: 연간 인구 100만명 감소 초읽기, 20대 남성 40% '데이트 경험 無'
일본 후생노동성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출생아 수는 68만 6,061명으로 9년 연속 역대 최저를 경신했다. 2025년 상반기에도 출생아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한 33만 9,280명에 그치며 연간 70만 명 붕괴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일본은 매년 약 90만 명씩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조만간 연간 100만 명 감소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혼인율은 1970년 인구 1,000명당 10건에서 2022년 4.1건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2024년 혼인 건수가 2.2% 증가했음에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일본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가사·육아 부담, 남성의 고용 불안정이 결혼 기피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국회 예산위원회에서 "남녀가 만날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며 전통적인 중매 문화인 '오미아이(お見合い)'의 쇠퇴를 언급했다. 데이팅 앱이 중매업을 대체하면서 2023년 중매업체 폐업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격적인 것은 20대 일본인 남성의 40%가 단 한 번도 데이트를 해본 적이 없다는 조사 결과다. 동아시아 청년들이 더 이상 사랑을 찾지 않고 미디어(SNS, 게임, 영상)로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전 세계 인구증가율 '꼴찌' 확정
대만 내정부 자료가 공개되면서
대만이 공식적으로 전 세계 인구증가율 최하위국임이 확정됐다. 2024년 혼인 건수는 12만 3,061쌍으로 2014년(14만 9,513쌍) 대비 18% 감소했고, 2025년에는 10만 4,376쌍으로 더욱 하락했다. 조혼인율은 5.26‰에서 4.5‰로 떨어졌으며, 이혼율(2.28‰)은 한국(1.8‰), 일본(1.5‰)을 앞질러 동아시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더 심각한 것은 출산율이다. 2025년 대만 출생아 수는 10만 7,812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으며, 합계출산율 0.87명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대만은 2026년 1월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06%를 넘어 UN 기준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다.
대만 여성 기혼율 변화 (2013→2023)
• 25~29세 여성: 23.76% → 17.72% (-6.04%p)
• 30~34세 여성: 52.63% → 41.41% (-11.22%p)
한국: 2024년 반짝 반등, 그러나 '취업도 안 되는데 결혼은...'
한국은 동아시아 4개국 중 유일하게 2024년 혼인 건수가 증가한 나라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혼인 건수는 22만 2,000건으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이는 1996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코로나19 기간 미뤄진 결혼의 기저효과, 30대 초반 인구 증가, 신혼부부 청약 우대 정책 등 일시적 요인으로 분석한다. 근본적인 청년층 미혼율은 여전히 심각하다. 202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대 전체 미혼율은 96%(남 97%, 여 93%), 30대 전체 미혼율은 53%(남 62%, 여 44%)에 달한다.
한국 청년들 사이에서는
"눈이 높아서가 아니라, 진짜 중소기업조차 희망해도 취업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취업 자체가 안 되니 결혼은 엄두도 못 낸다는 것이다. 경제적 기반 없이 결혼과 출산을 감당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 비혼·비출산의 직접적 계기가 되고 있다.
| 연령대 |
전체 미혼율 |
남성 |
여성 |
| 20대 |
96% |
97% |
93% |
| 30대 |
53% |
62% |
44% |
| 40대 |
21% |
27% |
15% |
* 출처: 통계청 2025년 미혼율 통계
공통 원인: 경제난·가치관 변화·성별 불평등
동아시아 4개국의 비혼 현상에는 공통된 구조적 원인이 존재한다.
| 원인 |
세부 내용 |
| 경제적 불안정 |
청년 실업률 상승, 비정규직 증가, 주택가격 폭등, 결혼·양육 비용 부담 |
| 가치관 변화 |
"결혼은 선택" 인식 확산, 개인주의 강화, 독신 생활의 질 향상 |
| 성별 불평등 |
여성에게 편중된 가사·육아 부담, 일-가정 양립 어려움, 경력 단절 우려 |
| 만남 기회 감소 |
중매 문화 쇠퇴, 직장 내 만남 감소, 데이팅앱 피로감 |
| 성비 불균형 |
중국 3,400만 남성 과잉, 한국 20~30대 성비 108.8:100 |
동아시아 비혼 트렌드 주요 타임라인
2013
중국 혼인건수 정점 1,346만쌍 기록
2015
일본 합계출산율 1.45로 반등 후 재하락 시작
2016
한국 비혼주의 본격 확산, SNS 통한 인식 변화
2021
대만 혼인율 4.87‰로 역대 최저 (당시)
2022
일본 출생아 80만명 붕괴 (1899년 통계 이래 최초)
2023
한국 역대 최저 혼인건수 19.4만쌍 기록
2024
중국 혼인 610만쌍 역대 최저 / 한국 14.8% 반등
2025~26
대만 초고령사회 진입 / 일본 출생아 67만명대 전망
전망: 정책 한계와 사회 구조 변화 필요성
각국 정부는 출산·결혼 장려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중국은 3세 미만 영유아에게 연 3,600위안(약 70만원) 육아수당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턱없이 적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일본은 '혼활(婚活·결혼활동)'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근본적인 고용 불안정과 성별 분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주택가격 안정,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 양성평등 문화 정착 등 사회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동아시아의 비혼 현상은 단순한 인구 문제를 넘어 경제 성장 둔화, 사회보장 체계 붕괴, 노동력 부족 등 복합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각국 정부의 보다 근본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핵심 시사점: 동아시아 4개국의 동시다발적 비혼 현상은 유교 문화권 특유의 높은 결혼·양육 비용, 가부장적 가족 구조, 치열한 경쟁 사회라는 공통 기반 위에서 발생하고 있다. 단기적 현금 지원보다는 청년 고용 안정, 주거 부담 완화, 양성평등 문화 정착 등 장기적·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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