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 일어나 묵념해주세요"...홍콩 참사 속 MAMA, 추모의 현장으로
주윤발 눈시울 붉히며 희생자 애도...CJ그룹 38억 기부, K팝 스타들 연대의 물결
핵심 요약
- 128명 사망 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 속 2025 MAMA 어워즈 예정대로 개최
- 주윤발, 불참설 깨고 등장...눈물 글썽이며 묵념 시간 이끌어
- 무대 연출 전면 수정: 불꽃 효과 삭제, 검은 리본 착용, 'Pray for HK' 문구
- CJ그룹·MAMA 38억원 기부, 하이브 5억·JYP 3.7억 등 기부 행렬
- 지드래곤 '올해의 가수', 스트레이 키즈 '올해의 앨범' 대상 수상
취소 대신 선택한 '연대'...MAMA의 결단
지난 26일 홍콩 북부 타이포 지역 32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128명이 사망하고 200여 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1948년 이후 77년 만에 최악의 인명 피해로 기록된 이번 화재로 홍콩 전역이 슬픔에 잠겼다.
예정대로 11월 28~29일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열릴 '2025 MAMA 어워즈'의 취소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CJ ENM 측은 긴급 회의에 돌입했고, 홍콩 당국과 깊은 협의 끝에 행사를 진행하되 전면 수정된 방향으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CJ ENM은 "'서포트 홍콩'(Support Hong Kong) 메시지를 더해 함께 슬픔을 나누며 추모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피해자 지원을 위해 기부로 힘을 보태고자 한다"며 "음악이 지닌 치유와 연대의 힘을 믿는다"고 밝혔다.
주윤발의 눈물..."진심으로 위로를 전하고 싶다"
시상식의 백미는 홍콩을 대표하는 배우 저우룬파(주윤발)의 등장이었다. 당초 화재 참사 여파로 주윤발과 양자경 모두 불참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주윤발은 예정대로 관객들 앞에 섰다.
대상 중 하나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주윤발은 무거운 표정으로 "여러분께 작은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며 말을 꺼냈다. "홍콩 화재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마음으로 모두 일어나 묵념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 또 친구를 잃은 분들을 위로한다."
- 주윤발
그의 말에 장내는 암전됐고, 모든 관객이 고개를 숙이고 긴 침묵에 잠겼다. 주윤발은 감정이 북받친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후 그는 '올해의 가수' 부문 트로피를 지드래곤에게 안기며 손을 맞잡았다.
주윤발은 1955년 홍콩에서 태어나 '영웅본색', '첩혈쌍웅', '와호장룡' 등으로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배우다. 팬들 사이에서 '영원한 따거'로 불리는 그의 진심 어린 모습에 현장은 숙연해졌다.
화려함 대신 위로...전면 수정된 무대 연출
'2025 MAMA 어워즈'는 시상식 전반에 걸쳐 애도 분위기를 견지했다. 무대 연출과 출연진 대사 등이 대폭 수정되며 추모와 위로의 뜻을 강조했다.
추모를 위한 무대 연출 변경 사항
- 불기둥, 불꽃 등 불과 관련된 효과 전면 삭제
- 컨페티(색종이 조각), 바람 효과 등으로 대체
- '불'이 포함된 가사 수정
- 출연진 대부분 검은색 리본 착용
- 무대 의상 검은색 계열로 조정
- 레드카펫 행사 취소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일본 아티스트 쿄카의 의상이었다. 쿄카는 자신과 댄서의 옷에 'Pray for HK'(홍콩을 위한 기도)라는 문구를 직접 새겨 넣었다. 원래 준비된 의상이 있었지만 그녀의 뜻을 담아 의상을 변경하고 수공으로 제작한 것이었다.
첫째 날 호스트를 맡은 배우 박보검은 검은 리본을 달고 무대에 올라 묵념한 뒤 "참여하는 모든 아티스트와 스태프들은 책임감 있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준비했다"며 "음악이 주는 치유와 연대의 힘을 믿고, 무대를 통해 위로를 건네고 조금이나마 앞으로 나아가야 할 힘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K팝 스타들의 기부 행렬...38억+α
CJ그룹과 '2025 마마 어워즈'는 홍콩 정부가 설립한 '타이포 웡 푹 코트 지원 기금'에 2000만 홍콩달러(약 38억원)를 기부했다. 이를 시작으로 K팝 업계 전반에서 기부 행렬이 이어졌다.
| 기부 주체 |
금액 |
전달처 |
| CJ그룹·MAMA 어워즈 |
약 38억원 |
타이포 웡 푹 코트 지원 기금 |
| 하이브 뮤직그룹 APAC |
약 5억원 |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
| JYP엔터테인먼트 |
약 3.7억원 |
월드비전 |
| 지드래곤 |
약 2억원 |
타이포 웡 푹 코트 지원 기금 |
| SM엔터테인먼트 |
약 1.9억원 |
홍콩 화재 피해 복구 |
| YG엔터테인먼트 |
약 1.9억원 |
홍콩 화재 피해 복구 |
| 웨이크원 |
약 1.9억원 |
타이포 웡 푹 코트 지원 기금 |
중국 SNS 웨이보에는 K팝 업계의 기부 행렬에 대한 감사 댓글이 줄을 이었다. 국경을 넘은 연대의 물결에 팬들도 화답하며 추가 모금 운동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상자들도 애도 메시지..."기쁘면서도 가슴이 아프다"
수상한 가수들 역시 소감과 더불어 위로의 말을 전했다. 지드래곤은 '올해의 가수'(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수상하며 "작년에 마마를 통해 컴백했는데 올 한해 활동은 여느 때와 다르다. 너무 기쁜 날이기도 하지만 슬픈 날이기도 해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평생의 영웅에게 이런 상을 받게 되어 정말 영광이다. 오늘은 기쁘면서도 가슴이 아프다. 내년은 저희 그룹이 20주년인데, 외롭지 않게 친구들이랑 파티하러 놀러오겠다."
- 지드래곤, 올해의 가수상 수상 소감
'올해의 앨범'(앨범 오브 더 이어)을 수상한 스트레이 키즈는 눈물의 수상 소감으로 뭉클함을 안겼다. 리더 방찬은 "연습생 때부터 TV로 지켜봤던, 꼭 서보고 싶었던 마마에서 대상이라는 큰 상을 받게 돼 아직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멤버 승민은 "저희가 걸어온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수많은 갈림길 속에서 이 길을 택하고 저희 8명이 서로의 꿈을 어깨에 싣고 여기까지 왔다"며 눈물을 흘렸다.
3관왕에 오른 에스파의 윈터는 "많은 분들이 슬픈 시간을 보내고 계셔서 마음이 무겁다"며 "다시 한번 애도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제로베이스원도 "소감에 앞서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애도의 말씀 전해드린다"며 추모의 뜻을 밝혔다.
2025 MAMA 어워즈 주요 수상자
| 부문 |
수상자 |
비고 |
| 올해의 가수 |
지드래곤 |
대상 (주윤발 시상) |
| 올해의 앨범 |
스트레이 키즈 |
대상 (정규 4집 '카르마') |
| 올해의 노래 |
로제 |
대상 (1일차) |
| 팬스 초이스 |
엔하이픈 |
대상 (1일차) |
| 베스트 여자 그룹 |
에스파 |
3관왕 |
| 베스트 남자 그룹 |
세븐틴 |
|
| 베스트 남자 가수 |
지드래곤 |
3관왕 |
| 뮤직 비저너리 |
케이팝 데몬 헌터스 |
넷플릭스 |
홍콩 화재 참사 개요
지난 26일 오후 2시 52분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32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8개 동 중 7개 동으로 불이 번져 43시간 이상 지속됐으며, 128명이 사망하고 200여 명이 실종됐다.
이번 화재는 1948년 176명이 숨진 홍콩 창고 폭발 이후 77년 만에 최악의 인명 피해로 기록됐다. 외벽 보수공사 중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가연성 단열재가 불길을 키운 것으로 추정되며, 홍콩 당국은 29일부터 3일간 공식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전 세계에 희망과 공감의 에너지를 선사하고 음악이 전하는 '선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K팝의 가치, 새로운 방향과 미래를 제시하고 있는 글로벌 K팝 시상식 'MAMA AWARDS'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 2025 MAMA 어워즈 측
'2025 MAMA 어워즈'는 취소 대신 연대를 선택했고, 화려한 축제 대신 추모와 위로의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주윤발과 지드래곤이 손을 맞잡은 순간은 이 시상식이 강조한 '연대'에 가장 부합하는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박예현 기자
2025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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