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 기사의 이해를 돕고자 AI 생성>IT·미디어 / 심층분석
"박세리♥김승수 결혼"에 축하 댓글 폭주...알고 보니 AI가 만든 가짜뉴스였다
조회수 866만 회 돌파, SBS뉴스 형식까지 모방한 허위 콘텐츠 · 한국, AI 슬롭 소비량 세계 1위 '불명예' · "플랫폼 책임 강화·법적 제재 시급"
| 핵심 포인트 |
| 1) 박세리-김승수 결혼 발표 영상, 조회수 866만 회 기록...전부 AI로 만든 가짜뉴스 |
| 2) 실제 뉴스 형식 모방, "축하한다" "잘 어울린다" 댓글 폭주...다수가 사실로 오인 |
| 3) 한국, AI 슬롭 조회수 84억 5천만 회로 세계 1위...2위 파키스탄의 1.5배 |
| 4) 유튜브, 2026년 최우선 과제로 'AI 슬롭 퇴치' 선언...수익 제한 정책 강화 |
| 5) AI 기본법 시행으로 AI 생성물 표시 의무화...명예훼손 시 7년 이하 징역 가능 |
"박세리♥김승수, 전격 결혼 발표." 최근 유튜브를 중심으로 퍼진 이 '뉴스'에 수백만 명이 속았다. 골프 레전드 박세리와 배우 김승수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연인으로 발전하고, SBS뉴스에 출연해 결혼을 공식 발표했다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1월 23일 서울 모처에서 가족과 지인만 초대한 비공개 결혼식'이라는 구체적인 일정까지 담겼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완벽한 거짓말이었다는 점이다.
866만 명이 속았다...뉴스 형식까지 모방한 AI 가짜뉴스
27일 기준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866만 회를 돌파했다. 유사한 내용을 담은 영상과 쇼츠 콘텐츠들도 수십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창에는 "축하한다" "잘 어울린다" "두 분 행복하세요"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상당수 이용자가 이를 사실로 받아들인 것이다.
영상의 형식은 시청자에게 '검증된 정보'라는 착각을 주기에 충분했다. 실제 방송 화면과 유사한 자막 구성, 익숙한 뉴스 멘트가 더해졌다. 실제 인물의 이미지와 음성, 뉴스 보도 형식을 교묘하게 결합해 사실과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른 것이다. 심지어 일부 채널에서는 '박세리-김승수 상견례', '산부인과 방문', '2억 원 드레스', '결혼식 생중계'라는 시리즈물까지 제작해 올리고 있다.
| 박세리-김승수 결혼 가짜뉴스 현황 |
| 원본 영상 조회수 |
866만 회 이상 (1월 27일 기준) |
| 확산 시점 |
2025년 12월 말부터 유튜브 중심 확산 |
| 주요 허위 내용 |
SBS뉴스 출연 결혼 발표, 1월 23일 비공개 결혼식 |
| 제작 방식 |
AI로 실제 인물 이미지·음성·뉴스 형식 결합 |
| 실제 관계 |
2024년 tvN STORY '남겨서 뭐하게' 출연 인연뿐 |
실제로 김승수는 지난해 10월 박세리가 진행한 tvN STORY 예능프로그램 '남겨서 뭐하게'에 출연한 바 있다. 당시 이영자, 박세리, 김승수 등 미혼 출연진이 솔직한 연애담과 이상형 토크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 김승수가 "몸매 관리하는 여자가 좋다"고 말하자 박세리가 "나는 직설적인 편"이라며 웃음을 유발한 장면이 있었지만, 이를 '열애'로 확대 해석해 가짜뉴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AI 슬롭'이란 무엇인가...디지털 오염의 주범
이처럼 AI로 생성한 가짜 영상을 'AI 슬롭(AI Slop)'이라 부른다. '슬롭'은 원래 오물이나 음식물 찌꺼기를 의미하는 단어로, 생성형 AI를 이용해 맥락 없이 대량 복제된 저품질 콘텐츠를 지칭한다. 조회수와 광고 수익을 노리고 공장처럼 찍어내는 '디지털 쓰레기'인 셈이다.
미국 영상 편집 플랫폼 카프윙(Kapwing)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AI 슬롭 유튜브 채널의 누적 조회수는 전 세계적으로 630억 회를 돌파했다. 전 세계 상위 유튜브 채널 1만 5,000개 중 278개 채널이 AI로만 제작된 저품질 콘텐츠를 게시하고 있으며, 이들의 연간 광고 수익은 약 1,69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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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해 보였지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강력한 순간이었다...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속아 넘어간 위험한 순간이었다. AI 슬롭은 단순한 콘텐츠 품질 저하를 넘어 허위 정보 확산과 신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 미국 메리엄 웹스터 사전 'AI 슬롭' 정의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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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 슬롭 소비량 세계 1위 '불명예'
충격적인 것은 한국이 전 세계에서 AI 슬롭을 가장 많이 보는 국가라는 사실이다. 카프윙이 국가별 인기 유튜브 채널 상위 100개를 분석한 결과, 한국 기반 AI 슬롭 채널의 누적 조회수는 84억 5,000만 회로 조사 대상 국가 중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2위 파키스탄(53억 회), 3위 미국(34억 회)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 국가별 AI 슬롭 누적 조회수 (2024년 11월 기준) |
| 순위 |
국가 |
누적 조회수 |
| 1위 |
한국 |
84억 5,000만 회 |
| 2위 |
파키스탄 |
53억 회 |
| 3위 |
미국 |
34억 회 |
| 전 세계 총합 |
630억 회 |
특히 한국 기반 AI 슬롭 채널인 '3분 지혜'는 누적 조회수 20억 2,000만 회를 기록했다. 이 채널 하나가 국내 전체 AI 슬롭 조회수의 약 25%를 차지한다. 유튜브 쇼츠의 자동 재생 기능과 알고리즘 추천 구조가 이용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AI 슬롭을 확산시키면서 '한국 유튜브가 AI 쓰레기통이 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신규 계정에 추천된 쇼츠 영상 5개 중 1개가 AI 슬롭으로 분류될 만큼 침투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연예인 가짜뉴스, 단순 장난이 아닌 '중범죄'
AI 슬롭의 피해는 연예인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박세리-김승수 사례 외에도 배우 신애라, 김영철, 고현정 등 수많은 유명인이 AI 가짜뉴스로 고통받고 있다. 신애라는 자신의 사망설이 퍼지자 "저 살아있어요"라는 영상을 직접 올려야 했고, 김영철은 "국적 박탈 예정"이라는 가짜뉴스에 속을 태웠다. 개그우먼 신기루는 자신의 사망설을 유포한 가짜뉴스에 "손가락으로 이런 장난질 하는 것들은 천벌 받아 마땅하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 일자 |
AI 가짜뉴스 피해 사례 |
| 2025년 3월 |
신기루 사망설 확산..."고혈압 쇼크로 사망" 가짜뉴스 |
| 2025년 6월 |
신애라 사망설..."죽었냐고 울면서 전화 받아" |
| 2025년 |
김영철 "혐의 인정 후 국적 박탈 예정" 가짜뉴스 |
| 2025년 |
다수 연예인 투자 사기 광고에 딥페이크 도용 |
| 2025년 12월~ |
박세리-김승수 결혼설 AI 가짜뉴스 확산 |
법적으로 이러한 행위는 엄연한 범죄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 따르면 허위 사실을 온라인에 유포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AI 기술을 이용했다 하더라도 이를 악용한 행위자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강력하게 처벌된다. AI는 단지 범행의 도구일 뿐이며, 이를 생성하고 유포한 사람에게 모든 법적 책임이 귀속된다.
유튜브, 2026년 'AI 슬롭과의 전쟁' 선포
유튜브도 AI 슬롭의 유해성을 주요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2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유튜브의 2026년 최우선 과제'를 공개하며 "유튜브는 문화의 핵심적인 중심지"라며 "창의성과 기술의 경계가 흐려지는 변곡점에서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모한 CEO는 "스팸과 클릭베이트에 대응해 온 기존의 검증된 시스템을 강화해 저품질·반복형 AI 콘텐츠의 확산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튜브는 이미 지난해 7월 15일부터 AI로 대량 생성되거나 반복성이 높은 콘텐츠에 대한 수익 창출을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창작자의 '개인의 기여'와 '창의성'을 명확히 증명해야만 수익 창출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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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AI 슬롭 대응 정책]
수익 제한 대상: AI 음성으로 위키백과 읽기, AI 이미지만으로 구성된 영상, 유사 형식 반복 뉴스 영상, 단순 번역·재녹음 복사 콘텐츠
시행 시점: 2025년 7월 15일부터
2026년 목표: AI 슬롭 퇴치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 관리 시스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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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움직인다...AI 기본법 시행과 표시 의무화
한국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올해 2월 22일부터 시행되는 'AI 기본법' 제31조 3항은 합성된 음성, 이미지, 영상이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 AI로 생성되었음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의무화했다. 위반 시 최대 5배 손해배상 등 강력한 제재가 가능하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AI 활용 허위·과장 광고 대응 방안'도 확정했다. 유통 전 사전 방지, 유통 시 신속 차단, 제재 강화 및 단속 역량 확충이 핵심이다. 가짜 의사·연예인 광고, 허위 후기 등 딥페이크 기반 기만행위를 차단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구분 |
주요 내용 |
| AI 기본법 제31조 |
현실과 구분 어려운 AI 생성물에 표시 의무화 (2026년 2월 시행) |
| 정보통신망법 제70조 |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시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 |
| 공직선거법 |
선거일 전 90일부터 딥페이크 영상 제작·유포 금지 |
| EU AI Act |
2026년 8월 시행, 미준수 시 글로벌 매출 7% 또는 최대 3,500만 유로 벌금 |
여전히 남는 과제...처벌은 왜 어려운가
그러나 현실적인 어려움도 존재한다. 첫째, 허위사실임을 명확히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둘째,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논란이 있다. 셋째, 해외 서버를 이용하는 경우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렵다. 넷째, 신속한 전파 속도로 인해 피해가 이미 발생한 후에는 효과적인 구제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기술 규제와 플랫폼의 책임 강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용자의 비판적 소비 태도가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출처 확인과 교차 검증, 과도하게 자극적인 제목에 대한 경계가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지적이다. 또한 AI 슬롭으로 수익을 올리는 채널에 대한 플랫폼 측의 강력한 수익 제재 정책과 책임 의식이 병행돼야 디지털 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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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도구로 썼느냐가 아니라 영상이 담고 있는 맥락과 의도, 사회적 해악 여부를 판단하는 영상 이해 기술이 우선돼야 한다. AI로 제작돼도 정보 전달이나 교육 목적이 분명하면 문제없지만, 사람이 만든 영상이라도 유해성을 포함하고 있다면 차단해야 한다."
— AI 전문가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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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김승수 결혼 가짜뉴스 사건은 AI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 866만 명이 '축하한다'는 댓글을 남긴 그 영상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기술의 발전이 정보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무고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도구로 악용되는 현실. 이제는 "진짜 뉴스인지 확인하는 것"이 디지털 시민의 기본 소양이 되어야 할 때다. 그리고 그보다 먼저, 가짜뉴스를 만들어 돈을 버는 자들에 대한 확실한 제재가 필요하다.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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