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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관객 넘은 장항준! 아내와 협의후 감독하기로 했다. '왕과 사는 남자'의 히트 겹겹이 축하

02-18
"거절하러 갔다가 감독 됐다"…장항준의 '왕과 사는 남자', 개봉 15일 만에 400만 돌파



"거절하러 갔다가 감독 됐다"…장항준의 '왕과 사는 남자', 개봉 15일 만에 400만 돌파

"20분 수정 조언이 인생작 만들었다"...천만 '왕의 남자'보다 빠른 흥행, 김은희 작가 '촉' 또 적중 2026.02.18
핵심 포인트 - '왕과 사는 남자' 개봉 15일째(2월 18일) 누적 관객 400만 명 돌파
- 천만 사극 '왕의 남자'(17일)보다 빠른 400만 돌파 속도 기록
- 장항준 감독, 처음엔 "투자 못 받을 것" 판단해 거절하러 미팅에 나갔다가 연출 수락
- 20분 시나리오 조언이 계기...김은희 작가 "오빠가 잘할 수 있는 이야기" 결정타
"거절하러 나간 자리"에서 시작된 영화가 2026년 최고 흥행작이 됐다. 장항준 감독의 첫 사극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15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천만 행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극을 한 번도 연출해본 적 없는 감독이, 시나리오 수정 방향을 20분 조언한 것이 계기가 되어 연출을 맡게 된 이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흥행과 함께 재조명되고 있다.

'왕의 남자'보다 빠른 400만...2026년 최고 흥행작

18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주연의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가 개봉 15일째인 이날 누적 관객수 400만 명을 돌파했다.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이는 사극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왕의 남자'(17일)보다 빠른 기록이다. 2025년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 '좀비딸'의 400만 돌파 시점(17일)도 앞질렀다. 특히 설 연휴 기간의 흥행세가 압도적이었다. 연휴 첫날인 14일 약 35만 명을 시작으로 15일 46만 명, 16일 53만 명에 이어 설날 당일인 17일에는 66만1457명을 동원하며 코로나19 이후 설 연휴 일일 최다 관객 기록을 세웠다. 연휴 내내 관객이 늘어나는 이례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렸고, 6일 연속 일별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했다.
'왕과 사는 남자' 흥행 타임라인
일자 누적 관객수 비고
2월 4일 (개봉일) 약 14만 명 박스오피스 1위 등극
2월 8일 (5일차) 100만 명 주말 박스오피스 최고 기록
2월 15일 (12일차) 200만 명 손익분기점(260만) 돌파 임박
2월 17일 (설날) 약 352만 명 일일 66만 동원 (설 최다)
2월 18일 (15일차) 400만 명 '왕의 남자'보다 빠른 돌파

"거절하러 미팅에 나갔다"...20분 조언이 바꾼 운명

이 영화의 탄생 과정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다. 장항준 감독은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제작 비하인드를 상세히 밝혔다. 약 2년 전 처음 시나리오를 제안받았을 때, 그는 사극이 투자받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하고 거절할 생각이었다. 제작비도 많이 들고 준비할 것도 많은 사극 장르에 대한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항준 감독은 전화로 거절하지 않고 직접 미팅 자리에 나갔다. 그 자체가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인정한 셈이었다. 미팅에서 그는 시나리오의 수정 방향에 대해 약 20분간 조언했다. 문제는 여기서 벌어졌다. 제작자가 그의 조언을 듣고 크게 호응하며 이렇게 말한 것이다. "방향성이 너무 좋다, 감독님이 할 수 있는데 왜 안 하느냐." 여기에 "극장에 상영될 영화가 이제 없어지고 있다"는 말까지 더해지자, 장항준 감독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왕과 사는 남자' 탄생 비하인드
1단계 | 거절 의사로 미팅 참석: 사극의 높은 제작비와 투자 불확실성에 부담을 느끼고 거절하려 했으나, 시나리오 자체의 가치를 인정해 직접 미팅 자리에 나감 2단계 | 20분 조언이 역전극: 시나리오 수정 방향을 20분가량 조언했더니 제작자가 "방향성이 너무 좋다, 무조건 감독님이 해야 한다"고 역제안 3단계 | 일주일 고민, 김은희 작가의 결정타: 초고를 들고 귀가해 김은희 작가에게 보여줬더니 수정 방향을 듣고 "이건 오빠가 잘할 수 있는 이야기, 무조건 해야 해"라며 강력 추천 4단계 | 20차례 이상 시나리오 수정: 연출을 수락한 뒤 약 1년에 걸쳐 시나리오를 20번 넘게 고쳐 완성도를 높임. 각색 과정에서 단종 이홍위에 대한 묘사를 대폭 변경
결국 장항준 감독은 "일주일만 고민해보겠다"며 시나리오 초고를 들고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아내이자 '킹덤'의 김은희 작가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줬다. 김은희 작가는 남편의 수정 방향을 듣고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연출을 맡을 것을 권유했다. 장항준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이 일화를 전하며 "(김은희 작가에게) 명이 내려왔다. 촉이 좋으니 잘 나가는 사람 말을 들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제작자를 만나 시나리오가 나아갈 방향을 이야기했더니 너무 좋아해주시더라. 감독님이 할 수 있는데 왜 안 하느냐고. 극장에 상영될 영화가 이제 없어지고 있다고. 그때 마음이 흔들렸다." - 장항준 감독 (씨네21 인터뷰)

"넌 조선시대 살아봐서 말하냐?"...첫 사극 도전의 자신감

사극을 한 번도 연출해본 적 없는 감독이 도전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장항준 감독은 한 친구에게서 직설적인 걱정을 들었다고 한다. "근데 너 사극 해본 적 없잖아. 괜찮겠어?" 이에 장항준 감독은 특유의 유머로 대답했다. "그럼 넌 조선시대 살아봐서 말하냐?" 장항준 감독은 연출 결심의 또 다른 동력으로 '서울의 봄'을 꼽기도 했다. '역사가 스포'라는 말처럼 누구나 결말을 아는 이야기를 다시 구성하는 것이 부담이었지만, 관객이 결말을 알면서도 열광한 '서울의 봄'의 사례가 확신을 줬다는 것이다. 이후 근 1년에 걸쳐 시나리오를 20차례 이상 수정하며 작품을 다듬었다. 특히 각색 과정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단종에 대한 묘사였다. 기존 사극에서 나약하고 수동적으로 그려지던 단종을 적통의 왕으로서 당당한 면모를 가진 인물로 재해석했다.

24년 친구 유해진...캐스팅이 100억 투자를 이끌다

시나리오 수정 단계부터 장항준 감독의 머릿속에는 엄흥도 역에 유해진이 있었다. 두 사람은 2002년 '라이터를 켜라'로 인연을 맺은 24년 지기 친구 사이다. 하지만 오랜 친분에도 불구하고 함께 작업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장항준 감독은 인터뷰에서 캐스팅 과정을 이렇게 밝혔다. 친분이 아닌 캐릭터 적합성에 근거한 선택이었으며, 시나리오를 다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유해진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유해진이 수락하면서 100억원대 투자 유치가 가능해졌다. 박지훈과의 '부자 케미'도 예상을 뛰어넘었다. 장항준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에서는 상전과 하인의 관계로 설정했지만, 촬영 현장에서 유해진이 박지훈을 진심으로 아끼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자연스럽게 부자 관계로 발전했다고 전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유해진이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뒤의 회상 장면은 원래 시나리오에 없었다. 촬영 현장에서 한 분장팀 스태프가 박지훈이 단종 의상을 입고 물놀이하는 모습을 찍어 올렸는데, 이를 본 유해진이 울컥하며 해당 장면 추가를 제안한 것이 마지막 편집 단계에서 제자리를 찾았다.
"이홍위를 보는 엄흥도의 시선은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것이지 왕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 자식이 떠내려가고 있다면 가만둘 부모가 있을까. 총을 맞을 각오로 들어갈 것이다." - 장항준 감독 (씨네21 인터뷰)

"예능인 아닌 감독으로"...커리어 최고작의 의미

'왕과 사는 남자'는 장항준 감독의 여섯 번째 장편 연출작이자, 커리어 최고 흥행작이다. 2002년 '라이터를 켜라'(약 130만)로 데뷔한 이후 '불어라 봄바람', '전투의 매너', '기억의 밤'(약 138만), '리바운드'까지 흥행에서는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대중에게는 영화감독보다 재치 있는 예능인으로 더 유명했다. 그런 그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극으로 자신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장항준 감독 연출작 흥행 성적
작품 개봉연도 관객수
라이터를 켜라 2002년 약 130만 명
불어라 봄바람 2003년 약 92만 명
기억의 밤 2017년 약 138만 명
리바운드 2023년 흥행 부진
왕과 사는 남자 2026년 400만 명+ (상영 중)
장항준 감독은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영화를 만든 이후로) 이렇게 호평이 쏟아진 적이 처음"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사극의 거장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까지 극찬을 보내면서, 장항준 감독은 "칭찬을 크게 받았다. 모두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꼈다"고 전했다.

극장 밖으로 번진 '단종 신드롬'...천만 가능성은?

영화의 파급력은 극장 밖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설날인 17일 김혜경 여사와 함께 용산 CGV를 찾아 이 영화를 관람했다. 단종의 유배지였던 영월 청령포와 장릉에는 방문객이 크게 늘었고, 반면 세조의 광릉은 카카오맵에서 별점 테러를 당해 1.5점까지 떨어지며 후기창이 임시 폐쇄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400만 관객 돌파 속도 비교
작품 400만 돌파 소요일 최종 관객수
왕과 사는 남자 (2026) 15일 상영 중
왕의 남자 (2005) 17일 1,051만 명
좀비딸 (2025) 17일 2025년 韓영화 1위
업계에서는 천만 관객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설 연휴가 아직 끝나지 않은 데다 3주차에 뚜렷한 경쟁작이 없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12세 관람가 등급으로 가족 관객 유입에 유리하고, CGV 기준 여성과 남성 비율 6대 4, 40대가 30%가량으로 다양한 연령층에 고르게 소구하고 있다. 관객 평점도 네이버 9.19점, CGV 에그지수 97%로 압도적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 500만 이상은 무난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왕과 사는 남자' 흥행 핵심 요인
1. 배우 앙상블: 유해진-박지훈의 부자 케미, 유지태(한명회)-전미도(매화) 등 빈틈 없는 라인업 2. 시나리오 완성도: 20차례 이상의 수정을 거친 탄탄한 각본, 단종에 대한 새로운 해석 3. 명절 특화 콘텐츠: 12세 관람가, 웃음+감동의 균형잡힌 구조로 가족 관객 공략 4. 입소문 효과: 네이버 9.19점, CGV 에그지수 97%의 압도적 호평이 지속적 관객 유입 견인
거절하러 나간 미팅에서 시작된 영화가 400만 관객을 넘어 천만을 향해 달리고 있다. "연차가 쌓이며 사건보다 인물의 동기에 집중하게 됐다"는 장항준 감독은 엄흥도가 왜 죽음을 무릅쓰고 단종의 시신을 수습했는지, 그리고 생전 둘의 관계는 어떠했을지를 상상하며 시나리오를 써내려갔다. '눈물 자국 없는 말티즈', '김은희 작가의 남편'이라는 수식어로 더 유명했던 감독이 만든 사극이 한국 영화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쓰고 있다.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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