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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 장수과학
"다리부터 노화 온다"...30년 장수 연구 권위자가 밝힌 '하루 1만2천보'의 비밀
박상철 전남대 석좌교수, 100세인 250여명 직접 연구...노화된 세포 젊게 되돌리는 물질 발견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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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1
인류의 오랜 꿈인 '노화 극복'과 '장수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30년 넘게 연구에 매진해 온 과학자가 있다. 국내 노화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교수다. 7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그는 여전히 연구 현장의 최전선에 서 있다. 그가 장수의 가장 중요한 비결로 꼽는 것은 다름 아닌 '걷기'다.
핵심 포인트
1) 박상철 교수, 하루 1만2천보 걷기 30년째 실천 중
2) 100세 어르신 250명 직접 연구...한국형 장수 모델 국제학회 발표
3) 연구팀, 늙은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물질 발견
4) "인간 수명 150세도 불가능하지 않다"
"다리를 쓰지 않으면 늙는다"
박상철 교수는 하루도 빠짐없이 최소 1만2천 보 이상을 걷는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노화와 걷기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다리서부터 노화가 온다'는 말은 다리를 쓰지 않으면 늙는다는 말"이라고 강조한다.
"우리 몸은 정직합니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했느냐에 따라 건강이 달라지는 우리 몸을 신뢰하고 가꾸어나갈 때 장수합니다. 우리 몸은 이 세상에 하나뿐인, 한 번밖에 없는 소중한 진품입니다."
-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교수
박 교수는 특히 '인터벌 워킹'을 권장한다. 빠르게 걷기와 천천히 걷기를 3분씩 교대로 반복하는 방식이다. 하루 5세트 이상 실시하면 효과적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나이가 들면 다리 힘이 젊었을 때의 절반 정도로 감소하는데, 발의 혈관과 신경은 두뇌·내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걷기만으로도 노화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걷기 운동의 건강 효과
사망 위험 감소: 하루 7천보 걷기 시 사망 위험 47% 감소 (호주 시드니대 연구)
심장병 예방: 꾸준한 걷기로 심장마비 위험 37% 감소
치매 예방: 1주일 10km 걷기 시 뇌 위축·기억력 소실 방지
젊어지는 효과: 매일 1만보 시 여성 4.6년, 남성 4.1년 젊어지는 효과
100세인 250명 직접 연구...한국형 장수 비결 규명
박 교수는 국내 100세 어르신 250여 명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연구했다. 구례, 곡성, 순창, 담양 등 장수마을을 돌며 얻은 결과물은 국제학술지에 게재됐고, 한국의 전통식단과 가족제도가 장수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렸다.
박상철 교수가 밝힌 100세인의 생활습관
충분한 수면: 100세 노인 70% 이상이 하루 9시간 이상 수면
채소 위주 식단: 데쳐 먹는 한국식 조리법이 발암물질 예방에 효과
적절한 식사량: 과식하지 않고 적절하게 먹는 것이 핵심
가족 돌봄: 큰며느리가 모시는 한국 가족제도의 긍정적 효과
사회적 관계: 이웃과의 교류, 세대 간 소통 지속
"미국의 100세인 연구를 처음 시작한 조지아대 레너드 품 박사가 한국 100세 노인들을 큰며느리가 모시는 가족제도를 보고 감동받았다고 했습니다. 전 세계에 그런 나라가 없다고요. 또 채소 위주의 한국식단에도 놀랐습니다."
- 박상철 교수
늙은 세포를 젊게 되돌리는 물질 발견
박상철 교수팀은 노화 회복의 실마리가 될 새로운 물질을 발견했다. 성장과 분열을 멈춘 '늙은 세포'에 해당 물질을 주입한 결과, 노화된 세포가 다시 젊은 세포와 유사한 기능을 회복하는 현상이 관찰된 것이다.
연구팀은 세포 노화가 진행될 때 리소좀(세포 내 분해 기관) 활성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변화를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특정 약물을 통해 이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하면 리소좀의 '오토파지(자가포식)' 기능과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회복되며, 노화 동물 모델에서 상처 회복이 촉진되는 등 노화의 '가역적 회복'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박상철 교수팀 주요 연구 성과
발견: 노화된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물질 발굴
메커니즘: 리소좀 기능 저하 억제·회복을 통한 노화 역전
검증: 노화 동물 모델에서 상처 회복 촉진 확인
게재: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
"리소좀 기능 저하의 억제 및 회복을 통한 노화세포의 가역적 회복이 가능하다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이 이번 연구의 의의입니다. 향후 인간의 건강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겠습니다."
- 박상철 교수
"인간 수명 150세, 불가능하지 않다"
박 교수는 인간 수명 150세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그는 "과거에는 대부분 '아니다'라고 했지만 이제는 일부에서 '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며 "'노화는 돌이킬 수 없다'는 정설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년을 당당하게 살기 위한 세 가지 원칙도 제시했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하자', 사회에 봉사하고 '나누자', 새로운 사회와 문화·과학 등의 지식을 '배우자'입니다. 늙은 것과 아프다는 것은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나이가 든다고 병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심장질환, 당뇨병이 생기는 원인은 생활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 박상철 교수 프로필 |
| 현직 |
전남대학교 연구석좌교수 |
| 전직 |
서울대 의대 생화학과 교수(1980-2011), 삼성종합기술원 부사장, DGIST 석좌교수 |
| 주요 직책 |
국제노화학회(IABG) 회장, 국제백세인연구단 의장,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초대 소장 |
| 수상 |
국민훈장 모란장, 올해의 과학자상, 유한의학대상, 한국노화학회 제1회 진연상(2025) |
| 저서 |
『장수보다 좋은 것은 없다』, 『한국의 백세인』, 『100세인 이야기』 등 |
박상철 교수가 권하는 건강 장수 실천법
걷기: 하루 1만2천보, 인터벌 워킹(빠르게 3분 + 천천히 3분) 5세트
식사: 균형 잡힌 식단, 신선한 식재료, 채소 데쳐 먹기
수면: 충분한 수면(7-9시간 권장)
정신 활동: 독서, 학습, 예술 활동으로 정신적 활력 유지
사회 활동: 이웃과 교류, 봉사, 세대 간 소통 지속
전망
박 교수는 "100세 어르신들이 치매에 걸리지 않은 분이 많다"며 치매에 걸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생활 패턴을 분석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거룩한 노화(Holy Aging)'를 강조하며 "단순히 수명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존엄과 의미로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인을 사회의 부담이 아닌 자산으로 인식하고, 경험과 지혜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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