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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변기에 발판을 놓아야 장이 편하다. 다소 황당하지만 쾌변의 비밀이 따로 있다

02-23
좌변기에 그냥 앉으면 장이 꺾인다...51초 쾌변의 비밀은 '35도'


<이미지 : 기사의 이해를 돕고자 AI생성>

좌변기에 그냥 앉으면 장이 '꺾인다'...51초 쾌변의 비밀은 발밑 '15cm 발판'에 있었다

90도로 앉으면 치골직장근이 대장을 조여 배변 막아...쪼그려 앉으면 직장이 일직선, 배변 시간 절반 이하로 단축. 한국 20~49세 대장암 발병률 세계 1위, 장 건강 관리의 첫걸음은 '앉는 자세'부터
2026.02.23
[핵심 포인트]
- 좌변기 90도 자세→치골직장근이 직장을 꺾어 대변 통과 방해, 변비·치질·장 질환 유발
- 35도 쪼그려 자세→직장이 일직선, 배변 시간 평균 51초 (90도 자세 대비 절반 이하)
- 좌변기에서도 15cm 발판만 놓으면 쪼그려 앉기와 동일한 효과 가능
- 변기에 10분 이상 앉는 습관→치질, 항문 혈관 팽창, 대장암 징후 가능성 경고
- 한국 20~49세 대장암 발병률 42개국 중 1위(10만 명당 12.9명), 젊은층 81.6% 급증

1. 당신이 변기에 앉는 자세, 의학적으로 '틀렸다'


매일 아침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10분, 20분을 보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대부분은 좌변기에 허리를 곧게 편 채 앉아 상체와 허벅지가 거의 직각(90도)을 이루는 자세를 취한다. 편안해 보이는 이 자세가, 사실은 우리 장에 상당한 무리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문제의 핵심은 '치골직장근(puborectalis muscle)'이라는 근육에 있다. 치골에서 시작해 직장을 U자 형태로 감싸고 있는 이 근육은, 평소 직장을 꺾어주는 역할을 한다. 대변이 저절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일종의 '잠금장치'인 셈이다. 서 있거나 일반적인 좌변기에 90도로 앉아 있을 때, 이 근육은 긴장 상태를 유지하면서 직장을 꺾어 놓는다. 결과적으로 대변이 내려오는 통로가 구부러져 있는 상태에서 배변을 해야 하는 것이다.
배변 자세별 인체 반응 비교
90도 자세 (일반 좌변기) 35도 자세 (쪼그려 앉기)
치골직장근 긴장 상태 유지 치골직장근 이완되어 느슨해짐
직장이 꺾여 대변 통과 방해 직장과 대장이 일직선으로 정렬
배변에 평균 2분 이상 소요 배변에 평균 51초 소요
과도한 힘주기로 치질·항문열상 위험 자연스러운 배출, 항문 부담 최소
출처: Digestive Diseases and Sciences(2012), 미국 소화기학회 저널
미국 소화 건강 전문가 켈시 트럴은 "쪼그려 앉는 자세가 장을 여는 데 가장 좋은 자세"라고 단언했다. 무릎이 엉덩이보다 높아지는 쪼그린 자세에서는 치골직장근이 이완되면서 대장이 곧게 펴지고, 대변이 직장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한다는 설명이다.

2. '51초 vs 130초' — 연구가 증명한 쾌변 자세


이 주장은 단순한 경험담이 아니다. 2012년 미국 소화기학회 저널(Digestive Diseases and Sciences)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쪼그려 앉는 자세를 취한 실험군은 배변에 평균 51초가 소요된 반면, 일반 좌변기에 90도로 앉은 대조군은 평균 130초(약 2분 10초) 이상이 걸렸다. 배변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연구 참가자들은 쪼그린 자세에서 배변이 훨씬 수월했다고 보고했다.
핵심은 상체와 허벅지가 이루는 각도다. 일반 좌변기에서는 이 각도가 약 90도이지만, 쪼그려 앉으면 약 35도까지 좁아진다. 이 35도가 바로 직장과 항문이 일직선을 이루는 '골든 앵글'이다. 재래식 화장실이나 아시아식 화변기를 사용할 때 자연스럽게 취하게 되는 자세이기도 하다.
"90도로 앉는 것은 정원의 호스를 구부린 채 물을 틀어놓는 것과 같다. 물은 나오겠지만 압력이 필요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호스를 곧게 펴면(35도 자세) 물은 자연스럽게 흐른다. 우리 장도 마찬가지다." — 켈시 트럴, 미국 소화 건강 전문가


3. 변기 위 10분, 당신의 항문이 보내는 경고


잘못된 자세의 문제는 단순히 배변이 불편하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90도 자세에서 배변이 원활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더 세게 힘을 주게 된다. 이때 항문 주변 혈관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지면서 치질의 원인이 된다. 힘을 주는 과정에서 뇌압과 혈압이 급상승할 수도 있는데, 심한 경우 혈압이 200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어떤 자세를 취하든 변기에 10분 이상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건강에 해롭다고 경고한다. 항문에 힘을 뺀 채 오래 앉아 있으면 항문 주위 혈관에 피가 고이고, 혈관이 늘어나면서 치질로 발전한다. 신장학 전문의 다리아 사도브스카야 박사 역시 "잘못된 자세로 변을 보면 치질, 항문 균열, 비뇨기 질환을 야기할 수 있고, 심한 경우 직장암의 위험도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변기에 오래 앉으면 생기는 문제들
1. 치질 — 항문 주위 혈관에 피가 고여 혈관이 팽창
2. 항문 열상 — 과도한 힘주기로 항문 조직 손상
3. 변비 악화 — 만성적 힘주기 습관이 장 기능 저하 유발
4. 골반저근 약화 — 장시간 앉기가 골반 근육에 부담
5. 대장암 징후 — 배변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길다면 검진 필요


4. '젊은 대장암' 세계 1위 한국, 장 건강 경고등


배변 자세를 단순한 '생활 습관'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한국은 현재 '젊은 대장암' 발병률 세계 1위 국가다. 미국 콜로라도대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국제 의학저널 란셋(Lancet)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한국의 20~49세 대장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개국 중 가장 높았다. 호주(11.2명), 미국(10명)보다도 높은 수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20~30대 대장암 환자 수는 6,599명으로, 2020년 대비 81.6%나 급증했다. 대장암으로 병원을 찾은 전체 환자도 2019년 16만 2,030명에서 2023년 18만 2,606명으로 5년 사이 12% 늘었다. 2023년 기준 대장암은 한국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한국 대장암 주요 통계
20~49세 대장암 발병률 10만 명당 12.9명 (42개국 중 1위)
20~30대 환자 증가율 (2020→2024) +81.6% (6,599명)
전체 대장암 환자 (2023년) 18만 2,606명
암 발생 순위 (2023년) 전체 3위 (갑상선암, 폐암 다음)
5년 생존율 74% (조기 발견 시 높아짐)
출처: Lancet(2024),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가암등록통계
물론 대장암의 주요 원인은 서구화된 식습관(적색육·가공육 과다 섭취), 운동 부족, 비만, 음주 등 복합적이다. 배변 자세 하나가 대장암을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만성적인 변비와 불완전한 배변은 장 내 유해물질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장 점막에 지속적인 자극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올바른 배변 습관이 대장 건강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5. 해결책은 간단하다 — 발밑에 '15cm' 하나면 충분


그렇다고 집의 좌변기를 재래식 화변기로 바꿀 필요는 없다. 해결책은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다. 좌변기에 앉은 상태에서 발밑에 15~20cm 높이의 발판이나 작은 의자를 놓으면 된다. 발을 올려놓으면 무릎이 엉덩이보다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상체와 허벅지 각도가 35도에 가까워진다. 쪼그려 앉은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 원리를 상품화한 '스쿼티 포티(Squatty Potty)'라는 배변 발판이 큰 인기를 끌었다. 변기 앞에 놓고 발을 올려놓는 간단한 제품인데, 배변 자세를 교정해준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수백만 개가 팔렸다. 굳이 전용 제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목욕탕에서 쓰는 작은 의자나 두꺼운 책, 박스 등을 활용해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오늘부터 실천하는 '쾌변 5계명'
1. 발판 놓기 — 변기 앞에 15~20cm 높이의 발판을 두고 발을 올린다
2. 상체 기울이기 — 팔꿈치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상체를 살짝 앞으로 숙인다
3. 10분 이내 — 배변 시간은 최대 5~10분 이내로, 스마트폰은 놓고 들어간다
4. 힘주지 않기 — 과도한 힘주기는 금물, 안 나오면 나와서 나중에 다시 시도한다
5. 아침 루틴 — 기상 후 물 한 잔 + 가벼운 움직임으로 장 운동을 자극한다

다만 무릎이나 관절이 좋지 않은 고령자, 비만인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쪼그려 앉을 때 슬개골이 받는 압력은 체중의 약 7.6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부산 영도학문외과 김태완 원장은 "좌변기가 편하긴 하지만 배변 건강상으로는 쪼그려 앉는 자세가 좋다. 관절이 부담되는 분들은 15cm 정도의 발판을 활용하면 쪼그려 앉는 효과를 내면서도 관절에 무리가 덜 간다"고 조언했다.

6. 배변 자세 너머, 장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


배변 자세 교정은 장 건강 관리의 '시작'일 뿐이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종합적인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적색육과 가공육(햄·소시지·베이컨)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과일·통곡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미국 암연구소는 주당 2.5시간 이상의 중강도 신체 활동을 권고하고 있으며, 규칙적인 운동은 대장암 발생 위험을 약 20% 낮추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장암 위험을 낮추는 생활 습관 체크리스트
식이섬유 섭취 하루 25~30g (채소·과일·통곡물 중심)
적색육·가공육 주 500g 이하로 제한, 가공육은 최소화
운동 주 2.5시간 이상 중강도 활동 (걷기, 자전거 등)
음주 하루 1~2잔 이하, 가능하면 절주
체중 관리 복부 비만 관리 (대사증후군 시 대장암 위험 20%↑)
대장내시경 50세부터 정기 검진, 가족력 있으면 45세 이전부터
배변 습관 35도 자세 유지, 10분 이내 배변, 변비 방치 금물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배변 습관의 변화'다. 평소 없던 변비가 새로 생기거나, 대변이 갑자기 가늘어지거나, 혈변이 나오거나, 원인 모를 체중 감소가 동반된다면 대장암 등 대장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50세 미만이라도 이런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국가 암 검진 체계상 대장암 검진은 50세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20~40대는 사실상 검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변비는 대장암의 대표 증상이지만, 암에 의한 증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층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 이영주 연세보담내과 원장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

화장실은 매일 가는 곳이다. 하루에 한 번, 발밑에 작은 발판 하나를 놓는 것으로 배변 시간은 절반으로 줄고, 치질 위험은 낮아지며, 장 건강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 거창한 건강법이 아니다. 오늘 저녁, 집에 있는 작은 의자 하나를 화장실에 들여놓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박예현 기자 ⓒ 2026 깨알소식.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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