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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한국에 와 이재명 대통령 및 삼성/sk 수장들 만남

10-04
트럼프의 실수로 이렇게 회동 된건가? 오히려 새옹지마의 IT 살길이 열리나?
금산분리법 완화도 검토해야 하며, 비현실적인 규모라고 쓴소리도

샘 올트먼, 한국에 온 진짜 이유..."700조 스타게이트, 한국 없인 불가능"

샘 올트먼, 한국에 온 진짜 이유..."700조 스타게이트, 한국 없인 불가능"

이재용·최태원 연쇄 회동...HBM 수백조원 '입도선매' 계약 체결


<SK데이터센터 - SK그룹>

핵심 요약

  • 샘 올트먼, 10월 1일 한국 방문 (2월 이후 8개월 만 4번째)
  • 이재용·최태원 총수와 연쇄 회동, HBM 공급 계약 체결
  • 700조원 규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한국 선택
  • 삼성 4개 계열사·SK 2개 계열사 LOI·MOU 체결
  • AI 패권 경쟁에서 엔비디아 견제용 '플랜B'로 한국 활용
  • 이재명 대통령 접견, 한국 AI 생태계 협력 논의
10월 1일,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했다. 그의 손에는 700조원짜리 명함이 들려 있었다. 바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올트먼이 이번에 만난 사람은 두 명.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한국 재계 서열 1, 2위다. 2월 방문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찾은 한국에서, 올트먼은 AI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부품을 확보하기 위해 왔다.

700조 스타게이트, 한국 없이는 불가능한 이유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4년간 5,000억 달러(약 700조원)를 투자해 미국 전역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다. 오픈AI가 운영을 맡고, 소프트뱅크가 재정을 책임진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개요

  • 투자 규모: 5,000억 달러 (약 700조원, 한국 국가예산의 1.1배)
  • 기간: 2025~2029년 (4년)
  • 목표: 미국 전역 AI 데이터센터 구축, AGI 개발
  • 주도: 오픈AI (운영), 소프트뱅크 (재정)
  • 핵심 파트너: 오라클, 엔비디아, ARM, 마이크로소프트
  • 전력: 텍사스 애빌린 1.2기가와트, 전체 5기가와트 이상
문제는 이 어마어마한 데이터센터를 구동하려면 HBM(고대역폭메모리)이 수백만 개 필요하다는 점이다. HBM은 AI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현재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엔비디아가 쓸어가고 있다. 그런데 HBM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 단 두 곳뿐이다. 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올트먼이 한국에 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재용과의 회동..."삼성 4개 계열사 총동원"

10월 1일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이재용 회장과 올트먼 CEO가 마주 앉았다. 이 자리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등 삼성 최고경영진이 함께했다.

삼성의 스타게이트 참여 내용

  • 삼성전자: 고성능·저전력 HBM 공급
  • 삼성SDS: AI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 삼성물산: AI 데이터센터 건설
  • 삼성중공업: 플로팅(해상) 데이터센터 개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삼성중공업의 참여다. 해상에 떠 있는 데이터센터를 개발한다는 계획으로, 막대한 전력 소비와 냉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시도다. 이재용 회장은 앞서 2월에도 올트먼 CEO를 만났다. 당시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다음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함께 3자 회동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그때 논의한 내용의 후속 조치이자 본격적인 계약 체결이다.

최태원과의 회동..."월 90만장 HBM 공급 약속"

올트먼 CEO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태원 회장을 먼저 만났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등 SK그룹 핵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50분간 오찬 회동을 가졌다.

SK의 스타게이트 참여 내용

  • SK하이닉스: D램 웨이퍼 기준 월 최대 90만장 규모 HBM 공급
  • SK텔레콤: 서남권에 오픈AI 전용 AI 데이터센터 공동 구축
  • 추가 협력: SK AI 데이터센터 울산과 연계해 동서 AI 벨트 구축
최태원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오픈AI의 자체 AI 칩 개발에 SK하이닉스가 개발 중인 HBM4 탑재 필요성을 적극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에 HBM3E(5세대)를 독점 공급하는 등 글로벌 HBM 시장의 선두주자다. 올트먼 CEO는 회동 후 기자들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며 "정말 좋았다(Really great)"고 말했다. "오늘 이야기할 주제가 많다"던 그의 말대로, 이번 회동은 단순한 인사가 아닌 구체적인 물량과 일정을 확정하는 자리였다.

삼성 vs SK, HBM 물량 확보 전쟁 본격화

올트먼이 삼성과 SK를 동시에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두 회사를 경쟁시켜 최대한 많은 HBM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구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HBM 시장점유율 약 30% 약 50%
주요 고객 AMD, 구글 엔비디아 (독점)
오픈AI 공급 내용 고성능·저전력 메모리 월 90만장 HBM4
추가 협력 플로팅 DC 개발 서남권 DC 구축
현재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약 50%, 삼성전자가 약 3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삼성전자도 AMD와 구글 등을 통해 추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픈AI가 삼성과 SK에 각각 수백조원 규모의 HBM 물량을 요청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두 회사 입장에서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대형 고객을 확보할 절호의 기회다.

엔비디아 견제용 '플랜B'...한국이 핵심

올트먼이 한국을 찾은 진짜 이유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플랜B' 확보다. 오픈AI는 현재 대부분의 GPU를 엔비디아에서 공급받고 있지만, 엔비디아가 가격을 올리거나 물량을 제한하면 속수무책이다.

오픈AI의 탈(脫)엔비디아 전략

  • 자체 AI 칩 개발: 브로드컴 설계, TSMC 생산
  • HBM 확보: 삼성·SK로부터 직접 공급받아 가격 협상력 확보
  • ARM 활용: 소프트뱅크의 ARM 기술로 엔비디아 대체
  • 한국 파트너십: HBM 안정적 공급망 확보
실제로 오픈AI는 지난해부터 데이터센터용 맞춤형 AI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었다. 설계는 브로드컴이 맡고, TSMC를 통해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때 들어가는 HBM 때문에 삼성과 SK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엔비디아가 HBM 생산량의 70%를 독점하고 있어 오픈AI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 기업과의 직접 계약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 접견..."한국 AI 3대 강국 지원 요청"

올트먼 CEO는 이재용·최태원 회장과의 회동을 마친 후, 오후 6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을 접견했다. 두 회장도 함께 참석했다.

대통령 접견 주요 논의 사항

  • 한국의 'AI 대전환(AX)' 전략 소개
  • AI 3대 강국 실현 계획 공유
  • 한국 기업과의 투자·협력 가능성 확대
  • 국내 AI 생태계 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
  •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허브 도시 육성 구상
대통령실은 "접견을 계기로 국내 AI 대전환과 AI 생태계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AI 시대에 초고속 메모리 반도체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강조하고,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적극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산분리 규제 완화 검토..."43년 빗장 풀린다"

이날 접견에서 가장 주목받은 발언은 금산분리 규제 완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독점의 폐해가 나타나지 않고 다른 영역으로 규제 완화가 번지지 않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범위 내에서 현행 금산분리 규제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산분리란?

  • 개념: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하는 규제
  • 도입: 1982년 (43년 전)
  • 목적: 대기업의 금융기관 사금고화 방지, 불공정거래 차단
  • 현행: 일반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소유·지배 불가
  • 재계 요구: 신산업 투자 장벽으로 작용, 완화 필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삼성과 SK가 오픈AI 요청 물량을 생산하려면 이론적으로 웨이퍼 공장을 2개 정도 새로 지어야 한다"며 "막대한 투자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데, 조달 시 독점의 폐해가 없다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범위 내에서 금산분리 규제 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규제 완화나 기업 펀드 운용사(GP) 역할 허용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재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 자회사를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2021년 12월 개정으로 CVC 보유를 제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예상되는 완화 방안

  • CVC 외부자금 비중 제한 완화: 외부 투자자(LP) 자금 유치 확대
  • 기업의 GP 역할 허용: 직접 펀드 조성·운영 가능
  • 은행 비금융사 출자 한도 완화: 전략산업 투자 확대
  • AI 산업 특례법: 인터넷은행처럼 제한적 완화
  • 150조 국민성장펀드 연계: 메가 프로젝트 공동 투자
재계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수천억~조 단위의 초대형 펀드 조성이 가능해지면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스케일업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AI처럼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참여연대는 즉각 논평을 내고 "AI 투자와 금산분리 완화 사이에 무슨 관련성이 있는지 아무런 설명 없이 금산분리 완화를 언급하는 것은 재벌 규제 완화를 추진하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강령에도 '금산분리 원칠 견지'가 명시돼 있어, 실제 완화 여부는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국 투자는 미국의 1/10..."정책 연속성 부족" 지적도

미국이 700조원을 쏟아붓는 동안, 한국의 AI 투자는 어떨까? 한국 정부와 민간은 올해까지 9조4천억 원, 2027년까지 65조 원의 AI 투자를 예고했다. 미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한미 AI 투자 비교

  • 미국 (스타게이트): 700조원 (4년)
  • 한국 (정부+민간): 65조원 (2027년까지)
  • 비율: 미국의 약 9.2%
  • 한국 국가예산 (2024): 637조원
업계에서는 정책 연속성 부족도 지적한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에서 트럼프 정부로 넘어가면서도 AI 진흥 정책의 큰 틀을 유지했지만, 한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이 정부의 초당파적 지원을 통해 AI 패권을 강화하는 동안, 한국은 대규모 투자와 정책 연속성이 부족하다"며 "민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우려했다.

스타게이트 성공 여부는 아직 미지수

70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에도 불구하고,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월 보도를 통해 소프트뱅크와 오픈AI가 핵심 조건을 두고 이견에 부딪혀 단 한 건의 계약도 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스타게이트의 불확실성

  • 소프트뱅크-오픈AI 간 데이터센터 건설 위치 갈등
  • 공동출자와 법인 설립 미진행
  • 오라클의 투자 규모 미결정
  • 연내 데이터센터 건설 한 곳에 그칠 가능성
  • 일론 머스크와의 갈등 (재정·기술 문제 지적)
일론 머스크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소프트뱅크에 돈이 없다"며 스타게이트를 비판했고, 올트먼은 "머스크는 틀렸다"고 반박하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FTC(연방거래위원회)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파트너십이 반독점법을 어길 수 있다고 경고했고, 이로 인해 MS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전면에서 물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기자 분석

샘 올트먼의 한국 방문은 단순한 예방이 아니다. AI 패권 전쟁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첫째, 한국은 HBM이라는 핵심 무기를 쥐고 있다. 전 세계에서 HBM을 양산할 수 있는 회사는 삼성과 SK 두 곳뿐이다. AI 데이터센터를 아무리 많이 지어도 HBM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올트먼이 두 회장을 연달아 만난 것은 700조 프로젝트의 성패가 한국에 달려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둘째, 엔비디아 견제 카드로서의 가치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다. 오픈AI 입장에서는 가격 협상력도 없고, 물량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다. 한국 기업과의 직접 계약은 엔비디아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자체 칩 개발의 발판이 된다. 셋째, 삼성과 SK의 경쟁 구도를 활용한 전략이다. 두 회사를 동시에 만나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더 좋은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다. 삼성은 플로팅 데이터센터라는 차별화 카드를, SK는 월 90만장이라는 구체적 물량을 제시하며 맞불을 놨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한국의 AI 투자는 미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정책 연속성도 부족하다. 삼성과 SK가 아무리 HBM을 잘 만들어도, 한국의 AI 생태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국 부품 공급업체에 머물 위험이 크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자체도 불확실성이 크다. 소프트뱅크와 오픈AI의 갈등, 머스크의 비판, FTC의 규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700조원이라는 숫자는 화려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집행될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AI 시대에 한국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HBM이라는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단순 공급업체를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샘 올트먼의 한국 방문은 그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역사적 순간이었다.
깨알소식 테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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