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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맨 사퇴는 단순 개인문제가 아닌, 공직자의 이전 업적 지우기의 희생양?!!

02-15
구독자 100만 앞두고 떠나는 충주맨...시장이 바뀌면 공무원도, 캐릭터도 사라지는 나라


<이미지 출저 : 충주시 홍보 유튜브>


구독자 100만 앞두고 떠나는 충주맨...시장이 바뀌면 공무원도, 캐릭터도 사라지는 나라

김선태 주무관 7년 만에 사직서 제출...조길형 시장 충북지사 출마 위해 사임한 지 보름 만, 고양고양이 퇴출과 닮은 '단체장 교체=정책 리셋' 악순환 2026.02.15
핵심 포인트 - '충주맨' 김선태(39) 뉴미디어팀장, 2월 12일 사직서 제출...2월 말 퇴직 확정
- 조길형 전 충주시장, 1월 30일 충북지사 출마 위해 12년 임기 마치고 사임
- 본인 "정치적 행보 전혀 관심 없다" 부인했지만, 시기와 정황에 '미묘한 연결고리' 관측
- 고양시 '고양고양이' 퇴출 사례와 함께 '단체장 교체=공공자산 리셋' 구조적 문제 재조명
"지금까지 충주맨이었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13일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 '충TV'에 올라온 1분짜리 영상의 마지막 멘트다. 공직 10년, '충주맨'으로 7년. 구독자 97.5만 명으로 100만을 눈앞에 두고, 지방자치단체 유튜브 전국 1위라는 기록을 세운 사나이가 공직을 떠난다. 김선태(39) 충주시 뉴미디어팀장은 12일 인사 부서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남은 연차 소진을 위해 장기 휴가에 들어갔다. 2월 말 퇴직이 확정된 상태다. '마지막 인사' 영상이 게시된 당일, 구독자 수는 오히려 2만 명 이상 감소했다. 충주맨 없는 충TV에 더 이상 미련이 없다는 팬들의 무언의 항의였다.

보름의 시차, 묘한 타이밍

김선태의 사직이 단순한 개인 결정으로만 읽히지 않는 이유가 있다. 그를 전폭적으로 밀어줬던 조길형 전 충주시장이 불과 보름 전인 1월 30일, 6.3 지방선거 충북지사 출마를 위해 시장직을 사임했기 때문이다. 12년간 3선 연임하며 역대 최장수 충주시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조 전 시장. 그가 떠난 지 13일 만에, 충주맨도 사직서를 냈다. 지역 정가에서는 김 팀장이 조 전 시장의 선거 캠프에 합류해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김선태 본인은 13일 iMBC 단독 인터뷰에서 이를 정면 부인했다. "조길형 전 시장의 사퇴 때문이라는 추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했고, "정치적인 행보 또한 전혀 관심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확실한 건 정치적인 일은 안 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찾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만 밝혔다.
조길형 사임과 충주맨 사직 - 타임라인
2025.07.08 조길형 시장, 충북지사 출마 공식 선언
2026.01.30 조길형 시장 공식 퇴임 (12년 임기 종료, 임기 5개월 잔여)
2026.01.30~ 김진석 부시장, 시장 권한대행 체제 돌입
2026.02.12 김선태 주무관, 사직서 제출 및 장기 휴가 돌입
2026.02.13 '마지막 인사' 영상 게시, 구독자 2만명 이상 이탈
2026.02 말 퇴직 확정 예정

유튜브로 6급이 된 공무원, 그를 둘러싼 시선들

김선태의 이력은 공무원 사회에서 전례가 없다. 아주대 경영학과 조기입학 후 자퇴, 사법시험 준비 끝에 진로를 바꿔 2016년 9급 일반행정직에 합격했다. 2018년 페이스북 홍보 담당이 된 뒤 '병맛 컨셉'으로 주목받았고, 2019년 지자체 최초 B급 유튜브를 개설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 섭외까지 모든 것을 혼자 도맡는 1인 제작 시스템. 그 결과 2023년 말 임용 7년여 만에 6급으로 파격 승진했다. 이 초고속 승진을 두고 공직 내부의 시선은 엇갈렸다. "충주시를 전국적으로 알린 일등공신"이라는 평가와 "유튜브 하나로 특혜 승진을 받은 것"이라는 시기가 공존했다. 연봉 2배 이상의 이직 제안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거절했고, MBC '복면가왕'에 공무원 최초로 출연하는 등 공직자 유튜버라는 독보적 위치를 구축했다. 그러나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매주 창의적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압박감 속에서 공무원 조직 특유의 결재 시스템과 소재 제약을 끊임없이 조율해야 했던 피로감이 극에 달했고, 6급 승진 이후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닫힌 성장판'의 한계도 퇴사 결심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충주맨 사직의 복합적 배경
요인 내용
후원자 이탈 조길형 시장 12년 만에 사임, '충주맨'을 밀어준 핵심 후원자 부재
성장 한계 6급 파격 승진 이후 공무원 조직 내 추가 승진·보직 확장 기대 어려움
번아웃 7년간 1인 제작 시스템, 결재-소재 제약 속 창작 압박 누적
보상 괴리 97.5만 구독자 채널 운영에도 공무원 급여 체계, 연봉 2~3배 이직 제안 다수
새 시정 불확실성 6.3 지방선거 후 새 시장 체제에서 기존 콘텐츠 방향 유지 불투명

고양고양이의 교훈...시장이 바뀌면 다 바뀐다

충주맨의 사직을 지켜보며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선례가 있다. 고양시의 '고양고양이'다. 2013년부터 10년 넘게 고양시를 대표하던 마스코트. 인터넷소통대상 8년 연속 수상,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 최우수상 2년 연속 수상. "시장 이름은 몰라도 고양고양이는 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전국구 인지도를 자랑했다. 그런데 2022년 지방선거에서 시장 소속 정당이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뀌자, 고양고양이는 홈페이지에서 삭제되고, 조형물은 철거되고, 굿즈 판매는 중단됐다. 2026년 1월 MBC '실화탐사대'에서 다뤄진 바에 따르면, 이동환 시장이 관광정보센터에 전시된 고양고양이 상품을 보자마자 짜증을 내며 치우라고 했다는 내부 증언까지 나왔다. 고양시 측은 "정책보다 캐릭터에만 관심이 쏠리는 현상 때문에 리뉴얼을 검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판단은 달랐다. 경기대 윤여강 교수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캐릭터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작업은 불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시민 게시판에는 고양고양이 부활을 요청하는 글이 넘쳐났다. 10년 넘게 시민의 세금과 애정으로 키운 공공 IP(지식재산)가 시장 한 명의 취향으로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이다.
'시장 교체 = 정책 리셋' 패턴 비교
충주맨 (충주시) 고양고양이 (고양시)
성격 공무원 1인 크리에이터 (사람) 지자체 공식 마스코트 (캐릭터)
성과 지자체 유튜브 전국 1위 (97.5만) 인터넷소통대상 8년 연속, 전국구 인지도
후원자 조길형 시장 (3선, 12년) 최성-이재준 시장 (민주당, 12년)
전환점 시장 충북지사 출마 위해 사임 (2026.01) 시장 소속 정당 교체 (2022 지방선거)
결과 핵심 인물 자진 사직 캐릭터 공식 지위 상실, 조형물 철거

공공 자산은 시장의 것이 아니다

두 사례의 본질은 같다. 지자체가 수년간 공들여 키운 공공 자산이 단체장 교체와 함께 리셋된다는 것이다. 충주맨 김선태가 7년간 쌓아올린 충주시의 브랜드 가치는 단순히 유튜브 구독자 수로 환산할 수 없다. 충주시라는 이름을 전국에 알렸고, '충주의 특산물은 충주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도시 정체성 그 자체가 됐다. 고양고양이 역시 마찬가지다. 시민이 받아들이고, 사랑하고, 반복 소비해야 비로소 형성되는 공공 브랜드. 그 좁은 문을 통과한 극히 드문 성공 사례들이었다.
"시장 교체가 곧 슬로건 교체, 로고 교체, 캐릭터 교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런 방식으로는 100년 가는 도시 브랜드가 나올 수 없다. 10년 넘게 시민의 세금과 애정으로 키운 IP를 정치적 전환기마다 '리셋'한다면, 우리 도시는 매번 출발선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 공공PR 전문가 칼럼 (2026.02)
경기도 31개 시군 중 도시 브랜드(BI)나 캐릭터 교체를 추진한 12개 지역 가운데 10개가 단체장 소속 정당이 바뀐 지역이었다는 중부일보의 조사 결과는 이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수억에서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전임자 흔적 지우기'에 나서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충주맨의 경우는 고양고양이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김선태는 스스로 사직서를 냈다. 외부에서 쫓겨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떠나는 것이다. 본인도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했고, 번아웃과 성장 한계라는 개인적 사정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조길형 시장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건재했더라면, 새 시장 체제의 불확실성이 없었더라면, 과연 같은 시기에 같은 결정을 내렸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누구도 단정할 수 없지만, 두 사건의 시간적 근접성은 우연으로만 치부하기엔 너무 가깝다.
구조적 질문 지자체의 성공적인 홍보 자산이 특정 단체장의 임기에 종속되는 구조는 근본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충주맨이든 고양고양이든, 이들은 시장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시민의 공공 자산이다. 일본의 구마모토현이 '쿠마몬'이라는 캐릭터를 지사 교체에도 불구하고 20년 넘게 유지하며 연간 수천억 원의 경제 효과를 거두는 것처럼, 공공 브랜드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캐릭터 보존 조례 제정, 홍보 인력의 전문직 전환 등 단체장의 개인 의지에 좌우되지 않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할 때다.
김선태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지금은 뭐든지 도전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했다. 방송이든 유튜브든 향후 활동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충주맨'이라는 이름은 더 이상 쓸 수 없지만, 본명으로의 새 출발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그가 떠난 자리, 충TV의 빈자리는 쉽게 채워지지 않을 것이다. 충주맨을 만든 것은 김선태 개인의 재능이지만, 충주맨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을 허용하고 밀어준 조직과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이 바뀌면 공무원도 떠나고, 캐릭터도 사라지는 나라. 이 반복되는 패턴을 끊지 않는 한, 다음 충주맨은, 다음 고양고양이는 나오기 어렵다.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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