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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층의 궤멸인가? 윤어게인의 입김으로 흔들리는 장동혁... 과연 어떠한 행보가 될 것인가?

02-17
장동혁 '1시간 전 노쇼'에 보수성지마저 싸늘...전한길 압박 속 흔들리는 국민의힘



<이미지 : 장동혁 / 전한길의 모습을 AI생성>


장동혁 '1시간 전 노쇼'에 보수성지마저 싸늘...전한길 압박 속 흔들리는 국민의힘

청와대 오찬 회동 직전 불참 통보...조중동 일제히 "전략 부재" 비판, 한국갤럽 국힘 지지율 22%로 무당층보다 낮아 2026.02.17
핵심 포인트 - 장동혁 대표, 2월 12일 청와대 오찬 1시간 전 전격 불참 통보...여야 대표 회동 무산
- 전한길, 노쇼 사흘 전 "윤어게인과 절연하면 배신자로 간주" 최후통첩 압박
- 조선·중앙·동아 사설 일제히 "정치적 패착"..."야당의 협량함만 부각" 비판
- 한국갤럽 국힘 지지율 22%, 무당층(27%)보다 낮아...대구·경북마저 동률
"한 손에는 칼을 숨기고, 다른 한 손으로 악수를 청하는 것에 응할 수 없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월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마련한 청와대 오찬 회동을 불과 1시간 앞두고 불참을 통보하며 남긴 말이다. 설 명절을 앞두고 5개월 만에 성사될 뻔했던 여야 대표 회동은 이렇게 허무하게 무산됐다. 그리고 이 '노쇼'는 장동혁 대표와 국민의힘에게 예상치 못한 역풍으로 돌아오고 있다.

150일 만의 만남, 1시간 전의 파국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인 11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며 오찬 회동 소식을 알렸다.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국정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예정이었다. 지난해 9월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양당 대표를 초청한 이후 약 150일 만에 다시 마련된 자리이자, 청와대 이전 후 처음 열리는 여야 대표 회동이었다.

장동혁 대표 본인도 처음에는 참석 의사를 밝혔다. 그는 "시기적으로 봐서 또 형식이나 의제로 봤을 때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었지만, 설 명절 앞두고 민생을 함께 논의하자는 제안에 즉각 수용하겠다는 답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1일 밤,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재판소원 허용 법안과 대법관 증원 법안을 단독 처리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막을 전했다. 장 대표는 "가고자 하는 의지가 분명했으나" 최고위원회의에서 강한 반대에 부딪혀 불참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결국 12일 오전, 장 대표의 비서실장을 통해 강훈식 비서실장에게 불참 의사가 전달됐다. 오찬 예정 시간 불과 1시간 전이었다.
오찬 무산 타임라인
2월 8일 전한길, 유튜브 통해 "윤어게인과 함께 할 것인지 3일 안에 답하라" 최후통첩
2월 10일 장동혁, 유튜브 방송서 "절연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분열의 시작" 발언...사실상 전한길 요구 수용
2월 11일 오전 강훈식 비서실장, 청와대 오찬 회동 공식 발표...장동혁 "즉각 수용" 답변
2월 11일 밤 민주당, 법사위에서 재판소원법·대법관 증원법 단독 처리
2월 12일 오전 장동혁, 비서실장 통해 불참 의사 전달...오찬 1시간 전 전격 통보
2월 12일 오후 국민의힘, 본회의까지 단체 보이콧...81건 민생 법안 처리 불참

전한길의 '3일 최후통첩'과 노쇼의 연결고리

장동혁 대표의 노쇼를 이해하려면, 그로부터 나흘 전인 2월 8일로 돌아가야 한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장 대표를 공개 지지해 당선시킨 일등공신으로 자처하는 보수 유튜버 전한길(본명 전유관)씨가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전한길 뉴스'를 통해 장 대표를 향한 강도 높은 압박에 나섰다.

발단은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의 발언이었다. 박 대변인이 "국힘 지도부는 계엄 옹호, 내란 옹호, 부정선거 주장, 윤어게인 세력과 함께 갈 수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전한길씨는 "이것이 장동혁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답하라"고 요구했다. 그의 논리는 명확했다. "나는 '윤어게인', '윤 배신자 축출', '부정선거 척결' 때문에 김문수를 버리고 장동혁을 당 대표로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만약 윤어게인과 절연한다면 "배신자로 간주해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경고까지 날렸다.
전한길의 최후통첩 (2월 8일) "장동혁 대표가 누구의 지지를 받아 당 대표가 됐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길 바란다. 장 대표가 (당 대표 선거) 연설에서 '탄핵 반대를 주장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했기에 당선된 것 아닌가. 장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명목으로 원칙을 버린다면 저는 장 대표를 버릴 것이다." - 전한길, 유튜브 채널 '전한길 뉴스' (2월 8일)
이 최후통첩에 장동혁 지도부는 사실상 굴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9일 "답변 드릴 게 없다"며 사실상 무응답으로 대응했고, 장 대표 본인은 10일 유튜브 방송에서 "절연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분열의 시작"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에 선을 그었다. 전한길의 요구를 수용한 셈이다. 그리고 이틀 후, 청와대 오찬 노쇼가 벌어졌다.

일요신문의 시사 프로그램 '신용산객잔'에 출연한 윤희석 전 의원은 "장동혁 오찬 불참은 전한길이 압력 넣은 것처럼 보인다"고 직접적으로 연결 지었다. 경향신문 역시 사설에서 "입으로는 중도로 가자고 말하지만 몸은 극우와 동행하는 셈"이라며 "누가 봐도 뻔한 지방선거용 코스프레"라고 비판했다.

'보수성지' 조중동마저 일제히 비판...역풍의 시작

장동혁 대표에게 가장 뼈아픈 것은 우군으로 여겨지던 보수 언론의 반응이었을 것이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13일 사설을 통해 일제히 장 대표의 노쇼를 비판했다.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문제 삼으면서도, 그에 대응하는 국민의힘의 방식이 오히려 본질을 흐렸다는 지적이었다.
보수 3대 일간지 사설 핵심 비판 (2월 13일)
조선일보 "영수회담은 웃으면서도 정치적 칼을 겨누는 고도의 정치 행위...진영의 메시지를 던지고 상대 논리를 격파하며 협치의 계기를 만들어 가는 자리에 등을 돌렸다"
중앙일보 "어제 회담은 국민의힘에 여권에 견제구를 날릴 절호의 타이밍이었다...강성 지지층을 달래며 외연을 확장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동아일보 "의석수도 지지율도 여당에 크게 밀리는 소수 야당이 어렵게 마련된 대통령과의 대화마저 등 돌리고 도대체 어떤 역할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
세 신문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은 '전략 부재'였다. 회동 자리에서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국민 앞에 야당의 대안을 제시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것이 정치적 패착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회동 1시간 전이라는 '비상식적' 통보 방식이 여권의 문제보다 야당의 결례만 부각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청와대 "매우 유감...부적절하다"

청와대의 반응은 단호했다. 홍익표 정무수석은 12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오늘 예정된 여야 정당 대표 오찬 회동이 장 대표의 갑작스러운 불참 의사 전달로 취소됐다"며 "이런 취지를 살릴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깊은 아쉬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청와대 입장에서 유감스러운 것은 국회 상황과 연계해 약속된 일정을 취소한 것"이라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매우 부적절하다"고 직격했다.

특히 홍 수석은 "국민의힘이 국회 상황을 대통령실과 연계해 설명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국회 일정과 상임위 운영은 여당이 알아서 하는 일로, 그 과정에서 청와대가 어떠한 형태의 관여나 개입을 한 것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법사위 일정 이튿날로 오찬 일정을 잡은 것이 의도적이었느냐는 질문에는 "법사위와 오찬 회동 일정은 전혀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찬 무산 자체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16일 새벽, 장동혁 대표가 주택 6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점을 소셜미디어에서 직접 거론하며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되고, 이들을 보호하며 기존의 금융 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십니까"라고 공개 질문을 던졌다. 노쇼에 대한 직접 비판 대신, 정책 공세로 전환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셈이다.
"청와대는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 다만 국회 상황과 연계해 대통령과 약속된 일정을 취소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국민의힘이 국회 상황을 대통령실과 연계해 설명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 (2월 12일 춘추관 브리핑)

숫자가 말하는 위기...'콘크리트 보수'마저 균열

여론조사 수치는 국민의힘의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국갤럽이 2월 10~12일(노쇼 전후)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2%에 그쳤다.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층(27%)보다도 낮은 수치다. 더불어민주당(44%)과의 격차는 정확히 2배. 특히 충격적인 것은 보수의 마지막 성지로 불리는 대구·경북에서조차 양당 지지율이 32% 대 32%로 동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중도층에서는 민주당(41%) 대 국민의힘(17%)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2026년 2월 정당 지지율 추이
조사기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격차
리얼미터 (2월 1주) 47.6% 34.9% 12.7%p
리얼미터 (2월 2주) 44.8% 36.1% 8.7%p
한국갤럽 (2월 2주) 44% 22% 22%p (2배)
* 자료: 리얼미터(에너지경제 의뢰), 한국갤럽 / ARS vs 전화면접 방식에 따라 수치 차이 존재 리얼미터 기준으로도 2월 1주차 국민의힘 지지율은 34.9%로 2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3주 연속 상승해 56.5%를 기록 중이다. 리얼미터는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지도부 재신임 논란과 계파 간 설전 등 당내 분열이 장기화하면서 중도층과 여성층을 중심으로 지지 이탈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한길 딜레마'에 갇힌 장동혁호

정치권에서는 장동혁 지도부가 '전한길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윤어게인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부응하면 중도층이 이탈하고, 중도 확장을 시도하면 강성 지지층이 등을 돌리는 양면 함정이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시사저널TV 인터뷰에서 "전한길은 지지자들한테 '윤과 절연 안 한다고 했다' 이렇게 얘기하고 돌아다닌다"며 "바깥에서는 절연 안 하네 이렇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동혁의 '전한길 딜레마' 구조
A 선택 윤어게인 수용 시: 전한길·강성 지지층 결집 가능 / 중도층·여성층 대규모 이탈 / 보수 언론 비판 가속 / 6·3 지방선거 참패 우려
B 선택 절윤(윤 절연) 선택 시: 전한길 "배신자" 낙인 / 강성 지지층 이반·당원 이탈 / 중도 확장 기반 확보 / 다만 당내 친윤 반발로 리더십 위기
현재 양두구육(羊頭狗肉): 입으로는 중도 확장, 행동은 극우 동행...양쪽 모두의 불신 확대 / 조중동 "자기 중심이 없다" 비판 / 진중권 "이미 늦었다"
당 안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두 카테고리를 다 보듬어 안고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은 과욕"이라며 "장동혁 지도부의 과욕이 지금 지지율 하락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최다선(6선)인 조경태 의원도 "아직도 윤 전 대통령 추종 세력이 당을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양향자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전한길 씨도, 고성국 씨도 읍참마속으로 출당시켜야 된다"고 공개 발언했다.

진중권 교수의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다. "지금 와서 윤어게인과 단절하겠다 이런 얘기해봤자 누가 믿겠습니까. 실제 행동은 뭐예요. 한동훈 제명, 김종혁 제명, 배현진 문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참패라고 봅니다. 서울도 넘어갈 것 같고, 부산은 간당간당, 대구 하나 정도 지키지 않을까 싶어요."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 2곳만 건진 참패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6·3 지방선거까지 109일...국민의힘은 어디로

6월 3일 지방선거까지 채 4개월이 남지 않았다. 장동혁 대표 앞에 놓인 현실은 냉혹하다. 한편에서는 전한길로 대표되는 강성 지지층이 '윤어게인'의 깃발을 내리면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위협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오세훈·소장파가 '절윤' 없이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압박하고 있다. 보수 언론은 "자기 중심이 있냐"며 전략 부재를 질타하고, 여론조사는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MBC 의뢰 여론조사(2025년 9월)에서 "국민의힘이 극우정당화되고 있어 우려된다"는 응답이 68%에 달했고, 보수 응답자 중에서도 51%가 극우화를 우려한다고 답한 바 있다. 국민의힘이 '윤어게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중도층은 물론 온건 보수층의 이탈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동혁 대표의 노쇼는 단순한 오찬 불참이 아니었다. 그것은 전한길의 최후통첩과 강성 지지층의 압박, 당내 계파 갈등, 리더십의 방향 상실이 한 점에 모인 결과였다. 2월 19일로 예정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재판 1심 선고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선택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기로에 서 있다. 유튜버의 최후통첩에 휘둘리는 야당 대표의 모습은 국민에게 어떤 신뢰를 줄 수 있을까. 그 답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이미 늦었다고 본다. 지금 와서 윤어게인과 단절하겠다 해봤자 누가 믿겠나. 결국 보수 지지층이 이런 식으로는 가망이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그때 플랜 B를 찾기 시작할 때 판이 달라지는 거지, 그전까지는 오래 걸릴 것이다." - 진중권 동양대 교수 (시사저널TV 인터뷰, 2월 10일)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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