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 기사의 이해돕고자 AI생성>
곰팡이·머리카락 나온 백신 1,420만 회 그대로 접종...일본은 즉시 멈췄는데, 한국은 왜 몰랐나
감사원, 코로나19 대응실태 감사 결과 공개. 질병청, 이물질 신고 1,285건 받고도 식약처에 단 한 건도 통보 안 해. 곰팡이·머리카락 등 위해 이물 127건에도 접종 보류 조치 없이 동일 제조번호 백신 1,420만 회분 그대로 투입. 유효기간 만료 백신 접종 2,703명에게 사실조차 알리지 않아. 4년 넘게 묻혀 있던 '백신 관리의 민낯', 감사원이 걷어냈다202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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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포인트]
- 감사원, '코로나19 대응실태 진단 및 분석' 감사 결과 공개 (2026.02.23) - 질병청, 백신 이물질 신고 1,285건을 식약처에 통보하지 않고 제조사에만 알려 처리 - 곰팡이·머리카락·이산화규소 등 '위해 우려' 이물 127건에도 접종 보류 조치 없음 - 이물질 신고 이후에도 동일 제조번호 백신 1,420만 회분 계속 접종 - 유효기간 만료 백신 접종자 2,703명에게 오접종 사실 미통보, 1,504명 재접종 못 받아 - 국가출하승인 없이 접종된 백신 1,971만 회분, 그중 131만 회분은 품질검사조차 없이 투입 - 일본은 2021년 이물질 발견 즉시 163만 회분 접종 중단·전량 회수 조치 |
1. 감사원이 걷어낸 '4년의 침묵'
2026년 2월 23일, 감사원이 '코로나19 대응실태 진단 및 분석'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대응체계, 방역, 의료, 사회대응, 백신 등 5개 분야를 전면 점검한 이 감사는 팬데믹 기간 동안 벌어진 백신 관리의 구조적 부실을 낱낱이 드러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이물질이 발견된 백신이 아무런 조치 없이 수천만 회분 그대로 접종됐다는 사실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2021년 3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의료기관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이물질 신고를 총 1,285건 접수했다. 그런데 질병청은 이 신고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단 한 건도 통보하지 않았다. 대신 제조사에만 알린 뒤, 제조사의 자체 조사 결과를 검증 없이 그대로 수용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 코로나19 백신 이물질 신고 현황 (2021.3~2024.10) | ||
| 이물질 유형 | 건수 | 비율 |
| 고무마개 파편 | 835건 | 65.0% |
| 백신 성분(입자) 응집 | 264건 | 20.5% |
| 곰팡이·머리카락·이산화규소 등 (위해 우려) | 127건 | 9.9% |
| 기타·미분류 | 59건 | 4.6% |
| 합계 | 1,285건 | 100% |
고무마개 파편(835건)이나 성분 응집(264건)은 위해성이 낮은 편이지만, 문제는 곰팡이, 머리카락, 이산화규소(실리카) 등 위해 우려가 있는 이물질이 127건(9.9%)에 달했다는 점이다. 정부 매뉴얼에 따르면, 이물질이 확인될 경우 질병청은 식약처에 품질 검사를 요청하고, 검사 결과에 따라 동일 제조번호 백신의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이 어떤 절차도 밟지 않았다.
2. 식약처에는 알리지 않고, 제조사 '자체 조사'만 믿었다
정상적인 절차라면 이렇게 진행되어야 한다. 의료기관에서 이물질 발견 → 질병청에 신고 → 질병청이 식약처에 통보 → 식약처가 해당 제조번호 의약품에 대해 수거·검사, 유통 중단, 제조소 현장 조사 실시 → 검사 결과에 따라 접종 보류 또는 재개 결정.
그러나 실제로 벌어진 일은 달랐다. 질병청은 식약처를 완전히 건너뛰었다. 이물질 신고를 접수한 뒤 제조사에만 사실을 전달하고, 제조사가 보내온 자체 조사 결과를 별도 검증 없이 그대로 수용했다. 더 심각한 것은 조사 속도다. 1,285건 중 854건(69.4%)은 해당 제조번호의 접종이 모두 끝나고 재고가 소진된 후에야 제조사가 조사 결과를 회신했다. 431건(33.5%)은 제조사가 해당 제품을 수거하지도 않고 사진이나 기록만으로 조사했으며, 41건(3.2%)은 어떤 방법으로 조사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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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 vs 실제: 이물질 발견 후 처리 과정
[매뉴얼상 절차] 이물질 발견 → 질병청 신고 → 식약처 통보 → 수거·검사·유통중단 → 접종 보류 → 안전 확인 후 재개 [실제로 벌어진 일] 이물질 발견 → 질병청 신고 → 제조사에만 통보 (식약처 통보 X) → 제조사 자체 조사 (검증 X) → 접종 보류 없이 계속 접종 → 재고 소진 후에야 조사 결과 회신 |
그 결과, 위해 우려 이물질이 신고된 제조번호와 동일한 백신이 총 4,291만 4,250회분 접종됐고, 이 중 이물질 신고 이후에도 접종이 계속된 것은 1,420만 4,718회분에 달한다. 감사원은 위해 우려 이물이 발견된 제조번호 백신의 이상반응 보고율이 다른 제조번호 평균 대비 0.006~0.265%p 높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물질 혼입과 이상반응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현재 단계에서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3. 유효기간 지난 백신도 접종, 알리지도 않았다
이물질 문제만이 아니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유효기간이 만료된 코로나19 백신이 2,703명에게 접종됐다. 사실상 접종력이 인정되지 않는 '오접종'이다. 그런데 질병청은 이 사실을 피접종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 결과 2,703명 중 1,504명(55.6%)은 재접종을 받지 못했다. 오접종임에도 515건의 예방접종증명서가 그대로 발급되기까지 했다.
품질 검증 사각지대도 드러났다. 긴급사용승인으로 도입된 백신은 통상적인 '국가출하승인'을 면제받을 수 있는 구조였는데, 이 허점이 그대로 방치됐다. 그 결과 국가출하승인을 거치지 않은 백신이 1,971만 회분에 달했다. 이 중 1,840만 회분(93.4%)은 식약처에 품질검사를 의뢰하기는 했지만, 131만 회분(6.6%)은 품질검사조차 없이 국민에게 투입됐다.
| 감사원이 밝힌 코로나19 백신 관리 부실 종합 | |
| 이물질 신고 총 건수 | 1,285건 (식약처 통보: 0건) |
| 위해 우려 이물질 (곰팡이 등) | 127건 → 접종 보류 조치: 0건 |
| 이물질 신고 후 계속 접종된 분량 | 1,420만 회분 |
| 유효기간 만료 백신 접종자 | 2,703명 (미통보 → 1,504명 재접종 못 받음) |
| 오접종자 예방접종증명서 발급 | 515건 |
| 국가출하승인 없이 접종 | 1,971만 회분 |
| 품질검사 없이 접종 | 131만 회분 |
4. 같은 시기, 일본은 어떻게 했나
한국에서 이물질 백신이 조용히 접종되고 있던 바로 그 시기, 일본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졌다. 2021년 8월 26일, 일본 후생노동성은 스페인에서 제조·수입한 모더나 백신 39개 바이알(용기)에서 금속 조각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이물질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후생노동성은 같은 날 즉시 해당 제조번호(로트) 3개에 해당하는 163만 회분의 접종을 전면 중단시켰다.
이틀 뒤인 8월 28일, 오키나와에서 다른 제조번호의 모더나 백신에서도 이물질이 추가로 발견되자 해당 접종 역시 즉시 중단됐다. 이후 모더나와 일본 내 유통을 담당한 다케다약품공업은 공동 조사를 통해 이물질이 병마개를 씌우는 기계의 스테인리스 부품 마찰로 발생한 금속 입자임을 확인했다. 일본 당국은 접종 중단된 생산분 전량 회수를 명령했다.
더 주목할 것은 그 이후의 대응이다. 접종 중단 이전에 해당 로트번호의 백신을 접종받은 30대 남성 2명이 접종 사흘 뒤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고, 이후 같은 생산라인 백신을 맞은 40대 남성 1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본 정부는 자국민 모니터링을 지속하며 2021년 10월 18일 모더나 백신에 의한 심근염 위험을 근거로 30세 미만 접종 금지 조치를 전격 시행했다.
| 한국 vs 일본: 백신 이물질 대응 비교 | ||
| 일본 | 한국 | |
| 이물질 발견 시 대응 | 즉일 접종 중단 발표 | 접종 보류 조치 없음 |
| 접종 중단 규모 | 163만 회분 즉시 중단 | 1,420만 회분 그대로 접종 |
| 감독기관 통보 | 후생노동성 즉시 공표 | 식약처 통보 0건 |
| 제품 회수 | 해당 로트 전량 회수 명령 | 수거 없이 사진·기록 조사 (33.5%) |
| 조사 주체 | 후생노동성 + 제조사 공동 조사 | 제조사 자체 조사 (검증 없이 수용) |
| 국민 고지 | 관방장관 기자회견, 로트번호 공개 | 감사원 감사 전까지 미공개 |
| 후속 안전조치 | 30세 미만 모더나 접종 금지 (2021.10) | 일본보다 1개월 뒤늦은 조치 |
같은 팬데믹, 같은 백신, 같은 시기였다. 일본은 39개 바이알에서 이물질이 나오자 당일 163만 회분을 멈추고 전량 회수하며 관방장관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섰다. 한국은 1,285건의 이물질 신고를 받고도 식약처에 단 한 건도 알리지 않은 채 1,420만 회분을 그대로 접종했다. 팜뉴스에 따르면, 이 기간 한국의 모더나 백신 부작용 사망률은 접종 횟수 대비 일본의 약 3배에 달했다.
5. 4년 동안 왜 아무도 몰랐나
이 사안에서 가장 불편한 질문은 이것이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가까이 진행된 일이, 왜 감사원이 들여다보고 나서야 세상에 알려졌는가.
일본의 백신 이물질 사건은 2021년 8월 발생 즉시 NHK, 요미우리, 교도통신 등 주요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고, 한국 언론도 '일본 모더나 이물질 사태'로 상세히 전했다. 그러나 정작 한국 국내에서 벌어진 이물질 신고 1,285건과 그에 따른 부실 관리에 대해서는, 감사원 발표 이전까지 사실상 알려진 바가 없었다. 질병청이 식약처에 통보하지 않았으니 식약처도 몰랐고,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으니 국민도 몰랐다. 관리 시스템의 '사각지대'가 곧 정보 공개의 '블랙홀'이 된 셈이다.
| "코로나19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대규모 감염병으로, 당시 정보 처리와 협업 체계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 질병관리청, 2026.02.23 브리핑 |
질병청은 감사원 지적 사항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물질과 이상반응 간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현재 단계에서 단정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복지부, 질병청, 식약처는 공동으로 백신 품질 이상 발생 시 식약처 신고와 조사의뢰 절차를 명문화하고, 긴급사용승인 백신에 대한 품질검증 제도를 5월까지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오접종 발생 시 접종자에게 안내하도록 지침과 전산 시스템도 보완할 예정이다.
6. 남은 질문들...책임은 누가 지는가
감사원은 질병청에 이물질 혼합 백신의 접종 보류 조치 검토, 식약처 의뢰를 통한 제품 수거·검사·제조소 현장점검 방안 마련을 통보했다. 유효기간 만료 백신 접종자에게 오접종 사실과 재접종 권고를 알리도록 지침 보완도 권고했다.
그러나 '제도 개선'만으로 끝나기엔, 이미 벌어진 일의 규모가 너무 크다. 곰팡이가 든 백신을 맞은 사람은 누구이며, 그들에게 이 사실이 알려지기는 하는 것인지.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맞고도 재접종을 받지 못한 1,504명의 접종 이력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품질검사 없이 투입된 131만 회분을 맞은 국민에게 어떤 사후 조치가 가능한지. 국민에게 직접 주사바늘을 꽂는 백신이라는 의약품에 대해, 이 정도의 부실 관리를 '전례 없는 상황이었다'는 말로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인지.
| 일본은 바이알 39개에서 이물질을 발견하고 당일 163만 회분을 멈췄다. 한국은 1,285건의 신고를 받고도 1,420만 회분을 멈추지 않았다. 이 차이가 '전례 없는 상황'이라는 한 마디로 설명될 수 있는지, 국민이 판단할 차례다. |
감사원의 이번 감사는 코로나19 대응 전반에 대한 '진단'이지 '처벌'이 아니다. 감사원 스스로도 "향후 감염병 대응 체계를 고도화하기 위한 교훈"이라는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교훈이 되려면 최소한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정확히 직시해야 한다. 이물질 백신 1,420만 회분이 접종된 동안,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고, 감독 기관은 몰랐으며, 언론도 다루지 않았다. 이 세 겹의 실패가 동시에 일어났다는 사실이야말로, 다음 팬데믹을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지점이다.
박예현 기자 ⓒ 2026 깨알소식.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