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저 : 주최측 에프엠아키텍트>
"속았다" 태진아·이재용·정찬희 줄줄이 반발...전한길 '자유음악회', 거짓 섭외에 대관까지 취소
'3·1절 기념 자유음악회'라 해놓고 실상은 '윤어게인' 정치 집회...출연진 전원 속아서 섭외, 법적 대응 예고. 1만 석 중 640석 예매에 그쳐. 김동연 경기지사 촉구로 킨텍스 대관마저 전격 취소202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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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포인트]
- 극우 유튜버 전한길, 3월 2일 킨텍스 '3·1절 기념 자유음악회' 추진 - 태진아·이재용·정찬희·뱅크·조장혁 등을 '우파 연예인'으로 소개하며 포스터 제작 - 출연진 전원 "정치 행사 아닌 일반 행사로 속아서 섭외당했다" 반발 - 태진아 측 "명예훼손·초상권 무단사용으로 고소·고발 예정" - 전한길 "행사업체 탓" 책임 전가 후 "좌파 김어준 콘서트였으면 다들 왔을 것" - 1만 석 중 640석(6.4%)만 예매, 공연 1주 전 기준 - 김동연 경기지사 대관 취소 촉구 → 킨텍스, 대관 전격 취소 통보 |
1. '3·1절 기념 음악회'의 실체...'윤어게인' 외치는 정치 집회
한국사 강사 출신 극우 유튜버 전한길(본명 전유관)씨가 오는 3월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 5홀에서 '3·1절 기념 자유음악회'를 추진했다. 1부 '자유콘서트', 2부 '토크콘서트'로 구성된 이 행사에 R석 7만 원, S석 5만 원의 유료 티켓을 판매하고, 1만 석 규모의 공연장을 준비했다.
문제는 이 행사의 '이름'과 '실체'가 완전히 달랐다는 것이다. 전한길씨는 2월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포스터를 공개하며 출연진을 소개하면서, 이들을 "우리 우파 연예인들"이라 칭했다. 그는 "우파인 우리끼리 그날 가서 '윤어게인' 외쳐야 되지 않겠습니까", "지금 (윤석열이) 무기징역 선고 받았는데...우파들끼리 뭉쳐서 윤어게인 외치자고 모인 것"이라며 행사의 정치적 성격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즉, 대관 신청 시에는 '3·1절 기념 가족형 문화 공연'으로, 연예인 섭외 시에는 '일반 행사'로, 자신의 지지층에게는 '윤어게인 정치 집회'로 설명한 것이다. 하나의 행사에 세 개의 얼굴을 사용한 셈이다.
2. "전부 속았다"...태진아 고소 예고, 이재용·정찬희·뱅크·조장혁 줄줄이 불참
포스터가 공개되자마자 가장 먼저 반발한 것은 태진아 측이었다. 소속사 진아엔터테인먼트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며칠 전 한 연예계 관계자가 찾아와 출연 가능 여부를 물어 '스케줄은 가능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치 관련 행사가 아닌지 물었지만 '킨텍스에서 하는 그냥 일반 행사'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짓말로 속여 일정만 문의한 후 일방적으로 출연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라며 명예훼손 고소·고발과 초상권 무단 사용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후 반발은 도미노처럼 이어졌다.
| 포스터 등재 출연진 및 반응 일람 | ||
| 출연진 | 포스터상 역할 | 본인 입장 |
| 태진아 | 공연 출연 | "정치 행사를 일반 행사라고 속였다" → 명예훼손 고소·고발 + 초상권 무단사용 법적 대응 예고 |
| 이재용 (前 MBC 아나운서) | 사회자(MC) | "전한길 씨 연관된 극우 정치 행사라는 걸 알았다면 수락 안 했다" → 주최사 대표에 엄중 경고, 포스터 삭제 요청 |
| 정찬희 (소프라노) | 공연 출연 | "구두로 3·1절 음악회라 해서 수락했으나 포스터 보고 출연 취소 결정" → SNS 통해 불참 공식화 |
| 뱅크 | 공연 출연 | 불참 정리 중 |
| 조장혁 | 공연 출연 | 불참 정리 중 |
| 정민찬 (뮤지컬 배우) | 공연 출연 | SNS 통해 불참 의사 표명 |
공통점은 명확하다. 전원이 "3·1절 기념 일반 음악회로만 알았다"는 것, 그리고 "전한길씨가 관련된 정치적 행사라는 설명을 전혀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태진아 측은 "그동안 숱한 정치권의 러브콜에 단 한 번도 응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정치적 행사에는 출연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전한길씨는 태진아 사진만 삭제한 수정 포스터로 홍보를 계속했지만, 이후 나머지 출연진의 불참 선언이 줄을 이으면서 출연진 라인업은 사실상 붕괴됐다.
3. 전한길의 대응..."행사업체 탓" → "정치적 외압" → "김어준 콘서트였으면 왔을 것"
논란이 커지자 전한길씨의 대응은 세 단계로 변화했다. 처음에는 "행사업체로부터 포스터를 받아서 출연진 소개를 방송에서 했을 뿐"이라며 섭외 과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고문 변호사를 통해서도 "가수 섭외·포스터 제작 등은 정식 도급 계약을 맺은 외부 대행사의 소관"이라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곧이어 출연진의 불참을 현 정권의 탄압으로 프레이밍했다. "태진아 소속사 측에서 단순 음악회로 알았다가 전한길 주최로 알고는 정치적 외압이나 부담을 갖고 이렇게 대응한 듯하다"고 추측했고, "이재명 치하에서 자유 우파 콘서트 참석이 부담된다고 거절하신 분들이 많았다"며 책임을 정권으로 돌렸다.
마지막으로는 진영 논리를 동원했다. "좌파 김어준 콘서트였다면 서로 참석하겠다고 했을 것"이라며, "아무도 안 오면 저 혼자서라도 '범죄자 이재명 재판받아라', '윤석열 대통령 만세', '윤어게인'을 목놓아 외치겠다"고 선언했다. 끝내 거짓 홍보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 전한길 측 해명 vs 출연진 증언 | |
| 전한길 측 | 출연진 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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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업체로부터 포스터 받아서 출연진 소개했을 뿐"
"섭외·포스터 제작은 외부 대행사 소관, 직접 관여한 바 없다" "정치적 외압·부담 때문에 거절한 것" "김어준 콘서트였으면 서로 오겠다 했을 것" |
(태진아) "정치 행사 아닌지 물었더니 '일반 행사'라고 답변받았다" (이재용) "'음악회 부분 사회만 요청', 전한길 연관 행사라는 언급 전무" (정찬희) "구두로 3·1절 음악회라 들었는데, 포스터 보고 성격 알게 됐다" 공통: "정치적 행사라는 설명 자체가 없었다" |
| 핵심 모순 전한길씨는 유튜브 방송에서 출연진을 '우파 연예인'이라 칭하고, "모여서 집회하듯이 할 것", "윤어게인 외치자"고 직접 말했다. 동시에 섭외 과정에서는 '일반 행사'로 설명했다. 주최자가 행사의 정치적 성격을 명확히 인지하면서, 출연진에게는 그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긴 것이다. "대행사 탓"이라는 해명은 이 모순을 설명하지 못한다. |
4. 1만 석 중 640석 예매...그리고 킨텍스 대관 전격 취소
출연진 이탈 논란 속에서 티켓 판매 상황도 참담했다. 2월 23일 오전 기준, R석 7,000석 중 388석, S석 3,000석 중 252석만 예매된 상태였다. 전체 1만 석 가운데 640석, 예매율 6.4%에 불과했다. 93.6%가 비어 있는 상태에서 공연까지 불과 일주일을 남긴 시점이었다. 전한길씨의 팬카페 '자유한길단'에는 "티켓 예매율이 낮다", "적극적인 구매가 필요하다"는 독려 글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같은 날 오후, 더 결정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킨텍스 이민우 대표이사에게 대관 취소를 강력히 촉구한 것이다. 김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어게인' 극우 망상 세력이 활개 치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된다. 경기도에선 더더욱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킨텍스 지분 33.74%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킨텍스는 내부 검토를 거쳐 같은 날 저녁 주최 측에 대관 취소를 공식 통보했다. 이민우 대표는 "당초 3·1절 기념 문화행사로 인지해 계약했으나, 정치적 성격의 행사로 판단될 소지가 있어 취소를 고민하던 중이었다"며, "킨텍스 규정상 '사회적 통념상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행사'에 대해 장소 배정을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사태 전개 타임라인 | |
| 시점 | 내용 |
| 대관 신청 시 | '3·1절 기념 가족형 문화 공연'으로 킨텍스에 대관 신청·계약 |
| 섭외 과정 | 연예인들에게 '킨텍스 일반 행사'로만 설명, 정치적 성격 은폐 |
| 2월 22일 | 전한길, 유튜브에서 포스터 공개 + 출연진을 '우파 연예인'으로 소개 + '윤어게인' 구호 강조 |
| 2월 22일 직후 | 태진아 측 즉각 반발 → 법적 대응 예고 |
| 2월 22~23일 | 이재용·정찬희·뱅크·조장혁·정민찬 연쇄 불참 선언 |
| 2월 23일 오전 | 1만 석 중 640석(6.4%) 예매 확인 |
| 2월 23일 오후 | 김동연 경기지사, 킨텍스 대표에 대관 취소 강력 촉구 |
| 2월 23일 저녁 | 킨텍스, 주최 측에 대관 취소 공문 발송 → 공연 사실상 무산 |
5. '표현의 자유' vs '기만적 섭외'...쟁점은 무엇인가
이번 사태는 여러 층위의 쟁점을 동시에 제기한다. 첫째, 가장 직접적인 문제는 섭외 과정의 기만성이다. 출연진 전원이 "정치 행사가 아닌 일반 행사로 설명을 들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행사의 핵심 성격을 숨기고 출연 동의를 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소통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허위 고지에 해당할 수 있다. 태진아 측이 명예훼손과 초상권 침해를 동시에 거론하는 것도 이 맥락이다.
둘째, 유료 티켓 판매와 결합된 점이 논란을 키운다. 5만~7만 원짜리 유료 공연에 태진아, 이재용, 뱅크 등 유명 연예인의 이름과 사진을 내걸고 티켓을 판매했는데, 정작 그 출연진이 출연에 동의한 적이 없다면 이는 소비자 기만의 문제로까지 확장된다. 온라인에서 "사기죄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셋째, 킨텍스 대관 취소를 둘러싼 공공시설 이용 기준의 문제도 있다. 김동연 지사의 촉구로 대관이 취소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치적 성향을 이유로 공공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 침해가 아니냐는 논점을 제기한다. 다만 킨텍스 측은 "신청 시 내용과 실제 행사 성격이 달랐다"는 것을 취소 근거로 들었다. 즉, 정치 행사 자체를 금지한 것이 아니라, '가족형 문화 공연'으로 신청해놓고 실제로는 정치 집회를 연 기만 행위에 대한 제재라는 논리다.
| '세 겹의 기만' 구조 이번 사태의 핵심은 동일한 행사에 대해 상대방에 따라 전혀 다른 설명을 한 '세 겹의 기만' 구조에 있다. 킨텍스에게는 '가족형 문화 공연'으로, 연예인에게는 '일반 행사'로, 자신의 지지층에게는 '윤어게인 정치 집회'로 설명했다. 세 설명 중 진짜는 유튜브에서 지지층에게 한 말이었다. 최종 책임이 주최자에게 있다는 점에서, "대행사 소관"이라는 해명은 면책 사유가 되기 어렵다. |
6. 출연진도 없고, 공연장도 없다...남은 것은 '윤어게인'뿐
현재 이 행사에 남은 것은 거의 없다. 출연진은 전원 불참을 선언했고, 공연장 대관은 취소됐다. 1만 석 가운데 6.4%만 팔린 티켓의 환불 문제도 남았다. 한편 전한길씨는 오는 27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부정선거'를 주제로 공개 토론을 벌이기로 했다. 콘서트는 무산되었지만, 그를 둘러싼 논란은 오히려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번 사건은 정치적 입장의 문제가 아니다. 보수든 진보든, 행사의 성격을 속여 사람을 섭외하고, 동의 없이 이름과 얼굴을 내건 포스터로 유료 티켓을 파는 것은 기본적인 신의 위반이다. 태진아가 정치적 행사 참여를 거부한 것은 보수·진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의사 결정권이 침해당한 것에 대한 정당한 반응이다.
전한길씨는 "아무도 안 오면 혼자서라도 윤어게인을 외치겠다"고 했다. 출연진도 없고 공연장도 없는 지금, 정말로 남은 것은 그 구호뿐인 것 같다. 다만 그 구호를 외치기 위해 타인의 이름과 신뢰를 도구로 사용한 대가는, 법정에서 따져야 할 문제가 됐다.
박예현 기자 ⓒ 2026 깨알소식.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