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 기사의 이해돕고자 AI 생성>
WTI 배럴당 90달러 돌파 - 국제유가 하루 12% 급등, 전쟁 전 대비 35% 치솟아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 일주일 - "배럴당 150달러 가면 세계 경제 붕괴" 경고 나와
핵심 포인트
1. WTI 4월물, 6일 하루 12.21% 급등해 배럴당 90.90달러 마감 - 이란 공격 전 대비 주간 상승률 35.63%, 1983년 선물거래 집계 이래 사상 최대
2. 브렌트유 8.52% 급등, 배럴당 92.69달러 - 이란 전쟁 전 72달러대 대비 28% 이상 상승
3. 호르무즈 해협 통과 유조선 전쟁 전 50척 → 3월 3일 0척 - 운송량 95% 이상 급감
4. 카타르 에너지장관 "150달러 가면 세계 경제 붕괴" 경고 - 골드만삭스 "5주 지속 시 100달러 돌파" 전망
5. 서울 주유소 휘발유 1900원 돌파, 전국 경유 가격이 휘발유를 역전 - 한국 경제성장률 최대 0.8%p 하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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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벌어진 일 - 하루 12%, 주간 35% 폭등
6일(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9.89달러, 즉 12.21% 치솟아 90.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상승폭 기준으로 2020년 이후 최대이며, 52주 최고치다. 이란이 공격받기 직전 WTI 가격이 66달러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주간 상승률은 35.63%에 달해 1983년 선물거래 집계가 시작된 이후 역사상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전 최대 기록은 2022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26.3%였다.
또 다른 국제유가 기준인 북해산 브렌트유도 동반 급등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8.52% 오른 배럴당 92.69달러에 마감했다. 2022년 3월 이후 하루 상승폭으로 최대이며, 전쟁 이전 72달러대와 비교하면 상승률이 28%를 넘어섰다. 상승세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무조건 항복 외에는 협상 조건이 없다고 밝힌 발언이었다. 협상 가능성이 사실상 차단됐다는 신호로 시장이 받아들이면서 이미 오르고 있던 유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국제유가 변동 현황 (2026년 3월 7일 기준)
| 구분 |
현재 가격 |
당일 상승률 |
전쟁 전 대비 |
| WTI (4월물) |
$90.90 |
+12.21% |
+35.63% |
| 브렌트유 (5월물) |
$92.69 |
+8.52% |
+28% 이상 |
| 호르무즈 통과 유조선 |
0척 (3월 3일 기준) |
- |
-95% 이상 |
| 서울 휘발유 (국내) |
리터당 1,900원대 |
전국 경유, 휘발유 역전 |
2월 28일 1,750원 대비 상승 |
2.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 - 세계 원유 20%가 막혔다
유가 폭등의 근본 원인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이 해협의 통행이 사실상 막히면서 공급 충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 집계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된 2월 28일 하루 50척의 유조선이 해협을 통과했으나 3월 1일 3척, 2일 3척으로 급감했고, 3일에는 단 한 척도 통과하지 않았다. 블룸버그가 취합한 선박 위치 추적 데이터는 호르무즈 해협 운송량이 전쟁 직전 대비 95% 이상 급락했다고 전했다.
봉쇄의 여파는 이제 생산 단계까지 번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웨이트가 원유 저장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일부 유전의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 크플러는 쿠웨이트가 즉시 감산에 나서지 않으면 약 12일 안에 저장 시설이 가득 차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라크도 하루 15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을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의 드론이 카타르 북부 라스라판의 액화천연가스(LNG) 핵심 생산시설을 공격하면서 가동이 중단됐고,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에 접근한 드론이 요격되며 일부 가동이 멈춰 공급 불안을 키웠다.
시티그룹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 차질로 하루 700만~1100만 배럴의 공급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세계 하루 원유 소비량이 1억 배럴 안팎임을 감안하면, 전 세계 수요의 7~11%에 달하는 공급이 순식간에 사라진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페르시아만에서 운항하는 유조선을 대상으로 200억 달러 규모의 보험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면 미 해군이 유조선 호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유가 상승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 "150달러 가면 세계 경제 붕괴" - 주요 기관 전망 총정리
이번 유가 급등이 단순한 지정학적 프리미엄을 넘어 실제 물류와 생산 차질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공포는 더욱 깊다. 카타르 에너지장관 사드 알카비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유조선들이 해협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향후 몇 주 안에 원유 가격이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이것이 세계 경제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너지 자문 회사 리터부쉬 앤 어소시에이츠는 "분쟁이 다음 주까지 이어질 경우 WTI는 배럴당 95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이 5주간 저수준 통과 상태를 유지하면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증권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고 주변국 정유시설을 타격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WTI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JP모건은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하루 최대 600만 배럴 규모의 추가 감산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며, 시장이 "지정학적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는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운영 차질에 대처하는 국면으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주요 기관별 유가 전망 시나리오
| 기관 |
조건 |
예상 유가 |
| 카타르 에너지장관 |
유조선 해협 통과 불가 수 주 지속 |
배럴당 150달러 → 세계 경제 붕괴 경고 |
| 골드만삭스 |
호르무즈 5주간 저수준 통과 유지 |
브렌트유 배럴당 100달러 돌파 |
| 하나증권 |
호르무즈 완전 봉쇄 + 주변국 정유시설 타격 |
WTI 배럴당 120달러 |
| 리터부쉬 앤 어소시에이츠 |
분쟁 다음 주까지 지속 |
WTI 배럴당 95달러 |
| JP모건 |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
브렌트유 100달러 이상 + 하루 최대 600만 배럴 추가 감산 |
4. 한국 경제에 들이닥친 퍼펙트 스톰 - 기름값·환율·증시 동시 충격
국제유가 충격은 한국 경제에 유독 가혹하다. 씨티 이코노미스트 김진욱은 "한국 경제는 원유 수입과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유가 상승이 GDP 성장률과 경상수지에 누적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주요국 중 가장 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연평균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르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하며, 배럴당 150달러 '오일 쇼크' 시나리오에서는 경제성장률이 0.8%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
국내 주유소 현장은 이미 고통이 시작됐다. 서울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900원을 넘어섰고, 전국 평균 기준으로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를 앞지르는 역전 현상까지 벌어졌다. 하루에 100원씩 뛰는 기름값에 택시업계는 '차를 세울 판'이라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500원을 돌파했다.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에서 85달러로 오를 경우 아시아 신흥국 물가상승률이 약 0.7%포인트 오르고 경제 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는 국제유가가 10% 오를 때 한국 수출이 0.39% 감소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대응에 나섰다. UAE에서 600만 배럴의 원유를 긴급 도입하기로 했으며, 금융 당국은 필요시 100조 원 이상의 금융 안정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기름값 급등을 틈탄 편승 인상을 차단하기 위해 알뜰주유소 사업권 박탈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뉴욕 증시에서는 유가 90달러 돌파와 미국 고용지표 부진이 겹치며 다우존스30이 453포인트, 나스닥은 361포인트 하락하는 등 3대 지수가 동반 약세로 마감했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에너지 시장과 세계 경제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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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오일 쇼크와 무엇이 다른가
1973년 1차 오일 쇼크 당시 원유 생산 전면 금지와 가격 70% 급등이 세계를 강타했고, 1979년 2차 오일 쇼크에서는 이란 혁명과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원유 생산이 10% 급감해 가격이 3배 뛰었다. 이번 위기는 생산 감소보다 운송로 봉쇄에 의한 공급 차단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하루 20만 6000배럴 증산에 합의했지만 호르무즈를 통한 운송 자체가 막혀 있어 실질적 효과가 없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사우디아람코는 호르무즈 대신 홍해 항구도시 얀부를 통한 우회 수출을 추진 중이지만 용량에 한계가 있다. 전쟁의 속도와 전선이 최종 유가 수준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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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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