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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사망자 94명·실종 200여명 "77년 만에 최악"

11-28

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사망자 94명·실종 200여명 "77년 만에 최악" - 깨알소식





대나무 비계·가연성 그물망이 화마 키워…순직 소방관은 결혼 한 달 앞둔 37세

■ 핵심 포인트

  • 11월 26일 홍콩 타이포 '웡 푹 코트' 아파트 단지에서 대형 화재 발생
  • 28일 현재 사망자 94명·부상자 76명…실종자 200여명으로 사망자 더 늘어날 전망
  • 1948년 이후 77년 만에 가장 큰 인명피해…홍콩 반환 이후 최악의 화재 참사
  • 32층 아파트 8개 동 중 7개 동 화염에 휩싸여…27시간 만에 진화
  • 외벽 보수공사용 대나무 비계·가연성 그물망이 불길 확산 주요인으로 지목
  • 결혼 한 달 앞둔 37세 소방관 호와이호 순직…홍콩 전역 애도 물결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1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하며 홍콩 전역이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최악, 1948년 이후 77년 만에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참사로 기록됐다. 200여 명의 실종자가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8개 동 중 7개 동 화염에 휩싸여…27시간 만에 진화

화재는 11월 26일 오후 2시 51분(현지시간) 홍콩 신계 타이포 구역의 32층(로비층+31층) 주거용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시작됐다. 1983년 입주를 시작한 이 노후 공공주택 단지는 8개 동, 약 2,000가구로 구성돼 있으며 4,800여 명이 거주 중이었다. 불길은 보수공사 중이던 건물 외벽의 대나무 비계에서 시작해 순식간에 위층으로 번졌고, 30분도 채 되지 않아 8개 동 중 7개 동이 화염에 휩싸였다. 화재 경보는 오후 3시 2분 3단계, 오후 3시 34분 4단계, 오후 6시 22분 최고 수준인 5단계로 상향됐다. 홍콩에서 5급 경보 화재는 1997년 반환 이후 2008년 콘월 코트 화재에 이어 두 번째다.
구분 현황 (28일 기준) 비고
사망자 94명 순직 소방관 1명 포함
부상자 76명 위독 12명·중상 28명 (소방관 11명 포함)
실종자 200여명 추정 수색 완료 후 최종 집계 예정
진화 소요 시간 약 27시간 27일 오후 6시경 완전 진화
투입 장비·인력 소방차 140대 이상·800명 이상 드론도 활용
소방차 140대 이상과 800명 이상의 소방관·구급대원이 투입됐으나, 불길이 거세고 열기가 높아 비계가 붕괴되는 등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 발생 약 27시간 만인 27일 오후 6시경에야 7개 동 건물의 불길이 모두 통제됐다.

대나무 비계가 참사 키웠다…"확산 속도 비정상적"

홍콩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의 급속한 확산 원인으로 아파트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가연성 그물망을 지목했다. 웡 푹 코트는 42년 된 노후 건물로, 홍콩 당국 규정에 따라 2024년 1월부터 대규모 보수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총 3억 3천만 홍콩달러(약 560억원) 규모의 외벽 재건 공사로, 화재 당시 8개 건물 모두 대나무 비계와 녹색 그물로 둘러싸여 있었다.

화재 확산 원인으로 지목된 요인들

대나무 비계: 홍콩 특유의 건설 자재…가연성 높아 불길 타고 빠르게 확산
가연성 그물망: 공사용 안전망이 화염을 다른 건물로 전파
폴리스티렌 창문 덮개: 보수공사 위해 창문을 덮은 소재가 가연성
건조한 날씨: 화재 당일 홍콩 기상청 적색 화재위험경보 발령 중
바람: 불붙은 대나무 파편이 바람에 날려 인근 건물로 화재 확산
크리스 탕 홍콩 보안국장은 화재 확산 속도가 "비정상적"이라며 "적절한 재료와 비계가 설치되어 있었다면 불길이 그렇게 빠르게 건물 전체로 번지지 않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이 아파트 단지에서는 공사 인부들의 흡연 문제로 주민 민원이 제기된 바 있어 담뱃불이 화재 원인 중 하나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홍콩 소방당국 브리핑 "초기 추정으로는 불이 붙은 잡동사니와 대나무 비계가 바람 영향으로 인근 건물로 날아갔고, 화염이 7개 동으로 번진 것으로 보입니다. 목격자들은 불씨가 붙은 대나무 파편이 날아다녔다고 증언했습니다."
홍콩은 세계에서 대나무 비계를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지역 중 하나다. 올해 들어 홍콩에서는 대나무 비계 관련 화재로 최소 5명이 사망해 산업안전재해 피해자 단체가 정부에 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홍콩 정부는 올해 초 안전 문제로 공공 프로젝트에서 대나무 비계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혼 한 달 앞둔 소방관"…홍콩 전역 애도 물결

이번 참사로 순직한 소방관 호와이호(何偉豪·37)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홍콩 사회는 더 큰 슬픔에 잠겼다. 9년차 베테랑 소방관이었던 그는 10년간 교제한 연인과 다음 달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호와이호는 화재 발생 직후인 26일 오후 3시 1분 현장에 도착해 지하층 수색에 투입됐다. 그러나 30분 뒤인 오후 3시 30분경 동료들과 연락이 끊겼고, 건물 외부 공터에서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동료들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옮겼으나 오후 4시 45분 끝내 숨을 거뒀다.
시간 호와이호 소방관 상황
오후 3시 1분 샤틴 소방서에서 화재 현장 도착, 지하층 수색 투입
오후 3시 30분 동료들과 연락 두절
오후 4시 1분 건물 외부 공터에서 의식 없는 상태로 발견
오후 4시 45분 병원에서 사망 판정
그의 순직 소식에 동료 소방관들과 시민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홍콩 소방처는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흑백으로 전환해 고인을 추모했다. 동료들은 소셜미디어에 "이제 교대할 시간이야, 편히 쉬어"라는 글을 올렸고, 시민들은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당신은 홍콩의 영웅입니다", "임무는 끝났습니다. 편히 가세요"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애도했다.
호와이호 소방관 생전 SNS 메시지 "백번이고 말하고 싶어. 당신을 사랑해."

공항 특수경찰 출신으로 9년 전 소방관이 된 호와이호는 SNS에 방화복을 입고 연인을 안아 들고 환하게 웃는 사진, 함께 여행한 사진 등을 자주 올렸다. 그의 예비 신부는 "나의 슈퍼히어로가 떠났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건물 안 갇힌 가족 찾는 주민들…"아기가 24시간 넘게 우유를 못 먹었어요"

화재 현장에는 가족을 찾는 주민들의 애끓는 모습이 이어졌다. 생후 6개월 아기의 어머니 위니 허이는 "어제 오후부터 아이를 돌보고 있던 시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벌써 24시간이 지났어요. 우유를 못 마시면 아기가 죽을 거예요"라고 호소했다. 76세 람모씨는 부상자·사망자 유가족 지원 데스크가 마련된 프린스 오브 웨일스 병원에서 형수와 조카를 찾았으나 "실종자 명단에 없다. 80세 형도 숨졌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40년 이상 이 단지에 거주했다는 해리 청(66)은 "오후 2시 45분쯤 아주 큰 소리가 들렸다. 인근 동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목격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홍콩 정부 대응…선거 연기 검토, 보수공사 책임자 3명 체포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비상 감시 및 지원 센터를 가동하고 긴급 부처 간 회의를 주재했다. 리 장관은 "우선순위는 화재를 진압하고 갇힌 주민을 구조하는 것, 두 번째는 부상자 치료, 세 번째는 복구 지원이며 이후 철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애도와 위로를 표했다.
대응 조치 내용
임시 대피소 8곳 개설…약 900명 주민 대피
임시 주택 2,000개 이상 확보…1,400개 추가 이용 가능
학교 휴교 27일 인근 6개 학교 휴교 조치
실종자 접수 부상자 문의 핫라인 개설, 등록 데스크 설치
비행 제한 27일~30일 화재 영향 지역 상공 드론 비행 금지
책임자 체포 보수공사 건설사 관계자 3명 과실치사 혐의 체포
홍콩 경찰은 보수공사를 담당한 건설사 관계자 3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또한 12월 7일로 예정된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의 유세 활동이 전면 중단됐으며, 리 장관은 선거 연기 가능성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각종 행사 취소·연기…MAMA 어워즈는 엄숙 분위기 속 진행

이번 참사의 여파로 홍콩 내 각종 문화·스포츠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28~30일 열릴 예정이던 '2025 옥스팜 트레일워커'를 연기했고, 홍콩 디즈니랜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주토피아 2 시사회도 취소됐다. 30일 예정된 국제 사이클 대회 '싸이클로톤' 정상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화재 장소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카이탁 스포츠 파크에서 28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2025 MAMA AWARDS(마마 어워즈)'는 최대한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홍콩한인회는 현지 희생자들을 위해 모금과 구호물품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웡 푹 코트 아파트 단지 개요

▶ 위치: 홍콩 신계 타이포구
▶ 준공: 1983년 (42년 된 노후 공공주택)
▶ 규모: 32층(로비층+31층) 8개 동, 약 2,000가구
▶ 주민: 약 4,800명 (65세 이상 노인 36.6%)
▶ 세대 면적: 48~54㎡ (약 14.5~16.3평) 소형 주택
▶ 보수공사: 2024년 1월부터 외벽 재건 공사 진행 중 (총 3억 3천만 홍콩달러 규모)

■ 향후 과제: 대나무 비계 안전성 논란 재점화

▶ 원인 규명: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 진행…공사 인부 흡연 등 가능성 검토 중

▶ 대나무 비계: 올해만 5명 사망…홍콩 정부 공공 프로젝트 대나무 비계 폐지 계획 가속화 전망

▶ 노후 건물 안전: 40년 이상 노후 공공주택 보수공사 안전 기준 강화 논의 필요

▶ 피해자 지원: 실종자 수색 지속, 이재민 주거 지원 및 심리 상담 체계 가동
이번 참사는 1948년 176명이 사망한 홍콩 창고 화재 이후 77년 만에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비극으로 기록됐다. 아직 200여 명의 실종자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홍콩 소방당국은 수색·구조 작업이 완료된 이후 최종 실종자 수를 집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깨알소식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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