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생성>
의결권 74% 쥐고도 '나 몰라라'…김범석의 '한미 이원화' 꼼수 경영
한국서 연 50조 매출 올리면서 총수 지정 피하고, 기부금 672억은 미국에...과로사·정보유출에도 침묵
박예현 기자 | 2025년 12월 3일
핵심 요약
- 김범석 의장, 지분 8.8%로 의결권 74.3% 장악...차등의결권 활용한 '절대 지배'
- 미국 국적 이유로 공정위 '총수 지정' 회피, 사익편취 금지·친인척 자료 제출 의무 면제
- 주식 200만주(672억원) 기부금 전액 미국 자선기금에...한국 기부 약속 '말 바꾸기'
- 지난해 주식 매각으로 5000억원 현금화, 국회 출석 요구엔 '해외 체류' 핑계로 불참
- 물류센터·배송 노동자 사망 30명 육박, 정보유출 3370만 명에도 창업자는 '두문불출'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터진 쿠팡. 그러나 정작 쿠팡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한국에서 사업하는 기형적인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막대한 수익은 한국에서 얻고, 정작 책임질 일에는 미국 기업처럼 행세한다는 것이다.
지분 8.8%로 의결권 74% 장악...'차등의결권'의 마법
김범석 의장은 쿠팡Inc의 클래스B 보통주를 1억5780만2990주(지분율 8.8%)를 보유하고 있다. 얼핏 보면 소수 지분처럼 보이지만, 클래스B 보통주는 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을 가진 주식이다. 의결권 기준으로 환산하면 김 의장의 실질 지분율은 무려 74.3%에 달한다.
사실상 쿠팡의 모든 중요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절대 지배자'인 셈이다. 김 의장은 매 분기 실적 발표 때도 콘퍼런스 콜에 직접 나서 성과와 투자 계획을 설명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문제가 터지면 '미국 시민권자'라는 이유로 책임을 피해 왔다.
| 구분 |
내용 |
| 보유 주식 |
클래스B 보통주 1억5780만주 (지분율 8.8%) |
| 차등의결권 |
주당 29배 |
| 실질 의결권 |
74.3% (2025년 상반기 기준) |
| 지난해 현금화 |
4846억원 (1500만주 전환 매각) |
'총수 지정' 교묘하게 피하다...4대 예외 조건 모두 충족
김 의장은 쿠팡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도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을 피했다. 처음에는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로 제외됐고, 이후 외국 국적자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게 법이 개정됐지만 여전히 총수로 지정되지 않았다.
김 의장이 총수 지정에서 면제받은 이유는 4대 예외 조건을 모두 충족했기 때문이다. 국내 법인 지분이 없고, 친족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 근거로 작용했다. 그 결과 김 의장은 사익편취 금지, 친·인척 자료 제출 등 대기업 총수에게 부과되는 각종 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김범석 의장이 피한 총수 의무
→ 사익편취 금지 의무
→ 친·인척 자료 제출 의무
→ 공시대상기업집단 관련 규제
→ 국회 증인 출석 강제력 (미국 체류 시)
한국서 돈 벌고 기부는 미국에...672억원 '말 바꾸기' 논란
김 의장의 '한국 외면'은 기부에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김 의장은 쿠팡 클래스A 보통주 200만주(약 672억원)를 자선기금에 증여했다. 당시 쿠팡은 "기부는 한국을 포함한 국내외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쿠팡으로부터 제출받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확인한 결과, 김 의장은 200만주 전액을 미국 내 자선기금에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출의 90% 이상을 한국에서 올리면서 정작 기부금은 모두 미국으로 보낸 것이다.
안호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
"쿠팡의 매출과 이익 대부분이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창업자가 세금 절감을 이유로 미국에만 기부를 한 것은 사회적 책임에서 벗어난 행위다. 한국 소비자와 노동자들의 노력으로 성장한 기업인데도, 국내에는 아무런 환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매우 유감스럽다."
업계에서는 미국 시민권자인 김 의장이 세금 문제 때문에 한국 기부를 포기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미국 세법상 미국 내 자선단체에 기부하면 조정소득의 60%까지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한국 단체에 기부하면 세금 공제를 전혀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쿠팡의 '기형적' 한미 이원화 구조
→ 본사: 미국 (뉴욕증시 상장)
→ 매출: 90% 이상 한국에서 발생 (올해 50조원 예상)
→ 대외 메시지: 미국 본사 승인 없이는 발표 불가
→ 사과문 표현: '유출' 대신 '무단 접근' 사용 논란
5000억 현금화하고도 국회 출석은 '불참'
김 의장은 지난해 11월 보유 중이던 클래스B 보통주를 클래스A 보통주 1500만주로 전환해 처분하면서 무려 4846억원을 현금화했다. 한국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막대한 현금을 손에 쥔 것이다.
그러나 정작 국회 출석 요구에는 매번 불참했다. 김 의장은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단골로 출석 요구가 빗발치지만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 1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쿠팡 경영진이 5개 상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김 의장은 해외 체류 등을 이유로 청문회와 국정감사에 불참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 일시 |
국회 요구 |
김범석 의장 대응 |
| 2025년 1월 |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 |
트럼프 취임식 참석 이유로 불출석 |
| 2025년 국감 |
5개 상임위 증인 출석 요구 |
해외 체류 이유로 불참 |
| 2025년 12월 |
정보유출 관련 현안질의 |
박대준 대표만 출석, 본인 침묵 |
물류센터·배송 노동자 사망 30명 육박...여전히 뒷짐
쿠팡이 국내에서 야기한 사회적 문제는 개인정보 유출만이 아니다. 물류센터·배송 노동 환경 악화와 그로 인한 과로사 문제가 반복적으로 논란이 됐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쿠팡에서 숨진 배송기사·물류센터 노동자는 25~30명에 달하며, 그중 17명이 과로사로 인정 또는 추정된다.
올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8월 경기 용인시 쿠팡 신선물류센터에서 한 노동자가 숨졌고, 3월에도 안성 물류센터에서 30대 근로자가 근무 중 사망했다. 10월에는 40대 쿠팡 택배노동자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쿠팡 퀵플렉스 노동자의 하루 평균 배송 물량은 388건으로, 지난해 평균(359건)보다 8.1% 증가했다. 해마다 늘어나는 물량을 처리하다 보니 노동강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유족
"우리 아들같이, 술도 담배도 안 하고 아무 건강에 문제없던 애가 1년 6개월을 못 버티고 갔어요. 여기는 서서히 죽어 나가는 구조거든요. 건강한 20대 청년이 그냥 하루 이틀 밤에 일한다고 해서 크게 힘들다고 못 느껴요. 그렇지만 누적되면 이런 결과가 나온단 말이에요."
정보유출 3370만 명에도 사과문 이틀 만에 삭제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서도 김 의장은 두문불출했다. 3370만 명의 정보가 유출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지만, 창업자의 직접 사과는 없었다. 국회 과방위 현안질의에서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범석 의장이 직접 사과할 의향이 없느냐"고 묻자, 박대준 쿠팡 대표는 "제가 현재 이 사건에 대해 전체 책임을 지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쿠팡의 대응 방식도 논란이 됐다. 사과문에 '개인정보 유출'이 아니라 "고객 계정에 '무단 접근'이 이뤄졌다"는 표현을 사용해 비판을 받았다. 미국 본사의 승인 없이는 대외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 구조 탓에 국내 소비자 정서와 맞지 않는 표현이 담긴 것으로 지적된다.
심지어 쿠팡은 홈페이지와 앱 첫 화면에 띄웠던 사과문을 이틀 만에 내렸다. 사과문이 빠진 자리는 '오늘 밤 12시까지 주문해도 로켓배송은 내일 도착!' 광고와 연말 세일 광고가 차지했다.
쿠팡의 반복된 사회적 논란
→ 물류센터·배송 노동자 사망 25~30명 (2020년 이후)
→ 입점업체 수수료 과다 논란
→ 2021년 쿠팡이츠 배달원 13만5000명 정보 유출 (과징금 부과)
→ 2023년 쿠팡 윙 시스템 2만2000명 정보 노출
→ 2025년 3370만 명 대규모 정보 유출
"한국 기여로 성장했는데 책임은 외면"...비판 봇물
쿠팡 모기업인 쿠팡Inc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약 13조원이다. 연 매출은 작년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었고 올해 5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매출의 대부분은 한국 소비자를 통해 이룬 성과다.
그러나 김 의장은 모국 국민을 상대로 사업해 수십조원의 매출을 거두고 스스로 수천억원대 부자가 됐지만, 한국 내에서 경영책임과 사회적 책임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재명 | 대한민국 대통령
"사고 원인을 조속하게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피해 규모가 약 3400만건으로 방대하기도 하지만, 처음 사건이 발생하고 5개월 동안이나 회사가 유출 자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다. 이 정도인가 싶다."
JP모건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쿠팡이 자체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고, 한국 정부의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있어 단기 투자 심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쿠팡의 시장 지위와 한국 소비자들의 데이터 유출 이슈에 대한 민감도를 고려하면 소비자 이탈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한국 소비자들이 '어차피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쿠팡을 계속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김범석 의장의 '책임 회피' 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배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쿠팡이 미국 SEC에 이번 사고를 아직 공시하지 않아 향후 제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범석 의장 프로필
→ 국적: 미국 (한국계 미국인)
→ 직위: 쿠팡Inc 이사회 의장
→ 의결권: 74.3% (클래스B 주식 29배 차등의결권)
→ 지난해 현금화: 4846억원
→ 공정위 총수 지정: 예외 (4대 조건 충족)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일 "김범석 의장에게 초유의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직접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의결권 74%를 쥐고 실질적으로 쿠팡을 지배하면서도, 문제가 터지면 '미국 기업'으로 행세하는 기형적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깨알소식 박예현 기자
Copyright (c) 2025 깨알소식.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