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1년…코스피 4000 돌파했지만, 고환율·청년 실업은 '숙제'
반도체 수출 역대 최대, 소비심리 8년 만에 최고치 기록…그러나 자영업 폐업 100만 명 돌파, 건설업 일자리 18만 개 증발핵심 요약
- 계엄 직후 코스피 시가총액 140조원 증발, 환율 1470원대 급등…6개월 만에 안정 회복
- 올해 3분기 GDP 성장률 1.2% 기록, 코스피 4000선 돌파(10월 27일)
- 반도체 수출 11월까지 1526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실적(1419억 달러) 초과
- 자영업자 폐업 사상 첫 100만 명 돌파, 건설업 취업자 18개월 연속 감소
- 원·달러 환율 1470원대 고착화 우려, 청년층 고용률 18개월 연속 하락
계엄 직후: 금융시장 대혼란
비상계엄 선포 직후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계엄 선포 직전 2046조원에 달하던 코스피 시가총액은 4거래일 만에 1944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코스닥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344조원에서 315조원으로 30조원 가까이 빠졌다. 불과 6일 만에 130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이다.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은 계엄 당일 1402.9원에서 급등하기 시작해 1470원대를 돌파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1월 "계엄 등 정치적인 이유로 환율이 한 30원 정도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지표 | 계엄 직전 (2024.12.2~3) |
계엄 직후 (2024.12월 말) |
현재 (2025.12.3) |
|---|---|---|---|
| 코스피 지수 | 2,500선 | 2,300선 | 4,000선 회복 |
| 원·달러 환율 | 1,402원 | 1,477원 | 1,470원대 |
| 소비자심리지수(CCSI) | 100.7 (11월) |
88.4 (12월) |
112.4 (8년 만에 최고) |
| GDP 성장률(분기) | 0.1% (4분기) |
-0.2% (1분기) |
1.2% (3분기) |
| 국가신용등급 | AA/Aa2 | AA/Aa2 (유지) |
AA/Aa2 (안정적 유지) |
빛: 반도체 호황과 증시 회복
한국 경제는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다시 유입됐다. 올해 10월 27일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연초 2300포인트 선에서 출발한 코스피가 10개월 만에 60% 넘게 상승한 것이다. 반도체 수출이 회복의 핵심 동력이었다. AI(인공지능) 슈퍼사이클을 맞은 반도체는 올해 11월까지 누적 수출액 1526억 달러를 기록, 지난해 전체 실적(1419억 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업종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소비심리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12월 88.4까지 추락했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월 112.4로 껑충 뛰어올라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재명 정부의 두 차례 추경(총 약 62조원 규모)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이재명 정부 추경 정책 효과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 31조 8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을 편성해 전 국민에게 15만~55만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0.1~0.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2분기 역성장에서 벗어나 3분기 1.2% 성장을 달성했다.그림자: 자영업 붕괴와 고용 한파
증시 회복의 이면에서 자영업과 내수 경제는 위기를 겪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100만 8282명으로, 1995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었다. 소매업과 음식점업의 폐업이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계엄 직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소상공인의 36%가 "매출이 50% 이상 줄었다"고 답했다. 30~50% 줄었다는 응답도 25.5%에 달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현상'으로 소비 위축이 심화된 상태에서 비상계엄 사태까지 터지며 소비가 더욱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구분 | 수치 | 비고 |
|---|---|---|
| 2024년 폐업 사업자 수 | 100만 8,282명 | 사상 첫 100만 명 돌파 |
| 소매업 폐업률 | 16.78% |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 |
| 음식점업 폐업률 | 15.82% | 숙박·음식업 절반이 3년 내 폐업 |
| 자영업자 수(2025.1월) | 550만 명 | 1997년 IMF 당시보다 적은 수준 |
| 평균 영업기간(폐업까지) | 6.5년 | 40%가 3년 못 넘기고 폐업 |
건설업 침체와 청년 고용 절벽
건설업 침체도 심각하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건설업 일자리가 18만 5000개 감소했는데,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건설업 취업자는 1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올해 들어 200만 명 선 아래로 떨어졌다. 청년층 고용 한파도 심각하다. 10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 대비 16만 3000명 감소했고, 고용률은 18개월 연속 하락했다. 특히 건설업 분야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새 36.6% 급감해 역대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30대 '쉬었음' 인구는 33만 4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용시장 위기 지표
- 청년층 고용률: 18개월 연속 하락
- 건설업 취업자: 18개월 연속 감소, 1년간 18만 5000개 일자리 소멸
- 제조업 취업자: 16개월 연속 감소
- 20~30대 신규 채용: 역대 최소(2018년 대비 50만 개 감소)
- 30대 '쉬었음' 인구: 33만 4000명(역대 최대)
고환율 장기화 우려
환율은 계엄 1년이 지난 지금도 불안정한 상태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2개월 평균 환율은 1419.7원으로, 외환위기(1395원)와 금융위기(1276.4원) 당시보다도 높다. 최근에는 다시 1470원대를 오르내리며 '계엄 환율'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환율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은행 김웅 부총재보는 최근 "높아진 환율이 향후 물가에 미칠 영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이는 다시 소비자물가로 전가되는 구조여서, 내년 초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원·달러 환율 추이(2024.12~2025.12)
2024.12.2 (계엄 직전): 1,402원
2024.12.27: 1,486.7원 (금융위기 이후 최고)
2025.6월 (정권 교체 후): 1,370원대 (안정)
2025.11월: 1,470원대 (재상승)
12개월 평균: 1,419.7원 (외환·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음)
전망: 회복세 지속될까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 경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0%로 전망하며 내년에는 2.1%로 회복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따른 대외 압박 해소와 반도체 수출 호조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회복세가 정부의 확장재정 정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는 "분배 체제가 강화되고 정부의 현금성 지원이 강화되는 현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국가의 대외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최근의 고환율 배경은 우리 경제 전망이 아직 어둡고 제도와 정책이 자주 바뀌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데 있다"며 "정부가 예측 가능한 정책 운용을 해야 하고, 건설업·교통 인프라 확충에 재정을 투입해 건설 경기를 부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비상계엄은 단순한 경제적 충격을 넘어 민주주의의 위기, 국제 위상의 추락, 사회 분열의 심화 등 여러 분야에서 복합적인 비용을 초래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기적인 계엄령 사태로 발생한 경제적 대가는 5100만 한국 국민이 나눠서 감당해야 할 것이다." — 포브스(Forbes), 2024년 12월 6일
한국 경제의 과제
- 고환율 안정화: 1470원대 환율이 뉴노멀로 고착화되지 않도록 관리
- 자영업·소상공인 지원: 폐업 급증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
- 청년 고용 개선: 건설업·제조업 부진에 따른 일자리 창출 방안
- 재정건전성 확보: 확장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재정적자 관리
- 구조개혁: 반도체 외 성장동력 발굴, 잠재성장률 제고
박예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