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여권 의원 32명 공동발의, 입법예고 하루 만에 반대 의견 1만6천건…찬반 양측 팽팽한 대립
핵심 요약
- 2025년 12월 2일, 범여권 의원 32명이 국가보안법 폐지법률안 공동발의
- 찬성 측: 인권 침해, 표현의 자유 제약, 유엔 폐지 권고, 형법 대체 가능
- 반대 측: 안보 필수, 간첩 활동 현존, 헌재 합헌 판결, 형법 대체 불가
- 입법예고 사이트 하루 만에 반대 의견 1만6천건 접수
- 1953년 김병로 대법원장 폐지 권고 이후 70년 넘게 논쟁 지속
77년 만의 폐지 시도, 2004년 이후 최대 규모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와 조국혁신당 김준형 정책위의장,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주도한 국가보안법 폐지법률안이 12월 2일 국회에 발의되며 77년간 이어진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발의에는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의원들과 무소속 의원 등 총 32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32명의 발의자 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국보법 폐지 발의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 열린우리당이 단독 과반을 차지한 상황에서도 폐지에 실패했던 역사를 고려하면, 이번에도 통과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국회입법예고 사이트에는 법안이 공개된 12월 4일부터 하루 만에 1만6천 건이 넘는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시도 시기 | 주요 내용 | 결과 |
|---|---|---|
| 1953년 | 김병로 대법원장 폐지 권고 | 국회 부결 |
| 2000~2001년 | 16대 국회 폐지안·개정안 발의 | 무산 |
| 2004년 | 17대 국회 노무현 정부 4대 개혁입법 | 한나라당 반대로 무산 |
| 2021년 | 21대 국회 민형배 의원 등 발의 | 임기만료 폐기 |
| 2025년 | 22대 국회 32명 공동발의 | 심사 중 |
찬성 측: "인권 침해 악법, 민주주의 발목 잡아"
폐지 찬성 측은 국가보안법이 일제 치안유지법을 계승한 반민주적 악법이며, 정권의 정적 제거와 국민 통제 수단으로 악용돼왔다고 주장한다. 발의자들은 제안 이유에서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비판을 받아왔다"며 "정치적 반대 세력과 시민사회를 탄압하는 도구로 사용했고 인권 침해와 사상 탄압이 반복됐다"고 밝혔다.폐지 찬성 측 주요 근거
- 인권 침해: 사상·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 침해
- 형법 대체 가능: 내란죄, 외환죄 등으로 충분히 규율 가능
- 국제사회 권고: 유엔 인권위원회, 국제앰네스티 등 폐지 권고
- 자의적 해석: 찬양·고무죄 등 모호한 기준으로 남용 가능성
- 정권 악용: 과거 독재정권이 민주화 인사 탄압 도구로 사용
- 북한 연구 제약: 학문의 자유 침해, 통일 연구 위축
국가보안법이라는 희대의 악법이 있었기에 윤석열 내란일당이 감히 민주헌정 파괴를 시도할 수 있었다. 윤석열 같은 이들이 반국가세력 운운하며 민주헌정을 뒤엎을 수 없도록 뿌리째 바꿔야 한다.
-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1953년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국가보안법 폐지가 논의됐다. 세계가 완전히 바뀌고 세대가 교체되는 와중에도 국가보안법은 시대변화의 흐름에 단 한번도 따라오지 않았다. 국가 안보가 아니라 정권 보위와 정적 제거, 국민 통제의 수단이었다.
- 김준형 조국혁신당 정책위의장
국가인권위원회는 2004년 8월 "국가보안법은 몇 개 조문의 개정으로는 근본적 문제점을 치유할 수 없고, 법률의 자의적 적용으로 인권을 침해해왔으며 법 규정 자체의 인권 침해 소지로 인해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켜온 만큼 전면 폐지하는 게 시대적 요구"라며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실제 피해 사례도 제기됐다. 12월 1일 국회 본청 앞 기자회견에서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은 3대에 걸친 피해를 증언했다. 수감 중인 석권호 씨의 아들은 "할아버지는 1980년 안기부에 끌려가 고문당하고 간첩으로 조작됐고, 아버지는 23년간 노동운동을 했지만 그 끝에는 국가보안법이 있었다"고 말했다.
반대 측: "간첩 천국 만들 것, 안보 무력화"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반대 측은 북한의 위협이 현존하는 상황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는 안보 무력화이자 간첩 천국을 만드는 위험한 시도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간첩 말고는 누구도 불편하지 않은 법을 폐지하겠다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을 간첩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폐지 반대 측 주요 근거
- 안보 필수: 북한의 위협이 현존하는 분단국가 특수성
- 헌재 합헌 판결: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합헌 결정 유지
- 간첩 활동 실존: 2024년 민노총 간첩단 사건 등 계속 발생
- 형법 대체 불가: 불고지죄 등 국보법만의 고유 조항 존재
- 국민 여론: 여론조사 결과 국민 다수가 유지 의견
- 타국 사례: 주요국도 국가안보 관련 형사입법 보유
지난 9월 민노총 간첩단 사건 대법원 확정 판결에는 9년 6개월 중형이 선고됐다. 북한의 2019년 11월 지령문에는 검찰 개혁을 당면 과제로 내세우고 공수처 설치와 선거법 개정을 반대하는 보수 정당에 대한 투쟁을 벌이라고 나와 있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국가보안법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최소한의 방어 기제다. 이를 폐지하는 것은 대한민국 안보를 무력화하고 국가체제를 뿌리째 흔드는 위험한 이적입법 시도다. 도둑이 들끓는데 대문을 열고 담장을 허물자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헌법재판소는 1990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이 있을 경우에 한정해 적용하는 한 합헌"이라는 한정 합헌 결정을 내린 이후, 2018년에도 찬양·고무죄와 이적표현물 반포 등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를 근거로 반대 측은 사법부도 국가보안법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론조사 결과도 제시됐다. 자유민주연구원과 자유민주연구학회가 2024년 7월 실시한 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 95% 신뢰수준 ±3.1%p)에서 제7조 찬양·고무죄에 대해 국민 43.1%가 유지 의견을 냈으며, 62.3%가 현재도 간첩 활동이 존재한다고 응답했다.
쟁점별 팽팽한 대립, 통과 가능성은 불투명
| 쟁점 | 찬성 측 | 반대 측 |
|---|---|---|
| 형법 대체 | 내란죄·외환죄로 충분히 규율 가능 | 불고지죄 등 고유 조항 대체 불가 |
| 인권 침해 | 사상·양심·표현의 자유 과도한 제약 | 국가 존립 위해 최소한 제한 가능 |
| 안보 위협 | 남북관계 변화, 평화 시대 필요 없음 | 북한 위협 현존, 간첩 활동 계속 |
| 역사적 평가 | 일제 치안유지법 계승 악법 | 분단국가 특수성 반영 필수법 |
| 국제사회 | 유엔·국제앰네스티 폐지 권고 | 주요국도 안보 관련 입법 보유 |
과거 폐지 시도 모두 실패…이번은?
국가보안법 폐지 시도는 1953년 김병로 대법원장의 권고 이후 여러 차례 있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2000년대 들어서도 16대 국회(2000~2001년), 17대 국회(2004년), 21대 국회(2021년)에서 폐지안이 발의됐으나 보수 야당의 반대 또는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열린우리당이 단독 과반을 확보한 상태에서 4대 개혁입법의 하나로 추진됐으나, 한나라당의 강력한 반발과 열린우리당 내부의 찬반 갈등으로 무산됐다. 당시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이라는 이름은 남기고 조문을 수정하자"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발의도 범여권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통과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민 여론도 반대가 우세한 상황이다. 국회입법예고 사이트에 하루 만에 1만6천 건 이상의 반대 의견이 접수된 것은 국민적 저항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향후 전망
- 법사위 심사: 범여권 과반이지만 민주당 내부 이견 존재
- 국민 여론: 입법예고 사이트 반대 의견 폭주, 여론 악화 우려
- 정치 상황: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혼란으로 우선순위 밀릴 가능성
- 타협 가능성: 전면 폐지 대신 일부 조항 개정안으로 선회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