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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얼음 녹자 시작된 신 대항해시대...한국은 뒤처졌다

09-26
북극을 둘러 싼, 여러 이해관계 국가들을 모두 다 눈독

북극 얼음 녹자 시작된 신 대항해시대...한국은 뒤처졌다

북극 얼음 녹자 시작된 신 대항해시대...한국은 뒤처졌다

트럼프 "그린란드 군사력 투입 불사"...중국, 이미 북극항로 개통 성공


<이미지 참조 - 세종대 제공>

■ 핵심 포인트

  • 2030년 '얼음 없는 북극 여름' 예상...상업항로 본격화
  • 수에즈 운하 대비 거리 30%, 운항일 10일 단축
  • 트럼프, 그린란드 100% 인수 선언...군사개입도 시사
  • 중국, 세계 최초 북극항로 화물선 운항 성공
  • 한국 정부 '북극항로 개척' 선언했지만 진전 미미
지구온난화가 만든 역설이다.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새로운 황금항로가 열리자 미국, 중국, 러시아가 총성 없는 전쟁을 시작했다. 한국도 '북극항로 시대'를 선언했지만 실질적 성과는 아직 없다. 전문가들은 "2030년이면 북극의 여름 얼음이 완전히 사라진다"며 "북극항로를 선점하는 국가가 21세기 해상 패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트럼프 "그린란드 100% 손에 넣을 것"...군사 개입 카드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집착이 도를 넘고 있다. 지난 3월 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우리는 그린란드를 100% 손에 넣을 것"이라며 필요시 군사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1월 그린란드를 직접 방문했고, 3월에는 J.D. 밴스 부통령이 전격 방문해 현지를 시찰했다. 미국 국방부는 6월 그린란드를 미국 북부사령부 작전구역으로 편입시키는 등 실질적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우리는 국가 안보와 국제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 그린란드를 장악하기 위해 우리가 가야 할 만큼 갈 것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년 3월)
미국이 그린란드에 집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북극항로의 관문이자 희토류 보물창고이기 때문이다.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그린란드에는 전 세계 미발견 석유의 13%(900억 배럴), 천연가스의 30%, 희토류와 리튬 등 첨단산업 핵심 광물이 대량 매장돼 있다.

중국, 세계 최초 북극항로 상업운항..."18일 만에 유럽 도착"

미국이 그린란드 인수를 놓고 씨름하는 사이, 중국은 이미 북극항로 시대를 열었다. 9월 22일 중국 닝보항에서 출발한 컨테이너선 '씨레전드'호가 단 18일 만에 영국 펠릭스토우 항구에 도착하며 세계 최초로 중국-유럽 북극 고속항로 상업운항에 성공했다. 이는 수에즈 운하를 통한 기존 항로보다 2주 이상 빠른 것이다. 중국은 2018년 '북극 전략'을 발표하고 일대일로 사업을 북극으로 확장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바 있다.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북극항로에 일본과 한국도 참여할 수 있다"며 여유를 보였다.
주요 항로별 거리 비교
출발-도착 수에즈 경유 북극항로 단축률
부산→로테르담 22,000km (35일) 15,000km (25일) -32%
상하이→함부르크 20,000km (32일) 14,000km (22일) -30%
요코하마→런던 21,000km (33일) 13,000km (20일) -38%

러시아 "북극은 우리 바다"...2035년까지 대규모 개발

북극해 연안 최장 거리를 보유한 러시아는 북극항로를 '북방항로(NSR)'라 부르며 사실상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2035년까지 북극항로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물동량 1억톤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현재 북극항로를 이용하려면 러시아 쇄빙선의 에스코트를 받아야 하며, 통행료를 지불해야 한다. 러시아는 2035년까지 LNG 터미널, 석유 선적 터미널, 석탄 터미널 등을 건설해 북극을 자원 수출 전진기지로 만들 계획이다. 2021년 10월에는 북극함대 창설 계획까지 발표했다.

한국 "북극항로 개척" 선언했지만...실적은 '빈손'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함께 '북극항로 개척'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2025년 6월 해양수산부에 '북극항로 TF'를 구성하고, 8월에는 '북극항로 종합지원센터'를 신설했다. 하지만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가시적 성과는 전무하다. 더욱이 3월 발의된 '북극항로 구축 지원 특별법'은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8월 발표된 123대 국정과제에 북극항로가 포함됐지만 구체적 계획이나 예산은 명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은 이미 북극항로를 개통했고, 미국은 그린란드 인수에 나섰는데 한국만 말잔치"라고 비판한다.

■ 국가별 북극항로 진출 현황

미국 그린란드 군사적 인수 추진, 북극 자원 확보 전략
중국 북극항로 상업운항 성공, '빙상 실크로드' 구축
러시아 북방항로 독점, 2035년까지 인프라 대규모 투자
한국 TF 구성, 특별법 발의...실질적 진전 없음

부산항 "북극 허브 꿈꾸지만"...준비 부족 현실

북극항로가 열리면 부산항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북극에서 유럽으로 가는 선박들이 부산에서 환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종대 주명건 명예이사장은 "이집트가 수에즈 운하에서 연간 10조원 이상 벌어들이는 것처럼 부산도 그 이상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부산항은 쇄빙선도, 극지 운항 전문인력도, 북극항로 관련 인프라도 전무한 상태다. 2018년 세계 최초로 북극항로를 통과한 컨테이너선 '벤타 머스크'호가 부산항을 출발했지만, 그 이후 한국 선박의 북극항로 운항은 단 한 건도 없었다.

2030년 '얼음 없는 여름'...5년 안에 승부 갈린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2030년이면 북극 중심을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해빙이 진행된다. '얼음 없는 여름'이 현실이 되면 북극점을 가로지르는 최단 항로까지 열린다. 이때가 되면 아시아-유럽 물류 판도가 완전히 바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민수 본부장은 "북극항로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21세기 해상 패권 경쟁에서 완전히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북극해 얼음 면적은 2000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시간이 많지 않다.

■ 북극항로 시대 대비 시급한 과제

  • 쇄빙선 건조 및 극지 운항 기술 확보
  • 북극항로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 마련
  • 러시아,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
  • 부산항 북극 허브 인프라 조기 구축
  • 북극이사회 영향력 확대 외교 전략
  • 민간 선사 북극항로 진출 지원책 마련

수에즈 운하 위기가 가속화한 북극 경쟁

북극항로 개발이 가속화된 배경에는 수에즈 운하의 불안정성이 있다. 2021년 '에버기븐'호 좌초 사고, 홍해 후티 반군의 공격, 불안한 중동 정세 등으로 수에즈 운하의 신뢰성이 크게 떨어졌다.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2023년 11월 1,067에서 2024년 7월 3,733으로 3배 이상 급등했다. 북극항로는 테러 위험도 적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낮다. 다만 아직은 여름철에만 운항이 가능하고, 빙산 위험, 구조 지원 부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럼에도 글로벌 해운사들은 북극항로를 '미래의 고속도로'로 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결론: 북극 패권 놓치면 해양강국 꿈도 끝

15세기 대항해시대가 유럽의 부상을 가져왔듯, 21세기 북극항로 시대는 새로운 해상 패권국을 만들 것이다. 미국은 그린란드를, 중국은 북극항로를, 러시아는 북방항로를 선점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7위 해운국이자 조선 1위국이다. 북극항로 시대는 위기이자 기회다. 하지만 현재까지 한국의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의 선언적 정책을 넘어 실질적 투자와 국제 협력이 시급하다. 2030년까지 남은 5년, 이 기간이 한국 해운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골든타임이다.

■ 북극 얼음 면적 변화

  • 2000년 이전: 800~630만㎢
  • 2005~2010년: 540~430만㎢
  • 2025년 현재: 약 400만㎢
  • 2030년 예상: 여름철 0㎢ (완전 해빙)
박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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