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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가 한국과 브라질의 양국 대통령의 만남! 어떠한 얘기를 나눴는가?

02-23
21년 만의 국빈 방한...한국·브라질,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


<이미지 : 기사의 이해 돕고자 AI생성>


21년 만의 국빈 방한...한국·브라질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 희토류·AI·방산까지 10건 MOU 체결

이재명 대통령-룰라 대통령, 청와대서 정상회담..."소년공 출신 두 지도자" 개인적 유대 바탕으로 4년 행동계획 채택. 브라질 희토류·한국 첨단기술, '생산적 통합' 새 경제협력 모델 제시
2026.02.23
[핵심 포인트] - 룰라 브라질 대통령, 2005년 이후 21년 만에 국빈 방한...이재명 대통령 청와대 복귀 후 첫 국빈
- 양국 관계 '포괄적 협력 동반자'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 핵심광물·AI·농업·보건·방산 등 10건의 양해각서(MOU) 체결
- '전략적 동반자 관계 4년 행동계획' 채택, 2029년까지 5개 분야 이행
- 한-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 재개 필요성에 공감

1. 21년 만의 귀환, 소년공 출신 두 지도자의 만남


2월 23일 오전, 청와대 대정원. 이재명 대통령이 금빛 넥타이를 매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직접 맞이했다. 룰라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이후 정확히 21년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청와대로 집무실을 복귀한 이후 맞이하는 첫 국빈이기도 하다.
두 정상의 인연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캐나다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난 자리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소년공 시절 팔을 다친 경험을 언급하자, 19세에 선반공으로 일하다 손가락을 잃은 룰라 대통령이 깊은 공감을 표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G20 정상회의에서 재회한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공식 방한을 요청했고, 이번 국빈 방문이 성사됐다.
한·브라질 정상 교류 타임라인
시기 장소 주요 내용
1959 한-브라질 수교 (중남미 최초 한국 수교국)
2004 룰라 1기 재임 시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2005 서울 룰라 대통령 첫 국빈 방한 (노무현 대통령 초청)
2010 서울 서울 G20 정상회의 계기 룰라 대통령 방한
2025.06 캐나다 카나나스키스 G7 정상회의 계기 이재명-룰라 첫 만남, 10년 만의 한-브라질 정상회담
2025.11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G20 정상회의 계기 환담, 이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요청
2026.02.23 서울 청와대 21년 만의 국빈 방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을 "나의 영원한 동지"라고 불렀다. 주한 브라질 대사 마르시아 도너 아브레우는 방한 전 인터뷰에서 "두 정상은 짧은 만남 속에서도 빠르게 신뢰를 형성했다"며 "개인적 공감대가 실질 협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 22년 만에 '전략적 동반자'로...무엇이 달라지나


이날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양국 관계의 격상이다. 이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룰라 대통령께서는 2004년 재임 시절 한국과 브라질 간의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을 이끌었던 장본인"이라며 "오늘 우리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다시 한번 격상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괄적 협력 동반자'에서 '전략적 동반자'로의 격상은 단순한 수사 변경이 아니다. 양국은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로드맵으로 '한-브라질 4년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2029년까지 정무 대화·인적 교류, 경제·금융·통상·투자, 에너지·환경·탈탄소, 과학·기술·혁신, 문화·교육 협력 등 5개 분야에서 체계적으로 협력을 이행한다는 내용이다. 외교차관급 '한-브라질 고위정책협의회'도 연례 개최하기로 했다.
'한-브라질 전략적 동반자 관계 4년 행동계획' (2026~2029)
분야 주요 내용
정무 대화·인적 교류 고위급 상호 방문 강화, 외교차관급 고위정책협의회 연례 개최
경제·금융·통상·투자 고위급 경제·무역관계 위원회 신설, 핵심광물·AI 디지털경제 협력
에너지·환경·탈탄소 열대우림 보전기금 참여 요청, 녹지산업·에너지 전환 공동 대응
과학·기술·혁신 우주·항공 공동연구, C-390 수송기 부품 공급망 협력, 차세대 민항기 공동개발
문화·교육 협력 브라질 내 한국어 보급 확대, 유학생 교류, 영화·영상 공동제작 추진


3. MOU 10건의 속내...희토류에서 K-뷰티까지


양국은 이날 총 10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통상 및 생산 통합 협약'이다. 외교부와 산업부가 공동 주재하는 '고위급 경제·무역관계 위원회'를 설치하고, 핵심광물과 AI를 포함한 디지털경제 전반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경제·금융 대화'도 새로 신설된다.
브라질이 가장 공을 들인 분야는 핵심광물이다. 룰라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니켈도 상당히 많이 매장돼 있다"며 "핵심 광물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미·중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반도체·배터리·전기차 핵심 소재의 안정적 확보는 한국에도 급선무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물리는 지점이다.
한·브라질 정상회담 MOU 10건 체결 분야
분야 주요 내용
통상·생산 통합 고위급 경제·무역관계 위원회 설치, 핵심광물·AI·디지털경제 협력
경제·금융 차관급 '경제·금융 대화' 신설, 거시경제 정책 공조
과학기술 우주·항공 R&D 및 산업 협력 방안 모색
농업 (3건) 차세대 농업 기술 협력, 식량 안보 공동 대응, 농촌 경제 발전
보건 (규제협력) K-화장품 등 보건 분야 규제 협력 → 남미 시장 진출 기반 강화
중소기업 대기업 중심 교역을 중소기업까지 확산
치안 치안 분야 협력 체계 구축

K-뷰티도 이번 회담의 숨은 수혜 분야다. 이 대통령은 '보건 분야 규제협력 MOU'에 대해 "최근 브라질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화장품이 더 많은 브라질 국민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중남미 화장품 수출은 2020년 약 1억 달러에서 2024년 약 4억 달러로 4년 새 4배 가까이 성장했다. 규제 장벽이 낮아지면 이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4. 수송기에서 민항기까지...방산·항공 협력의 확장


이번 정상회담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방산·항공 분야의 협력 심화다. 한국 공군은 2023년 브라질 엠브라에르의 C-390 수송기를 차기 대형수송기로 선정한 바 있다. 미국의 록히드 마틴 C-130J를 누르고 선정된 이 기종은, 더 빠른 순항 속도와 더 긴 항속거리, 더 큰 화물 탑재량에서 우위를 보였다. 한국은 2026년까지 3대를 인도받을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 수송기 제조에 우리 부품 기업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항공 분야에서도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이 진행 중"이라며 "차세대 민항기 공동 개발 등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협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C-390 도입을 넘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엠브라에르가 차세대 수송기·민항기 공동개발에 나설 가능성까지 열어둔 셈이다.
"브라질 수송기 제조에 우리 부품 기업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공급망 협력이 진행 중이며, 앞으로 양국의 협력은 차세대 민항기 공동개발 등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을 향해 나아가게 될 것이다."
— 이재명 대통령, 공동언론발표

5. 남미공동시장과의 무역협정...글로벌 사우스 교두보의 의미


이번 회담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키워드는 '한-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이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남미공동시장 간 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조속히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설명드렸고, 룰라 대통령께서도 무역협정 체결이 긴요한 과제라는 점에 깊이 공감해주셨다"고 밝혔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이 참여하는 남미 최대 경제블록이다. 인구 약 3억 명, GDP 합계 약 3조 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이다. 미·중 갈등 속에서 글로벌 사우스와의 연대가 중요해진 현 시점에서, 브라질을 교두보로 남미 시장 전체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은 한국 통상 전략의 핵심 과제다.
한-브라질 경제 관계 현황 수교: 1959년 (중남미 최초 한국 수교국, 67년의 역사)
양자 교역 규모: 연간 약 110억 달러 (한국의 25번째 교역국)
한국→브라질 수출: 열전자관·튜브, 자동차 부품, 의약품 등 제조업 부품
브라질→한국 수입: 원유, 철광석, 대두, 옥수수, 커피 등 원자재
브라질 내 한국 기업: 삼성, 현대, LG 등 주요 기업 진출
K-뷰티 남미 수출: 1억 달러(2020) → 4억 달러(2024), 4배 성장


브라질 정부가 강조하는 키워드는 '생산적 통합(productive integration)'이다. 주한 브라질 대사 아브레우는 "단순한 수출입 관계를 넘어 생산·투자·기술 협력을 결합한 공동 성장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첨단 제조 기술과 브라질의 자원·농업·시장 규모를 결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 파트너십을 지향하겠다는 뜻이다.

6. 소고기부터 한반도 평화까지...남은 과제들


물론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산 소고기의 한국 수출을 위한 위생 검역 요건 조기 마무리를 요청했다. 현재 한국은 구제역 등 질병을 이유로 브라질산 소고기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국인 만큼, 이 문제는 양국 통상 관계에서 오래된 현안이다.
한반도 문제도 의제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남북 간 대화 협력을 재개하고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미래를 열어낼 확고한 의지가 있음을 룰라 대통령님께 충분히 설명드렸다"고 밝혔다. BRICS 회원국이자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 국가인 브라질의 지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다자외교적 기반을 넓히는 데 의미가 있다.
문화 외교의 측면도 인상적이었다. 룰라 대통령은 영화 '기생충'을 언급하며 "한국은 문화 산업의 선두 주자인 것 같다"며 K-푸드에 대해서도 "브라질이 배울 점이 많다"고 화답했다. 전날 먼저 입국한 호잔젤라 다시우바 영부인은 김혜경 여사와 광장시장을 방문해 한복 원단과 커플 가락지를 고르는 등 문화 교류의 상징적 장면을 만들었다. 다시우바 여사는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대단하다"며 브라질 출신 멤버가 포함된 K-팝 그룹 '블랙스완'을 거론하기도 했다.
"한국은 문화 산업의 선두 주자인 것 같다. K-푸드 등에 대해서도 브라질이 배울 점이 많다."
— 룰라 브라질 대통령,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

7. '전략적 동반자'의 시험대...말이 아닌 실행이 관건


관계 격상과 MOU 체결은 시작일 뿐이다. 2004년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도 22년간 실질적인 도약이 제한적이었던 전례가 있다. 양국 교역 규모는 연간 약 110억 달러 수준으로, 한국의 25번째 교역국에 머물러 있다. 브라질이 남미 최대 경제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양국의 경제적 잠재력에 비해 교역 규모가 크지 않다.
그러나 이번에는 환경이 다르다. 미·중 갈등으로 공급망 다변화가 생존의 문제가 됐고, 희토류·니켈 등 핵심광물 확보 경쟁이 본격화됐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희토류 매장국이자 니켈·철광석 주요 생산국이다. 한국은 반도체·배터리·전기차 산업에 이 자원들이 절실하다. '생산적 통합'이라는 브라질의 제안은, 한국에는 자원 확보와 시장 다변화를, 브라질에는 첨단 기술 이전과 제조업 고도화를 동시에 가져다줄 수 있는 구조다.
이 대통령은 추후 브라질 답방도 약속했다. 67년 수교 역사에서 '전략적 동반자'라는 새로운 이름표를 단 양국 관계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4년 행동계획의 이행 여부가 그 시험대가 될 것이다. 1959년 중남미 최초로 한국과 수교한 브라질. 21년 만의 국빈 방한이 만든 모멘텀이 앞으로 21년의 실질 협력으로 이어질지, 이제 지켜볼 차례다.


박예현 기자 ⓒ 2026 깨알소식.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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